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11일부터 15일까지 개최된 런던 프리즈 마스터즈(Frieze Masters)는 역사적으로 간과되었던 여성 예술가들을 재발견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이번 페어는 1880년에서 1980년 사이에 활동한 예술가들을 선정해 소개하는 ‘AWARE(여성 예술가 아카이브, 연구 및 전시)’ 섹션을 마련해 페이 킹 골드(Fay King Gold), 베라 몰나르(Vera Molnár), 타르실라 도 아마랄(Tarsila do Amaral) 등 비교적 생소하지만 최근 몇 년 간 호평을 받은 여성 작가들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했다.
해외 미술 전문 매체인 아트넷 뉴스(Artnet News)에서는 그중에서 반드시 눈 여겨 봐야 할 여성 작가 5명 중 한국 작가로는 정강자 작가를 소개했다. 정강자 작가는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실험 미술 작품을 펼쳤다. 이로 인해 1970년대 정부의 검열을 받게 되었고 결국 싱가포르로 망명했다. 전시 작품 중 아트넷 뉴스에 소개된 ‘억압하기(To Repress, 1968)’는 무거운 쇠 파이프가 솜을 뭉개는 이미지를 통해 억압 받는 여성들의 존재를 표현했다. 정강자 작가의 작품은 현재 뉴욕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개최 중인 “Only the Young: Experimental Art in Korea, 1960s–1970s(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 전에도 전시되고 있으며, 해당 전시는 2024년 1월 7일까지 진행된다.
그 외에 아트넷 뉴스에 소개된 작가로는 호주의 원주민 화가 에밀리 캄 캉와레이(Emily Kam Kngwarray, 1910-1996), 영국 출신의 파리 아방가르드 화가 폴 베젤레이(Paule Vézelay, 1892-1984), 노르웨이 출신의 안나-에바 버그만(Anna-Eva Bergman, 1909–1987), 뉴욕의 추상 표현주의 작가 에델 슈바바흐(Ethel Schwabacher, 1903–1984), 그리고 영국의 뉴 잉글리시 아트 클럽 소속으로 여성 추상화를 그렸던 에텔 워커(Ethel Walker)가 소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