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면 한평 - K-ARTIST

모이면 한평

2024
구조: 페인트 칠 된 목재와 경첩, 디지털 페인팅, 90 x 90 x 40 cm, 90 x 90 x 70 cm, 90 x 90 x 180 cm, 각 2개, 총 6개 / 방석: 원단출력, 고탄성 스폰지, 88 x 88 x 2 cm, 87 x 87 x 3 cm, 86 x 86 x 4 cm, 85 x 85 x 5 cm, 4개
가변크기

About The Work

곽이브는 우리가 살아가는 물리적 환경과 이를 구성하는 틀과 구조, 평면과 입체, 건축과 신체의 관계를 관찰해 왔다. 한국의 아파트와 집합주거, 도시 건물, 전단과 평면도, 창문과 하늘, 달력, 의복, 이사, 셀프 인테리어 등 일상에서 익숙하게 접하는 구조와 이미지에서 출발해, 이러한 요소들이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조직하고 욕망과 믿음, 기억과 행동의 방식을 형성하는지 탐구한다.

작가에게 건축은 고정된 구조물이 아니라 사람의 이동과 사용, 시간의 축적, 이미지의 복제와 소비를 통해 끊임없이 다시 구성되는 환경이다. 이에 따라 곽이브는 건물과 공간의 형태를 스케치하고 이를 회화, 조각, 책, 인쇄물, 설치 등 다양한 매체로 옮긴 뒤, 다시 전시장 안에서 조합해 임의의 공간을 만들어낸다.

특히 2차원의 이미지가 3차원의 환경으로 변환되고, 다시 사진과 데이터, 책과 인쇄물로 순환하는 과정은 그의 작업에서 중요한 구조를 이룬다. 작품은 완결된 오브제라기보다 평면과 입체, 이미지와 공간, 작가와 관객의 행위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하는 하나의 공간적 실험에 가깝다.

이처럼 곽이브는 물질과 비물질이 함께 구축하는 세계를 관찰하며, 환경과 인간이 서로를 닮아가고 변화하는 과정에 주목한다. 건축과 도시를 고정된 배경으로 바라보기보다 사람과 자연의 생애주기,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함께 변화하고 살아가는 유기적인 환경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나아가 익숙한 풍경과 사물, 이미지가 개인의 경험과 기억, 연상과 믿음을 형성하는 구조를 탐구하고 이를 기록하고 시각화함으로써, 축적된 시간과 개인의 경험이 교차하는 풍경의 감각을 드러낸다.

개인전 (요약)

곽이브가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이사24》(Hall 1, 서울, 2024), 《흰머리》(공간형, 서울, 2017) 《면대면 시공-건축 프로젝트: 역할》(취미가, 서울, 2017), 《평평한 것은 동시에 생긴다》(갤러리조선, 이노주단, 공간 가변크기; 서울, 2017)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곽이브는 《레퍼런셜》(하이트컬렉션, 서울, 2026), 《틸팅그라운드》(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25), 《부드럽게 걸어요, 그대 내 꿈 위를 걷고 있기에》(대전시립미술관, 대전, 2025), 《RE: 새-새-정글》(부산현대미술관, 부산, 2022-2023), 《숏서킷》(취미가, 서울, 2021), 《선셋 밸리 빌리지》(아트선재센터, 서울, 2021), 《Piercer》(SeMA 창고, 서울, 2021), 《나메 Name》(뮤지엄헤드, 서울, 2020-2021)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곽이브는 2019년 송은미술대상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레지던시 (선정)

곽이브는 서울시립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2020), 캔파운데이션 명륜동작업실(2019), 인천아트플랫폼(2017),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2016) 등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작품소장 (선정)

곽이브의 작품은 인천미술은행 및 서울시립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축적된 시간과 개인의 경험이 교차하는 풍경의 감각

주제와 개념

곽이브는 우리가 살아가는 물리적 환경과 그 환경을 구성하는 테와 틀, 평면과 입체, 건축과 신체의 관계를 관찰해왔다. 그의 작업은 한국의 아파트와 집합주거, 도시 건물, 전단, 평면도, 창문, 하늘, 달력, 의복, 이사, 셀프 인테리어처럼 일상에서 흔히 만나는 구조와 이미지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이러한 대상을 단순히 재현하기보다, 그것이 어떻게 사람들의 삶을 조직하고, 욕망과 믿음, 기억과 행동의 양식을 만들어내는지 살핀다. 곽이브에게 건축은 고정된 구조물이 아니라, 사람의 이동과 사용, 시간의 축적, 이미지의 복제와 소비를 통해 계속 다시 구성되는 환경이다.
 
