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Lost in Garden” ©ARARIO GALLERY

아라리오갤러리는 김병호(b. 1974) 작가의 개인전 “탐닉의 정원”을 2월 8일까지 서울점에서 개최한다.

김병호는 금속을 주 재료로 삼아 심미적 조형이 돋보이는 조각 및 설치 작품을 제작해왔다. 섬세하게 계획된 설계 도면에 기반하여 철저히 분업화된 생산 시스템 속에서 진행되는 김병호의 작업 과정은 현대 사회의 일면을 투영한다. 그에게 있어 예술 작품이란 규범, 규칙과 체계 등 사회적 합의에 의해 만들어지는 제품과 유사성을 지니는 대상이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의 3개 층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김병호의 대표작 및 신작을 포함하여 다양한 규모의 조각 작품 15점을 선보인다.

Installation view of “Lost in Garden” ©ARARIO GALLERY

자연을 인위적으로 가공하여 조성한 ‘정원’에 자신의 조형 원리를 빗대는 작가는 금속 모듈들을 조형의 기초 단위처럼 활용하여 삼차원 공간 안에서 구성의 미학을 탐구한다. 추상적 형태와 다양한 질감의 표면으로 마감된 금속 조각들이 서로를 투영하며 공간 내에서 고유한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낸다.

지하 1층에 가로 놓인 〈수평 정원〉(2018)은 천장부로부터 늘어뜨린 가는 줄에 거대한 몸을 맡긴 채 공중에 뜬다. 바닥면에 드리운 다채로운 그림자에 의하여, 조각은 몸체 바깥의 공간을 향하여 나아간다. 1층에는 두 개의 형태로 구성된 회전형 기계 형태의 작품 〈두 개의 충돌〉(2024)이 전시된다.

Installation view of “Lost in Garden” ©ARARIO GALLERY

방사형의 은빛 조각 〈57개의 수직 정원〉(2024)은 이른바 ‘문명의 혹’으로 불리는 둥근 금속 타원구가 직선형 구조 위에 빼곡히 맺힌 찬란한 형상을 선보인다. 3층에서는 평면적 조형성에 주목한 〈정원의 단면〉(2024)과 〈아홉 번의 관찰〉(2024), 그리고 선적 요소에 주목한 〈323개의 가시〉(2024)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이지연은 2021년부터 미디어문화예술채널 앨리스온 에디터로 활동하였으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samuso(현 Space for Contemporary Art)에서 전시 코디네이터로 근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