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Used to Be Fish - K-ARTIST

We Used to Be Fish

2019
캔버스에 유채
152.4 x 172.7 cm 
About The Work

박가희의 작업은 초기부터 여성의 신체와 욕망에 대한 탐구를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주제를 다루는 방식은 변화를 거듭하며, 도발적이고 노골적인 이미지에서 점차 모호하고 다층적인 내러티브로 발전했다. 


최근에는 동시대 회화에서 점점 강조되고 있는 공간과 패턴의 활용, 내러티브의 다층적 구성, 영화적 연출 기법 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는 그가 단순히 페미니즘적 화두를 회화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회화 자체의 언어적 가능성을 확장하는 실험을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개인전 (요약)

박가희는 《Fun and Games》(페로탕 뉴욕, 2024), 《Académie Conti》(콩소르티움 뮤지엄, 프랑스, 2023), 《Eveningness》(페로탕 도쿄, 2023), 《Too Early After All》(페로탕 파리, 2021), 《We Used to Be Fish》(페로탕 서울, 2019), 《Every Day Was Yesterday》(타이무어 그란, 런던, 2018), 《No No Means Yes Yes》(마지널 유틸리티 갤러리, 필라델피아, 2015)등의 개인전을 열었다.

그룹전 (요약)

박가희는 《From the Collection》(나시마 랜도우, 텔아비브, 이스라엘, 2025), 《The Imaginary Made Real》(베리 캠벨 갤러리, 뉴욕, 2023), 《Beyond Identity》(제시카 실버맨 갤러리, 샌프란시스코, 2022), 《No Patience For Monuments》(페로탕, 서울, 2019), 《Cheeky: Summer Butts》(마리나로갤러리, 뉴욕, 2018)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한 바 있다.

수상 (선정)

작가는 2018년 샨다켄: 스톰킹 아티스트-인-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2016년 데달루스 재단 미술학 석사 장학금(Dedalus Foundation Master of Fine Arts Fellowships in Painting)을 수상했다. 같은 해 C12 이머징 아티스트 특별상을 받았으며, 쿠퍼 유니온 여름 레지던시 작가로 선정되었다.

작품소장 (선정)

그의 작품은 폰드 소사이어티(상하이, 중국), 콜럼버스 미술관(오하이오, 미국), 마이애미 현대미술관(마이애미, 미국) 등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터부시되는 것들의 일상화

주제와 개념

박가희의 작품 세계는 성(性)과 욕망, 여성의 몸과 정체성에 대한 사회적 금기를 탐구하는 데서 출발했다. 초기 작품에서는 성적인 행위와 그것에 얽힌 권력 관계를 직접적으로 다루며, 금기와 검열, 억압된 욕망의 충돌을 묘사했다. 대표적인 예로 〈Butt on Face〉(2016)에서는 익명의 인물이 여성의 얼굴 위에 눌러 앉는 모습을 통해 권력구조의 비대칭성을 강조했다. 이 작품은 에로티시즘이 단순한 관능성을 넘어 남성 중심의 위계질서를 풍자하는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작가의 작업은 점점 성과 일상의 경계를 흐리는 방향으로 확장되었다. 페로탕 서울에서의 개인전 《We Used to Be Fish》(2019)에서는 작가의 경험과 상상을 결합하여, 여성의 성적 즐거움이 있는 사적인 장면을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We Used to Be Fish〉(2019)는 “고고학적 연구 결과 인간이 원래 물고기였다”는 인터넷 가짜 뉴스에서 출발한 이미지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인간 존재의 유동성과 자기 인식의 모호함을 탐구하는 작업으로 확장된다.

최근 페로탕 뉴욕 개인전 《Fun and Games》(2024)에서는 인물과 사물들을 보다 분열되고 복합적인 방식으로 다루면서 회화라는 매체가 가지는 형식적 확장성에 대해 탐구한다. 〈Under Cover〉(2023)는 정물화 같은 구성을 띠지만, 가슴을 내어놓은 여성 앞 테이블 위에 해부된 생선과 레몬 그리고 칼이 수직으로 내리꽂힌 상태로 묘사되면서 묘한 불안감과 초현실주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형식과 내용

박가희의 작품 형식은 초기에 강한 대비와 명확한 윤곽선을 강조하는 방식에서 출발했다. 〈Butt on Face〉(2016)와 같은 작품에서는 단순한 색면과 과장된 신체 표현을 통해 성적 권력 관계를 부각시켰다. 이러한 형식은 1920년대 제럴드 머피(Gerald Murphy)의 정물화에서 볼 수 있는 평면적 구도와 공간적 불합리성의 영향을 보여준다.

그러나 페로탕 뉴욕 개인전 《Betrayal (Sweet Blood)》(2020)를 기점으로, 작가는 보다 복잡한 구성을 탐구하기 시작했다. 〈Betrayal (Sweet Blood)〉(2020)에서는 기괴하게 묘사된 얼굴을 감싸쥐고 있는 손과 테이블 위의 거대한 손가락이 이질적으로 조합되며, 관객에게 시각적 불일치를 경험하게 만든다. 이처럼 박가희는 회화의 평면성과 공간성에 대한 탐구를 지속하며, 비현실적인 신체의 비례와 사물, 배경의 다층적 구성을 활용하여 보는 이의 감각을 교란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

최근 작품에서도 파편화된 시공간과 신체 왜곡을 통한 다중 시점의 영화적 연출이 두드러진다. 〈World of Tails〉(2023)에서 볼 수 있듯, 프레임 속 또 다른 프레임(거울, 창문 등)을 적극 활용하여 장면을 중첩시키고 있다. 이는 관객이 하나의 단일한 시점에서 작품을 바라보지 않도록 유도하며, 공간의 환영과 그 붕괴를 동시에 경험하게 만든다. 또한 패턴과 매끈한 질감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색면을 구성하면서, 과거의 단순한 형태와 색조에서 벗어나 점차 세밀한 질감과 밀도 있는 회화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지형도와 지속성

박가희의 작업은 초기부터 여성의 신체와 욕망에 대한 탐구를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주제를 다루는 방식은 변화를 거듭하며, 도발적이고 노골적인 이미지에서 점차 모호하고 다층적인 내러티브로 발전했다.

최근에는 동시대 회화에서 점점 강조되고 있는 공간과 패턴의 활용, 내러티브의 다층적 구성, 영화적 연출 기법 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는 그가 단순히 페미니즘적 화두를 회화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회화 자체의 언어적 가능성을 확장하는 실험을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Betrayal (Sweet Blood)〉(2020)이나 〈Woman on a Beach at Dawn〉(2024) 등 에서는 과장된 손과 신체 일부를 클로즈업하는 방식으로 화면을 구성하며, 평면성과 공간감 사이의 긴장을 극대화하는 시도를 보여준다.

박가희의 회화는 동시대 여성 작가들이 회화적 언어를 확장하는 과정 속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초기에는 작가 자신의 정체성과 경험을 반영한 자전적 내러티브나 한국 사회의 억압적 구조를 풍자적으로 뒤집는 방식이 중심이었다면, 현재는 보다 다양하고 불분명한 욕망들을 모호하게 배치함으로써 환상적인 분위기와 감각적이고 에로틱한 뉘앙스를 탐색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의 작품은 단순한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회화라는 매체 자체가 가질 수 있는 형식적 가능성과 서사의 확장을 탐구하며 동시대 미술에서 독자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는 기묘한 장면 속에서 성과 욕망, 일상의 경계를 흐리면서도, 회화적 형식을 확장하는 실험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Works of Art

터부시되는 것들의 일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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