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아 (b.1967) - K-ARTIST
구정아 (b.1967)
구정아 (b.1967)

구정아 작가는 서울에서 태어난 후, 1991년 프랑스 에콜 데 보자르로 유학을 떠난 뒤 줄곧 유럽과 미국에서 활동하며 해외에서 활발하게 소개되어 왔다.

기억, 냄새 그리고 반-역사

개인전 (요약)

구정아는 말뫼 미술관(말뫼, 스웨덴, 2024), 필라 코리아스(런던, 2022), 바이엘러 재단(바젤, 2019), 쿤스트할레 뒤셀도르프(뒤셀도르프, 2012), 파리 퐁피두센터(파리, 2004) 등 세계적인 기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또한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2024), 밀라노 트리엔날레(2019) 등 세계적인 비엔날레에서도 개인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현재 그는 리움미술관(2026), 아스펜 뮤지엄(아스펜, 미국, 2026). 브레겐츠미술관(브레겐츠, 오스트리아, 2026)에서 개인전을 준비 중이다.

그룹전 (요약)

구정아는 베니스비엔날레(2014, 2009, 2003, 2001, 1995), 리버풀비엔날레(2010), 부산 및 광주비엔날레(2020; 2014, 2002, 1997)와 솔로몬 R. 구겐하임미술관(2010, 2004, 2002), 루이비통 파운데이션(2015), 국립현대미술관(2015) 등의 유수 단체전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구정아는 2002년 휴고보스상 최종 후보, 2005년 에르메스 미술상 수상, 2016년 주영한국문화원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바 있다. 

레지던시 (선정)

구정아는 디아 재단 레지던시(뉴욕, 2010), 아뜰리에 드 아르크(레 아르크, 2007), CCA 기타규슈(기타규슈, 2002), 빌라 메디치(로마, 2000) 등의 레지던시 작가로 입주한 바 있다.

작품소장 (선정)

구정아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아트선재센터, 퐁피두센터(파리), 루이비통 파운데이션(파리), 구겐하임미술관(뉴욕), 파리현대미술관(파리), 테이트 모던(런던) 등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기억, 냄새 그리고 반-역사

주제와 개념

구정아의 작업은 일상 속에서 쉽게 흘려보내지는 장면과 사물, 그리고 감각적 조건들을 통해 평범함의 시적인 가능성을 드러내는 데서 출발한다. 그는 현실과 비현실, 존재와 비존재의 경계를 명확히 구분하기보다, 그 사이에 형성되는 미묘한 상태와 감각의 흔들림에 주목해 왔다. 이러한 태도는 초기 작업 〈Oslo〉(1998)에서부터 드러나는데, 창문을 통과한 빛과 아스피린을 으깬 하얀 가루라는 최소한의 요소만으로 공간의 분위기와 인식의 결을 변화시킨다.

작가는 일상적이고 연약한 재료를 선택함으로써 거창한 상징이나 서사를 배제하고, 관객이 스스로 감각을 통해 의미를 형성하도록 유도한다. 구겨진 종이, 버려진 장난감, 담배와 같은 소재들은 특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 놓인 맥락과 조건에 따라 다른 감각적 경험을 생성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이처럼 구정아의 작업은 해석보다 경험을 우선시하며, 사소한 것들이 지닌 잠재적 긴장을 드러낸다.

이러한 관심은 점차 비물질적 요소로 확장된다. 소리, 빛, 온도, 향과 같은 요소들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공간과 신체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며, 관객의 지각을 흔든다.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선보인 고목나무 작업이나 〈Dr. Vogt〉(2010)는 일상적 공간에 거의 개입하지 않는 방식으로, 관객이 가까이 다가가거나 머무는 순간에만 작동하는 감각적 사건을 만들어낸다.

최근의 《구정아 – 오도라마 시티》(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2024)에서 이러한 주제의식은 ‘향’이라는 매체를 통해 집단적이면서도 지극히 개인적인 기억의 층위로 확장된다. 작가는 고향과 도시에 얽힌 냄새 기억을 수집하고 이를 조향으로 변환함으로써, 물리적 장소를 넘어 감각과 정서의 지형을 드러낸다. 이 작업에서 기억은 재현의 대상이 아니라, 현재의 신체와 공간을 통해 다시 활성화되는 감각적 사건으로 제시된다.

