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가를 거닐다 보면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이 보이곤 한다. 암석이 파도에 부딪혀 조각나고 날카로웠던 돌덩어리가 바람을 맞아 마모되듯, 인간이 자연에 버린 플라스틱도 풍화 작용에 의해 변형되어 돌과 같은 형상을 갖게 된다.
2017년 바닷가를 거닐던 장한나 작가는 자연 현상을 통해 마치 돌과 같은 형상을 갖게 된 쓰레기 조각을 발견하고, 지금까지 전국의 해변과 강가를 찾아다니면서 2,000개가 넘는 표본을 수집했다. 작가는 이 표본들을 ‘뉴 락(New Rock)’이라고 칭한다.
지금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큐빅 하우스에 가면 장한나 작가의 뉴 락 표본 300여 점과 이를 채집한 현장을 담은 영상, 표본을 근접 촬영한 사진, 관찰 드로잉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제주도 해안가, 동해, 남해, 서해 등 전국의 해변에서 수집된 뉴 락은 인간의 욕망과 자본주의 사회가 빚어 낸 결과물이다. 동시에 작가에게는 새로운 미적 탐구 대상이기도 하다. 작가는 자연 속에서 암석화가 진행 중인 플라스틱을 영상과 사진으로 확대 촬영했다. 작가는 뉴 락이 갖는 역설적인 아름다움을 통해 대자연의 경이로움과 기후 위기에 관한 실천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2023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키움전인 “뉴 락”은 어린이 전시 공간에서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