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석 (b.1964) - K-ARTIST
김홍석 (b.1964)

김홍석은 서울 출생으로 1987년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하고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 아카데미에서 수학하였다. 현재 상명대학교 무대미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개인전 (요약)

김홍석은 2000년 갤러리 현대에서 첫 개인전 《Heromaniac》을 개최한 이후 국립현대미술관(서울, 2015), 부산시립미술관(부산, 2023), 아트선재센터(서울, 2004, 2011) 등 국내 주요 미술기관과 국제갤러리(서울 2008, 2014, 2024; 부산 2020), 티나킴 갤러리(뉴욕, 2010, 2018), 페로탱(도쿄 2018; 홍콩 2017) 등 국내외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개최해 왔다. 또한 21세기 현대미술관 가나자와(가나자와, 2016) 등 해외 미술기관에서도 개인전을 선보이며 국제적으로 활동해왔다.

그룹전 (요약)

김홍석은 베니스 비엔날레(2003, 2005), 광주비엔날레(2002, 2006, 2012), 타이페이 비엔날레(2000), 리옹 비엔날레(2009), 아이치 트리엔날레(2010) 등 주요 국제전에 참여했다. 또한 구겐하임 미술관(뉴욕 2017, 빌바오 2018),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2018), MAXXI 국립21세기미술관(로마, 2018, 2021), 워커 아트 센터(미니애폴리스, 2007), ZKM 미디어아트센터(카를스루에, 2011) 등 해외 주요 미술기관에서 열린 그룹전에 참여했다. 국내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과천 2000, 2016, 2019; 서울 2014), 서울시립미술관(2008, 2010, 2012, 2019, 2020, 2024), 부산시립미술관(2013), 리움미술관(2010) 등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작품소장 (선정)

김홍석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리움미술관, 경기도미술관, 아트선재센터 등 국내 주요 미술기관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휴스턴 미술관, 캐나다 국립미술관, 21세기 현대미술관 가나자와, 퀸즈랜드 아트 갤러리, 반아베미술관, 르 콘소르시움 등 해외 주요 기관 및 컬렉션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주제와 개념

김홍석의 작업은 원본이나 진정성을 고정된 실체로 전제하기보다, 사회 안에서 의미가 생성되고 유통되는 기호의 과정으로 다룬다. 작가의 이름조차 하나의 기호로서 번역되고 변형되며, 이러한 변형의 연쇄는 다시 새로운 이야기와 규칙을 만들어낸다. 이때 중요한 것은 어떤 진실을 전달하는가가 아니라, 의미가 만들어지는 방식이 얼마나 우연적이고 모순적이며 동시에 얼마나 설득력 있게 작동하는가이다.
 
이러한 태도는 김홍석이 구축하는 허구적 서사에서 두드러진다. 그의 서사는 역사적 사실과 사회적 현상을 가로지르지만, 정답이나 결론, 교훈과 같은 단일한 좌표로 수렴하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의 메시지를 설명하기 위해 다른 약호로 이동하고, 그 약호가 다시 또 다른 약호를 호출하는 식의 연쇄 속에서 사실과 허구, 증거와 설명의 경계가 뒤섞인다.
 
여러 비평에서 지적되듯 김홍석의 작업은 개인사, 역사, 미술사에 걸친 거대서사의 붕괴 이후라는 조건을 전제로 한다. 그는 서사의 파편들을 다시 조립하지만 그것을 새로운 신화로 봉합하기보다 경계와 그 경계가 만들어내는 윤리적 긴장을 전면화한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소수자, 노동, 검열, 저작권, 공동체의 강제된 형식 등 현실의 마찰면을 통해 예술은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반복적으로 제기한다.
 
결국 김홍석에게 정체성은 자아의 내면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제도, 언어, 시장, 담론이 부여하는 조건 속에서 끊임없이 교섭되는 것으로 드러난다. 그리고 그 교섭의 결과는 대개 명쾌한 합의가 아니라 불편함, 우스움, 민망함 같은 감정의 잔여로 남는다.