형식과 내용

구정아의 작업은 특정 매체에 고정되지 않고, 설치, 조각, 드로잉, 무빙 이미지, 사운드, 향, 건축적 구조 등 다양한 형식을 넘나들며 전개된다. 초기에는 빛, 가루, 종이와 같은 간결한 물질을 통해 공간 전체의 분위기를 조율하는 방식이 두드러졌으며, 이는 〈Oslo〉나 사진 인화지 위의 드로잉을 결합한 〈Dr. Vogt〉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형식은 조형적 완결성보다 공간 안에서 발생하는 시지각적 경험에 초점을 맞춘다.

2012년 이후 본격화된 ‘스케이트 파크’ 프로젝트는 작가의 형식적 확장을 잘 보여준다. 바시비에르에서 시작된 이 연작은 인광 안료가 칠해진 구조물을 통해 낮과 밤, 기능과 비기능, 조각과 놀이 공간의 경계를 흐린다. 〈OooOoO〉(2019)를 포함한 여러 버전의 스케이트 파크는 리버풀, 상파울루, 밀라노 등 서로 다른 도시의 맥락에 맞게 변주되며, 공공성과 참여, 신체적 경험을 작품의 핵심 요소로 끌어들인다.

기술을 활용한 작업에서도 구정아는 과시적 사용을 피한다. 증강현실 작업 〈Density〉(2019)는 드로잉에서 출발해 현실 공간에 부유하는 얼음 조각을 등장시키지만, 이는 기술 자체보다 현실과 비현실이 겹쳐지는 감각적 상태를 강조한다. 이후 PKM 갤러리에서 선보인 〈Density〉(2023)는 자석을 이용해 공중부양하는 조각으로 재현되며, 비물질적 이미지가 물질적 형태로 이행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영상 작업 〈MYSTERIOUSSS〉(2017)나 향을 매개로 한 《오도라마 시티》에서도 형식은 서사적 설명을 최소화한 채 감각의 흐름에 집중한다. 특히 디퓨저 조각 〈KANGSE SpSt〉는 조각, 향, 캐릭터적 형상이 결합된 형태로, 작가가 오랫동안 탐구해온 ‘우스(OUSSS)’ 개념을 감각적으로 구현한다. 이처럼 구정아의 형식은 매체의 혼합을 통해 감각 간 경계를 허물며, 관객의 신체적 경험을 중심에 둔다.

지형도와 지속성

구정아는 물질과 비물질, 조형과 비조형, 공공성과 사적 경험을 유연하게 넘나드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그의 작업은 특정 사회적 이슈를 직접적으로 다루기보다는, 감각과 경험의 조건을 재구성함으로써 관객이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을 재고하게 만든다. 이러한 태도는 설치와 공공미술, 기술 기반 작업이 혼재하는 동시대 환경 속에서도 독자적인 결을 형성한다.

향, 빛, 소리처럼 포착하기 어려운 요소를 중심에 두는 방식은 구정아 작업의 중요한 특징이다. 이는 냄새나 빛을 기록하거나 설명하려는 시도라기보다, 그것이 신체와 공간에 작용하는 순간성을 다루는 데 초점을 둔다. 《오도라마 시티》에서 향은 국가나 장소의 상징이 아니라, 개인의 기억과 감각이 교차하는 매개로 작동하며, 한국관이라는 제도적 공간을 새로운 감각적 지형으로 전환시킨다.

다른 동시대 작가들이 기술이나 참여를 전면에 내세우는 것과 달리, 구정아는 최소한의 개입으로 감각의 변화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그의 작업에서 기술, 공공성, 조각은 목적이 아니라 조건이며, 항상 관객의 경험과 지각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사용된다. 이는 ‘스케이트 파크’ 연작에서 놀이와 조각이 결합되는 방식이나, 〈Density〉에서 이미지와 물질이 전환되는 과정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2024년 한국관 대표작가로 참여했던 제20회 베니스비엔날레와 앞으로 예정된 말뫼 쿤스트홀, 리움미술관 아스펜 뮤지엄 등에서의 개인전은 이러한 작업 세계가 더욱 다양한 공간과 문화적 맥락 속에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구정아의 작업은 특정한 형식이나 주제에 고정되기보다, 세계 각지의 장소와 감각 조건을 매개로 지속적으로 변주되며, 평범함 속에 잠재된 시적인 순간을 드러내는 방향으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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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냄새 그리고 반-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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