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housand Hands Sutra - K-ARTIST

The Thousand Hands Sutra

2023
단채널 영상, 사운드
5분 30초

About The Work

요이의 작업은 물과 몸, 여성의 경험, 그리고 사라져가는 공동체의 기억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고 전해지는지를 탐구한다. 작가는 물을 단순한 자연 요소나 상징으로 다루기보다, 몸과 환경, 개인과 공동체,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관계적 매개로 바라본다. 

그의 작업에서 물은 기억을 저장하고 이동시키는 장소이자, 몸이 다시 배우고 감각하는 조건이다. 이러한 관점은 하이드로페미니즘적 사유와 맞닿아 있으며, 인간을 독립된 개체가 아니라 물을 통해 다른 생명체와 연결된 존재로 이해하려는 태도로 이어진다.

요이의 작업은 생태, 여성, 몸, 공동체를 다루지만, 이를 하나의 이론적 구호로 고정하지 않는다. 작가는 하이드로페미니즘, 에코페미니즘, 여성적 글쓰기 같은 개념을 바탕에 두면서도, 실제 삶의 관계와 배움의 과정 속에서 작업을 만든다. 

이러한 그의 작업은 기존의 구조로부터 벗어난 물과 여성의 서사를 담아내는 감각적 아카이브로 작동하는 동시에, 서로 다른 시공간에서의 감각과 기억을 연결하고 공유할 수 있는 관계 맺기의 장으로 작동한다. 그 안에서 관객은 자연의 호흡과 리듬으로 연결되는 몰입과 소통을 경험하고, 우리 모두가 가진 물과의 연결성을 되새겨본다.

개인전 (요약)

요이가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숨 고르기》(포에버 갤러리, 서울, 2025), 《내가 헤엄치는 이유》(대안공간 루프, 서울, 2023)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요이는 《제25회 송은미술대상전》(송은, 서울, 2025-2026), 《Life on Earth: Art and Ecofeminism》(West, 헤이그, 네덜란드, 2025), 아트페스타인제주 10주년 아카이브 전시 《기록되지 않은 섬》(산지천갤러리, 제주, 2025), 《터치필리》(대안공간 루프, 서울, 2025), 강원국제트리엔날레 2024 《아래로부터의 생태예술》(강원도, 2024)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한 바 있다. 작가는 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 한국인 작가로 유일하게 초청되었다.

Works of Art

‘물’을 통해 재구성하는 몸, 환경, 그리고 기억의 관계

주제와 개념

요이의 작업은 물과 몸, 여성의 경험, 그리고 사라져가는 공동체의 기억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고 전해지는지를 탐구한다. 작가는 물을 단순한 자연 요소나 상징으로 다루기보다, 몸과 환경, 개인과 공동체,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관계적 매개로 바라본다. 그의 작업에서 물은 기억을 저장하고 이동시키는 장소이자, 몸이 다시 배우고 감각하는 조건이다. 이러한 관점은 하이드로페미니즘적 사유와 맞닿아 있으며, 인간을 독립된 개체가 아니라 물을 통해 다른 생명체와 연결된 존재로 이해하려는 태도로 이어진다.
 
요이의 작업세계는 2021년 뉴욕에서 팬데믹과 번아웃을 경험한 뒤 제주 하도리로 이주한 사건을 중요한 전환점으로 삼는다. 작가는 고이화 해녀가 살았던 집에서 예술 연구 플랫폼 언러닝 스페이스를 운영하며, ‘물, 여성, 제주’를 중심으로 지역 주민과 방문객이 함께하는 교육과 돌봄의 장을 만들었다. 이 경험은 개인의 회복을 넘어, 해녀들의 삶과 몸에 축적된 지식, 그리고 바다와 관계 맺는 방식을 배우는 과정으로 확장된다. 개인전 《내가 헤엄치는 이유》(대안공간 루프, 서울, 2023)는 작가가 30년 만에 처음으로 바다에서 헤엄치는 법을 배우고, 이웃 해녀들과 교류하며 자신과 세계의 관계를 다시 구성해가는 과정에서 출발한다.
 