초기 작업에서 곽이브는 아파트 평면도와 주거 욕망을 조각의 문제로 다루었다. 2009년부터 시작된 ‘배산임수’ 연작은 유명 브랜드 아파트 평면도의 외곽을 따라 틀을 만들고 시멘트를 부어 입체화한 작업으로, 〈배산임수-부서지더라도〉(2010), 〈배산임수-지탱〉(2010), 〈배산임수-곧게〉(2010) 등으로 전개되었다.

배산임수라는 전통적 명당의 개념은 이 작업에서 현대 도시의 아파트로 옮겨오며, ‘잘 살고 싶은’ 욕망과 ‘좋은 곳에 살고 싶은’ 보편적 감각을 동시에 드러낸다. 작가는 평면도 내부 구조를 지우고 외곽만을 따라 시멘트를 붓는 방식으로, 실제 건축물이 아니라 사람들이 꿈꾸는 주거의 형상과 밀집된 도시의 심리를 다룬다.
 
2015년 개인전 《평평한 것은 동시에 생긴다》(갤러리조선, 서울, 2015)는 평면이 입체가 되고, 입체가 다시 평면으로 돌아가는 곽이브의 중요한 전환점이다. 〈걸음〉(2015)은 전시장 계단의 크기와 높이를 변형해 관객이 직접 밟고 지나가며 완성되는 조각이고, 〈면대면〉(2015)은 인쇄물을 건축 자재처럼 사용해 전시장 안에 또 다른 가변적 공간을 만든다.

이 시기부터 작가는 건축 환경을 ‘보는’ 것을 넘어, 관객의 몸과 움직임이 공간을 어떻게 바꾸는지에 주목한다.〈오아시스 #3〉(2010)에서 관객이 플라워 폼을 누르며 남긴 흔적을 작가가 복원하지 않고 석고로 기록한 것처럼, 그의 작업에서 공간은 늘 인간의 행위와 접촉하며 변형된다.
 
이후 곽이브의 관심은 도시 건축에서 시간, 기억, 신체, 데이터, 생태적 환경으로 확장된다. 《흰머리》(공간형, 서울, 2017)는 작가 자신의 흰머리와 아버지의 치매 경험을 바탕으로, 생체적 시간과 공간 인식의 변화를 달력과 회화로 시각화한 전시다. 〈날〉(2017)은 달력의 숫자와 위치를 회화의 벽으로 만들고, 〈달력〉(2017)은 44년 6개월의 시간을 손에 들고 볼 수 있는 구조로 제시한다.

2020년대 이후에는 〈쿠키〉(2020), 〈하늘의 구조〉(2016), 《RE: 새-새-정글》(부산현대미술관, 부산, 2022), 《이사24》(Hall 1, 서울, 2024) 등을 통해 남은 물질, 대기의 층위, 재생 플라스틱, 이사와 재배치의 행위를 다루며, 삶의 구축성이 어떻게 물질과 비물질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지 탐구한다.

형식과 내용

곽이브는 평면과 입체 사이를 자유롭게 오간다. 그는 건물의 생김을 스케치하고, 이를 회화, 조각, 책, 인쇄물, 설치로 옮긴 뒤, 다시 전시장 안에서 조합해 하나의 임의적 공간을 만든다. 2차원의 이미지가 3차원의 환경으로 변환되는 과정, 그리고 다시 사진이나 데이터, 책과 인쇄물로 순환되는 과정이 그의 작업에서 중요하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완성된 오브제라기보다, 평면이 입체가 되고 관객의 행위에 따라 다시 달라지는 일종의 공간 실험에 가깝다.
 
‘배산임수’ 연작에서 이 형식은 아파트 평면도를 시멘트 조각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작가는 평면도 전체 외곽을 따라 틀을 세우고 시멘트를 붓지만, 내부 공간은 비워두지 않고 꽉 채운다. 건축에서 핵심이 되는 내부 구조는 사라지고, 외곽선과 높이만 남아 하나의 덩어리가 된다. 시멘트는 본래 견고한 재료로 인식되지만, 이 작업에서는 쉽게 부서지고 다시 붙여지는 연약한 물질로 다뤄진다. 〈배산임수-지탱〉에서는 시멘트와 심지, 벽이 서로를 지탱하는 관계를 이루며, 무엇이 무엇을 받치고 있는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긴장 상태를 만든다.
 
‘면대면’(2015~) 연작은 곽이브의 평면-입체 실험을 대표한다. 작가는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로 도시 건물의 창, 외벽, 빛, 나뭇잎의 색과 계절감 등을 디지털 이미지로 만든 뒤, 이를 A1, A2, A3 규격의 옵셋 인쇄물로 대량 생산한다. 〈면대면1〉(2015), 〈면대면2.3.4〉(2015), 〈면대면 시공-건축 프로젝트: 역할〉(2017) 등에서 이 인쇄물들은 건물의 유리창이나 벽돌처럼 전시장 벽과 바닥을 구성하는 재료가 된다.

