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희 (b.1990) - K-ARTIST
김진희 (b.1990)
김진희 (b.1990)

김진희는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베를린 예술대학교 조형예술과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김진희는 디스위켄드룸 전속 작가로, 현재 서울과 베를린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개인전 (요약)

김진희가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남겨진 것, 너머》(박서보재단, 서울, 2025), 《Drink Water》(프리즈 No.9 코크 스트리트, 런던, 2024), 《새벽, 보인 적 없는》(디스위켄드룸, 서울, 2023), 《어느 날 초콜릿 가게가 문을 닫았다》(프리오 아트 스페이스, 바르셀로나, 2022)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김진희는 《젊은 모색 2025: 지금, 여기》(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25), 《Stemming from Umwelt》(탕 컨템포러리 아트, 베이징, 2024), 《Time Lapse 어느 시간에 탑승하시겠습니까?》(페이스갤러리, 서울, 2024), 《Dogs of Weserhalle》(베저할레, 베를린, 2023), 《UNBOXING PROJECT 2: Portable Gallery》(뉴스프링프로젝트, 서울, 2023)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작품소장 (선정)

김진희의 작품은 스페이스 K, 박서보재단,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등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등장인물의 평범한 행위와 원초적 상태

주제와 개념

김진희의 회화는 ‘사소한 일상’이라는 평범한 소재에서 출발하지만, 그 안에서 ‘나’라는 존재의 근원적인 정체성과 감각을 탐구한다. 〈The Heroine〉(2019)이나 〈Magic hour in the room II, III〉(2019) 같은 작품에서 그는 보편적인 인간의 감정—결핍, 그리움, 부재의 감각—을 인물의 표정과 제스처로 드러냈다. 독일 유학 시절 서구 미술계에서 ‘동양인 여성 작가’라는 외부 시선에 부딪히며, 작가는 점차 인물의 외형적 단서를 제거하고, 국적·성별·인종의 구분이 사라진 인물로 자신을 대체해 나갔다.

작가는 ‘보편성’이라는 환상에 의문을 던진다. 인물의 피부색이나 인종적 특징을 지우는 행위는 단순한 추상화가 아니라,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운 ‘가장 개인적인 나’를 그리기 위한 시도였다. 동시에, 작가는 아침에 물을 마시거나 버스정류장에서 기다리는 등의 가벼운 일상 속 행위를 반복적으로 묘사하며, 평범한 일상이 곧 ‘나’를 이루는 근원적 구성 요소임을 드러낸다.

작가에게 ‘일상’은 단순한 재현 대상이 아니라, 존재를 탐색하는 무대다. 〈극장에서〉(2023)나 〈How to Make a Dog〉(2021)에서는 연극적 구도와 조명을 통해, 우리가 무심히 지나치는 일상적 순간들이 실은 감정과 사유가 교차하는 장면임을 보여준다. 그는 ‘사소함’ 속에 스며든 존재의 깊이를 포착하며, 보편과 개인,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정체성의 풍경을 구축한다.

형식과 내용

김진희의 회화는 ‘무대’와 ‘조명’의 개념으로 구조화되어 있다. 작가는 화면을 연극적 공간으로 설정하고, 그 안에 놓인 인물과 사물을 세밀하게 조율한다. 〈Ikarus〉(2021)에서 보이듯 그는 신화적 서사를 차용하되, 인간의 욕망과 실패를 상징하던 신화를 잔잔한 일상의 장면으로 바꾸며,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유연하게 다룬다. 이때 캔버스는 현실과 환상의 중간지대가 되고, 인물은 배우처럼 무대 위에서 관객과 시선을 교환한다.

색채와 조명의 조율은 그의 회화적 핵심이다. 2인전 《커튼콜》(디스위켄드룸, 2022)과 개인전 《새벽, 보인 적 없는》(디스위켄드룸, 2023)에서는 강렬한 색 대비와 극적인 빛을 통해 죽음, 상실, 부재의 감정을 표현한다. 하지만 이 빛은 결코 극단적이지 않다. 오히려 작가가 말하는 ‘새벽의 빛’처럼, 완전한 어둠도 빛도 아닌 경계의 시간대에 머문다. 〈새벽의 얼굴 1〉(2023)과 〈보석상자 안에〉(2023)에서 그 빛은 모호하고 일시적이며, 장면 전체에 불안정한 정서를 부여한다.

그의 인물들은 고전 회화의 구도와 조형을 연상시키지만, 구체적 서사나 감정 표현 대신 불확실한 상태로 존재한다. 최근 자굼 〈무게 없는 것들〉(2025)과 〈Leftover〉(2024)에서는 일상적 사물과 인간의 관계가 흐릿하게 드러난다. 쿠키, 초콜릿, 서랍 같은 사소한 사물들이 뚜렷한 상징 없이 등장하며, 화면은 의미와 무의미, 감정과 감각이 뒤섞인 긴장 상태를 유지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김진희는 동시대 한국 회화에서 ‘일상과 정체성’을 다루는 새로운 언어를 구축한 작가로 평가된다. 그는 개인적 경험을 단순한 자전적 서사로 치환하지 않고, 보편성과 모호성의 경계에서 시각적 언어를 세공한다. 그의 인물들은 누구나 될 수 있는 존재로서, ‘가벼움’과 ‘깊이’, ‘명료함’과 ‘불확실성’을 동시에 품는다.

작가의 이러한 태도는 최근 단체전 《젊은 모색 2025: 지금, 여기》(국립현대미술관, 2025)에서 선보인 신작에서 더욱 내면화되었다. 이전의 작업이 공공의 시선 속 인물을 다루었다면, 이제 그는 집, 발코니, 방 안의 책상 등 개인적 공간을 다룬다. 그러나 이 공간 역시 완전히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익명성과 보편성을 동시에 지닌다. 그는 사적인 공간조차 타인과 세계로 열린 감각의 장으로 이해한다.

현재 서울과 베를린을 오가며 활동하는 김진희는, 서로 다른 문화적 맥락 속에서 ‘보편적 개인’이라는 주제를 확장해가고 있다. 그의 회화는 사회적 정체성의 표면을 넘어, 인간이 살아가는 세계의 미세한 떨림—불확실하고 비정형적인 감정의 층위—를 시각화한다. 앞으로 그의 작업은 이 ‘모호성의 미학’을 토대로, 세계의 다양한 시각언어 속에서 더욱 다층적인 ‘지금, 여기의 초상’을 그려나갈 것이다.

Works of Art

등장인물의 평범한 행위와 원초적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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