형식과 내용

김홍석의 작업은 설치, 퍼포먼스, 조각, 영상, 텍스트 등 여러 매체를 넘나들지만, 핵심은 매체의 다양성 자체가 아니라 의미가 생성·이동·왜곡되는 방식, 즉 작품이 작동하는 구조를 설계하는 데 있다. 그는 완결된 오브제를 제시하기보다 번역의 경로, 설명의 방식, 협업과 분업, 제도적 규칙과 윤리적 긴장 등 작품이 성립하는 조건을 작품 내부로 끌어들여 관객이 그 조건을 읽고 체감하도록 만든다.
 
특히 텍스트와 번역은 그의 작업을 활성화하는 핵심 장치로 기능한다. 〈쿵! Thump!〉 (1999)에서 드러나는 연속번역(serial translation)은 원본을 투명하게 전달하는 수단이 아니라, 오차와 변형을 축적하며 ‘다르게 닮은’ 버전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제목과 서사, 저자성이 번역 과정에서 흔들리고 미세한 차이가 누적되면서, 번역은 소통의 실패가 아니라 반복가능성이 만들어내는 차이를 통해 새로운 의미를 생성하는 창작의 장으로 전환된다.
 
이러한 번역의 형식은 수행성과 결합해 전시 공간에서 더욱 분명해진다. 〈G5〉 (2004)처럼 번역된 국가(國歌)를 ‘부르게’ 하는 설정에서 언어는 의미를 전달하는 도구를 넘어 상황을 발생시키는 행위가 된다. 기호가 맥락에서 일탈하고, 누가 어디서 이를 수행하는가에 따라 그 ‘진동’이 달라지는 순간은 번역이 정체성과 권위, 공동체의 감각을 어떻게 재배치하는지를 드러낸다.
 
또한 김홍석은 차용과 커스터마이징, 카피를 통해 원본/복제, 진짜/가짜의 경계를 교란한다. 이미 생산된 이미지와 사물, 미술사적 도상을 다른 맥락으로 옮기고 변형시키며 ‘비슷해 보이나 다른’ 차이를 부각시키고, 'READ' 연작처럼 유통되는 이미지의 출처와 저작권, 정보의 왜곡을 작업의 조건으로 호출한다. 그 결과 그의 작업은 명확한 결론 대신 웃음에서 불편함으로, 확신에서 의심으로 이동하는 감각의 전환을 남기며, 바로 그 전환의 과정이 작품의 형식이 된다.

지형도와 지속성

김홍석의 작업을 관통하는 지속성은 세계가 이미 기호, 제도, 담론이 얽힌 복합적 구조로 작동하고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그는 이 구조를 외부에서 비판하기보다 내부에서 작동하는 규칙—윤리, 법, 관습, 미술계의 합의—을 활용해 실험을 반복한다. 그의 작업은 어떤 대의를 선언하기보다 경계가 만들어내는 가능성과 불가능성을 끝까지 추적하며 현실의 모순을 드러낸다.
 
이때 오류와 미완성은 단순한 형식적 전략이 아니라 완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얼마나 임시적이며 사회적 합의에 의존하는지를 드러내는 방법이 된다. 작품은 버려진 물건, 스티로폼, 덜 칠해진 벽 같은 평범한 재료로 구성되지만 실제로는 제도적 조건과 사회적 협의를 정교하게 요구한다는 점에서 조건의 정밀함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또 하나의 지속성은 역사, 미술사, 현실이 서로를 참조하고 전유하는 방식에 대한 관심이다. 김홍석은 거대서사의 붕괴 이후 남은 파편들을 조립하면서도 그것이 다시 새로운 권위적 서사가 되지 않도록 작품을 의도적으로 모호한 위치에 놓는다. 따라서 그의 작업은 무엇을 믿어야 하는가를 묻기보다 믿음이 형성되는 구조 자체를 질문한다.
 
결국 김홍석의 작업은 동시대의 정치, 윤리, 제도, 담론을 다루되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 관객이 자신의 판단이 형성되는 조건을 자각하도록 만든다. 웃음으로 시작해 불편함으로 이어지는 경험, 혹은 작품의 진위를 판단하려다 자신의 인식 방식을 되돌아보게 되는 순간은 그가 구축해 온 기호의 실험실이 관객에게 남기는 가장 중요한 효과이다.

Works of Art

Articles

Exhibitions

Activi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