《도시시도 시》(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큐브, 서울, 2018)에서는 도시의 색, 형태, 시간, 날씨가 종이 인쇄물로 압축되고, 관객은 이를 접거나 조립하며 또 다른 공간을 만든다. 대량 생산된 평면 이미지가 건축 자재처럼 작동하고, 관객의 손을 거쳐 다시 가변적 공간이 되는 것이다.
 
곽이브의 작업은 책과 회화, 영상, 파빌리온으로도 확장된다. 『다른 13가지』(2014)는 특정 아파트 평면 정보를 바탕으로 각 세대 수만큼 페이지를 중첩하고 절취할 수 있게 만든 책이며, 《평평한 것은 동시에 생긴다》에서는 그 책을 뜯어 조각화하는 과정이 영상으로 기록되었다. 《흰머리》의 〈날〉과 〈달력〉은 시간의 숫자와 공간적 배열을 회화와 인쇄물로 변환한다.

《RE: 새-새-정글》에서는 이웅열 디자이너와 함께 폐플라스틱 27톤으로 만든 1만5천 개의 모듈러를 조립해, 을숙도의 철새 ‘쇠백로’에서 형태를 가져온 대형 파빌리온을 제작했다. 이 작업은 평면과 입체의 전환을 넘어, 전시 이후 의자나 테이블 등으로 재조립될 수 있는 순환 가능한 구조로 확장된다.

지형도와 지속성

곽이브의 독창성은 건축을 거대한 도시 구조로만 보지 않고, 삶의 습관과 기억, 신체의 자세, 시간 감각, 소비와 이동의 방식이 겹쳐진 일상의 ‘틀’로 읽는 데 있다. 비슷하게 건축이나 도시를 다루는 작업들이 도시 풍경의 재현이나 제도적 비판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면, 곽이브는 건축이 어떻게 평면 이미지로 생산되고, 복제되고, 접히고, 사용되고, 다시 입체가 되는지를 추적한다.

그의 작업에서 아파트 평면도, 커튼월, 종이 인쇄물, 달력, 의복, 파빌리온은 모두 하나의 시스템이자 신체가 통과하는 구조다. 작가는 이 구조를 조금 비틀거나 접고, 뜯고, 재배치하면서 익숙한 공간을 낯설게 감각하게 만든다.
 
작업의 흐름을 보면, 곽이브는 〈배산임수-곧게〉와 〈오아시스 #3〉처럼 건축적 형태와 재료의 물성을 다루는 초기 조각에서 출발했다. 이후 《평평한 것은 동시에 생긴다》와 ‘면대면’ 연작을 통해 평면 이미지와 입체 공간, 건축 자재와 인쇄물, 관객 참여와 공간 소비의 관계를 본격적으로 실험했다.

《흰머리》에서는 도시 건축의 문제에서 개인의 생체적 시간과 기억의 구조로 시선을 옮겼고, 〈쿠키〉에서는 남은 물감과 재료를 통해 작업의 기억과 미래의 가능성을 다뤘다. 《이사24》에서는 이사라는 행위를 통해 과거의 물건과 현재의 공간, 미래의 쓸모를 재배치하는 일상적 구축의 과정을 미술의 행위와 연결했다.
 
최근 작업과 전시 이력은 곽이브의 관심이 물리적 건축을 넘어 더 넓은 환경과 데이터, 생태적 순환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늘의 구조〉는 대기권을 100개의 층위로 나누고 고도에 따라 달라지는 공기의 밀도를 색의 그라데이션으로 표현해, 평소 보이지 않는 하늘의 구조를 경험하게 한다. 《틸팅그라운드》(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25)에서는 이 작업이 엘리베이터 타워와 전시장 통로에 설치되며, 관객이 몸을 기울이고 이동하는 과정 속에서 하늘의 층위를 감각하도록 했다.

《레퍼런셜》(하이트컬렉션, 서울, 2026)은 사진과 조각, 데이터와 물질의 관계를 다루는 전시로, 곽이브의 작업이 이미지와 물질, 실재와 복제 사이의 문제와도 자연스럽게 접속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의 작업은 앞으로도 일상의 작은 구조와 거대한 시스템, 물질과 비물질, 건축과 몸, 데이터와 감각 사이를 오가며,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의 또 다른 면을 발견하게 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것이다.

Works of Art

축적된 시간과 개인의 경험이 교차하는 풍경의 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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