Exhibition view of “Jihyun Jung: Hangdog” at Space 2, Art Sonje Center, Seoul.

정지현(b. 1986) 작가의 개인전 “행도그”가 아트선재센터 스페이스2에서 내년 1월 21일까지 개최된다.

전시 제목에 쓰인 ‘행도그(hangdog)’는 ‘수치스러운’, ‘낙심한’, ‘풀이 죽은’이라는 뜻의 형용사이다. 하지만 작가는 ‘행도그’라는 단어 그대로의 의미보다 그 구조를 사용한다. ‘매달리다’라는 뜻의 ‘행(hang)’과 ‘개’, ‘실패작’ 등의 뜻을 지닌 ‘도그(dog)’는 두 개의 개별 단어이다. 하지만 두 단어는 서로 결합하면서 원래의 정의와는 다른 의미를 갖게 된다.

정지현 작가는 도시에서 버려진 사물들로 조형물을 제작하여 조각의 기능과 움직임을 탐구한다. 특히 작가는 도시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부산물이 본래의 기능에서 벗어났을 때 어떤 새로운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상상한다. 예를 들어 ‘더블데커’ (2018, 2022 재제작)은 원래 홍보용으로 사용되었던 7m 간판이었다. 작가는 이 폐간판을 해체해 조명 기능이 달린 조각으로 변신시켰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작가가 폐기될 예정이었던 아트선재센터의 이전 전시 구조물을 작품에 활용했다는 점이다. 이번 전시는 불완전해지고 파편화된 도시 부산물들이 작가의 상상력과 결합되면서 어떻게 변형되어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 내는지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