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gonal Cut 05 - K-ARTIST

Diagonal Cut 05

2023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
60 x 90 cm

About The Work

서동신은 구상과 추상의 경계와 사진 매체의 물성 및 시각 언어의 한계를 탐구하는 작업을 이어 왔다. 그의 작업은 사진이 무엇을 보여주는지, 그리고 우리는 이미지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느 순간 그것을 ‘안다’고 판단하는지를 함께 묻는다. 

사진은 촬영된 대상의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라고 흔히 생각되지만, 그는 대상과 이미지 사이의 익숙한 연결을 느슨하게 만들어 사진의 지시성이 흔들리는 지점을 탐구한다. 작가가 지속적으로 언급해 온 ‘보다’와 ‘알다’의 간극 역시 여기에서 출발한다. 

서동신의 작업은 이미지가 특정한 이름이나 서사로 빠르게 환원되지 않도록 인지와 해석의 속도를 늦추고, 관람자가 시각적 감각 자체에 오래 머무르게 한다. 작가는 기능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미지가 스스로의 목적에서 미끄러지는 순간을 포착하며, 이미지가 이름과 용도에 완전히 종속될 수 있는지 질문한다. 결국 서동신에게 이미지는 보는 사람의 인지와 언어가 개입할 때마다 다른 가능성을 열어 보이는 유동적인 존재이며, 작가는 그 불확정성을 지속적으로 실험해나간다. 

개인전 (요약)

서동신은 2023년 KT&G 상상마당 홍대 갤러리와 스페이스22, 2024년 호기심/유머감각, 2025년 호기심/유머감각/POST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그룹전 (요약)

서동신은 2023년 고은사진미술관, 2024년 대구사진비엔날레 특별전, 2025년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개관전과 달성 대구현대미술제 등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서동신은 2022년 제13회 KT&G 상상마당 한국사진가 지원 프로그램(SKOPF) 올해의 최종 작가로 선정되었다.

Works of Art

추상과 구상, 언어와 비언어 사이

주제와 개념

서동신의 작업은 사진이 무엇을 보여주는지, 그리고 우리는 이미지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느 순간 그것을 ‘안다’고 판단하는지를 함께 묻는다. 사진은 촬영된 대상의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라고 흔히 생각되지만, 그는 대상과 이미지 사이의 익숙한 연결을 느슨하게 만들어 사진의 지시성이 흔들리는 지점을 탐구한다.

작가가 지속적으로 언급해 온 ‘보다’와 ‘알다’의 간극 역시 여기에서 출발한다. 이미지가 특정한 이름이나 서사로 빠르게 환원되지 않도록 인지와 해석의 속도를 늦추고, 관람자가 시각적 감각 자체에 오래 머무르게 하는 것이 그의 목적이다.

‘Entropy’에서 이러한 문제의식은 일상에서 마주치는 평범하고 일시적인 상태를 바라보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식사를 마친 식탁, 겹쳐진 식기, 공사장의 가림막처럼 이미 용도와 이름을 알고 있는 대상도 작가의 시선을 통과하면 낯선 형태와 색으로 다시 나타난다.

여기에 이미지와 단어를 임의로 연결하거나 사진집에서 이미지와 캡션의 관계를 분리하는 방식이 더해지면서, 언어가 대상을 곧바로 규정하는 과정 역시 불안정해진다. 서동신에게 일상은 의미를 확인하기 위한 소재라기보다 이미 알고 있다고 여겼던 사물을 다시 보게 만드는 계기이며, 이러한 태도는 이후 작업에서도 꾸준히 이어진다.

'Equation' 연작에서는 이미지에 대한 판단을 지연시키려는 시도가 더욱 적극적으로 전개된다. 서로 다른 사진들이 충돌하고 중첩되면서 각각이 지녔던 정보와 위계는 약화되고, 구체적 형상과 추상적 이미지가 동시에 감지되는 모호한 상태가 만들어진다. 작가는 이 과정에서 정답에 가까운 해석을 제시하기보다 관람자가 이미지 앞에 머무는 시간을 늘린다.

무엇을 촬영했는지, 어떻게 제작했는지를 파악하려는 시선이 즉각적인 답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보는 행위 자체가 의식되기 시작한다. 《Figure Out》에서 반복적인 일상 행위가 본래의 맥락을 벗어나 낯선 시각적 순간으로 전환되는 과정 역시 이러한 관심과 맞닿아 있다.

최근의 ‘Malfunction of Functional Function’는 이 문제를 기능과 명료성의 영역까지 확장한다. 상품 사진처럼 의도와 결과가 정확히 대응한다고 여겨지는 이미지에서도 문화적 습관, 개인의 경험, 우연한 흔적은 통제되지 않는 변수로 개입한다.

작가는 기능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미지가 스스로의 목적에서 미끄러지는 순간을 포착하며, 이미지가 이름과 용도에 완전히 종속될 수 있는지 질문한다. 결국 서동신에게 이미지는 보는 사람의 인지와 언어가 개입할 때마다 다른 가능성을 열어 보이는 유동적인 존재이며, 작가는 그 불확정성을 지속적으로 실험해나간다.

형식과 내용

서동신은 일상에서 포착한 이미지를 작업의 기본 재료로 삼는다. 소형 디지털 카메라로 주변의 사물과 풍경을 촬영하고, 축적된 사진을 다시 선별하거나 조합하면서 새로운 화면을 만든다. ‘Entropy’에서는 식사를 마친 식탁, 겹쳐진 식기, 건축 자재, 공사장의 가림막처럼 특별할 것 없는 대상을 가까이 촬영하거나 일부만 프레임에 담아 원래의 크기와 용도를 쉽게 짐작할 수 없도록 한다. 화면을 채우는 색과 반복되는 선, 표면의 질감이 강조되면서 구체적인 사물은 점차 형태와 색의 관계로 읽히기 시작한다.

‘Equation’에서는 촬영 이후의 디지털 작업이 본격적인 제작 과정으로 들어온다. 여러 이미지를 크기와 위치를 달리해 병치하는 ‘Equation’, 동일한 크기의 사진을 겹친 뒤 RGB의 특정 색을 추출하거나 삭제하는 ‘Cacophony’, 두 이미지를 일정한 픽셀 단위로 분할해 교차시키는 ‘Arithmetic’이 대표적이다.

작가는 복잡한 합성 기술을 사용하는 대신 몇 가지 제한된 규칙을 반복적으로 적용한다. 이미지의 선택과 조합에는 우연이 개입하지만, 최종 화면의 밀도와 균형을 결정하는 과정에는 작가의 감각과 직관이 작용한다. 최근에는 세 방식의 구분을 엄격하게 유지하지 않고 서로 교차 적용하면서 화면의 변형 가능성을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변형은 인화 과정에서 다시 물질적인 표면을 얻는다. 서동신은 주로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를 사용하며, 미세한 잉크 입자가 인화지 위에 고르게 형성하는 색과 표면의 효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특히 넓게 펼쳐지는 색면과 세밀하게 분할된 이미지, 겹쳐진 형상은 멀리서 볼 때와 가까이 접근했을 때 서로 다른 시각적 경험을 만든다. 멀리서는 추상적인 색과 형태가 먼저 감지되지만, 가까이에서는 분할된 선이나 원래 사진의 흔적이 드러난다. 이러한 거리의 변화로 이미지의 구상성과 추상성이 동시에 유지된다.

최근의 ‘Malfunction of Functional Function’에서는 작가가 직접 기능적 사진의 형식을 제작하고 변형하는 방식으로 작업 범위를 확장한다. 케이블 타이, 모서리 보호대, 미끄럼 방지 커버처럼 용도를 분명하게 전달하도록 만들어진 상품 사진의 구도와 설명 방식을 차용하면서도 프레임을 바꾸거나 이미지를 재배치해 그 기능적 명료함을 흔든다.

‘Entropy’에서 축적한 일상의 이미지, ‘Equation’에서 발전시킨 분할과 중첩의 방식은 이 작업에서도 다른 형태로 이어진다. 촬영된 대상, 디지털 조작, 인화된 표면을 연속적으로 다루는 그의 작업은 사진의 제작 과정 전체를 조형적 선택의 대상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형도와 지속성

서동신의 작업은 사진의 재현성과 지시성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이미지가 의미를 획득하고 해석되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왔다. 초기의 ‘Entropy’에서는 일상에서 수집한 장면을 통해 익숙한 사물의 기능과 맥락을 느슨하게 만들고, 사진과 언어 사이의 관계를 흔들었다.

이후 ‘Equation’에서는 촬영된 이미지를 다시 분할하고 중첩하는 방식으로 관심의 범위를 확장하면서, 사진이 대상을 설명하는 방식 자체를 더욱 적극적으로 해체하기 시작했다. 작업 방식은 달라졌지만, 이미지를 빠르게 식별하고 의미를 확정하려는 시선을 지연시킨다는 태도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Figure Out》에서 일상의 반복적 행위로 이어진다. 먼지를 털거나 식사 후 남은 흔적을 바라보고 물을 내리는 등의 행위는 반복될수록 본래의 목적과 의미에서 멀어지고, 그 과정에서 낯선 시각적 형태가 드러난다. 서동신은 거창한 사건이나 특별한 대상을 찾기보다 이미 익숙해진 행동과 사물 안에서 감각이 새롭게 작동하는 순간을 발견한다. ‘Entropy’에서 사물의 익숙한 인식을 흔들었다면, 《Figure Out》에서는 행위와 의미의 연결까지 다루면서 작업의 범위를 넓혀왔다.

최근의 ‘Malfunction of Functional Function’은 이러한 관심을 기능적 이미지의 체계로 옮겨간다. 상품 사진은 대상의 용도와 사용법을 최대한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제작되지만, 서동신은 그 안에서도 의도에서 벗어나는 흔적과 우연한 요소를 발견한다.

프레임을 전환하고 이미지를 재배치하면서 기능과 결과가 일대일로 대응한다는 전제를 흔들고, 명료하게 설계된 이미지 안에서도 해석이 어긋날 가능성을 드러낸다. 이는 초기부터 이어져 온 불확정성에 대한 관심이 대상과 언어의 관계를 넘어 기능과 정보의 구조까지 확장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경우의 수》에 이르면 이전 작업에서 축적된 여러 방법과 감각이 함께 작동한다. ‘Entropy’의 일상적 이미지, ‘Equation’의 분할과 중첩, ‘Malfunction of Functional Function’에서 드러난 기능의 실패는 각각 분리된 실험으로 머물지 않고, 이미지가 취할 수 있는 여러 방향을 탐색하는 연속적인 과정으로 이어진다.

서동신은 특정한 형식이나 해답을 반복하기보다 매 작업에서 사진과 이미지의 관계를 조금씩 다른 조건에 놓아본다. 이처럼 이미지가 익숙한 의미와 기능에서 벗어나는 순간을 지속적으로 탐색하는 태도가 서동신 작업의 일관된 흐름을 이룬다.

Works of Art

추상과 구상, 언어와 비언어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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