작가가 주목하는 것은 기록되지 않은 몸의 언어다. 〈내가 헤엄치는 이유〉(2023)는 제주 바다에서 수영을 배우는 작가의 경험을 바다 건너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풀어낸다. 여기서 헤엄치기는 단순한 신체 기술이 아니라, 침묵과 번아웃을 지나 다시 말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Water Remembers〉(2023)는 고이화 해녀에 관한 4채널 사운드 작업으로, 이웃 해녀들이 기억하는 개인의 서사를 물의 소리와 함께 엮는다. 공식 기록에 충분히 남지 않은 삶의 이야기들은 빗소리, 파도, 노래, 숨소리를 통해 감각적으로 되살아난다.
 
최근의 〈숨 오케스트라 Act 1-2〉(2024), 〈숨 오케스트라 Act 3〉(2025), 〈숨 오케스트라 Act 4〉(2025), 〈숨 오케스트라 Act 5〉(2025)로 이어지는 ‘숨 오케스트라’(2024-) 연작은 요이의 관심이 물에서 숨, 몸에서 공동체의 리듬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작가는 해녀들이 잠수 전 숨을 고르고, 물속에서 정적을 견디며, 수면 위로 올라와 “숨비소리”를 내뱉는 과정을 생리적 행위가 아니라 세대를 거쳐 전해진 삶의 언어로 이해한다. 숨은 노동과 쉼, 생존과 돌봄, 개인과 집단을 연결하는 감각적 질서가 되고, 작가는 이를 통해 몸으로만 이해할 수 있는 지식이 어떻게 오늘의 예술 언어로 번역될 수 있는지를 묻는다.

형식과 내용

요이는 영상, 사운드 설치, 퍼포먼스, 드로잉, 워크숍, 아티스트북을 가로지르며 작업한다. 그의 작업에서 매체는 하나의 완성된 결과물을 만들기 위한 도구라기보다, 몸에서 몸으로 전해지는 감각과 지식을 나누기 위한 방식에 가깝다. 초기 작업인 〈Double Gaze〉(2018)와 〈Auspicious Practice〉(2020)는 스트레스성 자가면역 질환으로 탈모를 겪는 여성의 경험을 다루며, 몸의 피로와 사회적 시선, 치유와 정체성의 문제를 영상으로 탐색한다. 이 시기 작업에서 몸은 개인적 증상을 드러내는 장소인 동시에, 가족, 사회, 문화, 생태적 환경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다시 질문하는 출발점이 된다.
 
《내가 헤엄치는 이유》 이후 요이의 작업은 제주 바다와 해녀 공동체를 만나며 보다 관계적이고 다성적인 형식으로 전환된다. 〈Water Remembers〉는 4채널 사운드를 통해 고이화 해녀와 이웃 해녀들의 기억을 겹쳐 놓는다. 한 방울의 빗소리가 파도와 폭풍의 소리로 번지고, 물에 뛰어드는 소리와 해녀들의 목소리가 이어지며, 개인의 기억은 공동체적 사운드스케이프로 확장된다. 설치 작업 〈불턱〉(2023)은 해녀들이 옷을 갈아입고 몸을 데우며 정보를 나누던 제주 바닷가의 공동체 공간을 전시장 안으로 옮겨온다. 이 작업은 관객이 물과 몸, 여성적 글쓰기, 연대의 가능성을 함께 사유할 수 있는 또 다른 불턱의 형식을 제안한다.
 
2025년 개인전 《숨 고르기》(포에버 갤러리, 서울, 2025)는 물의 감각을 숨의 리듬으로 확장한다. 전시는 아티스트북 『요이: 내가 헤엄치는 이유』, 리서치 드로잉 시리즈 ‘말하는 물, 쓰는 몸, 04-13’, 설치 작업 〈물살 1-2〉, 퍼포먼스 〈숨 오케스트라 Act 3〉를 통해 바다와 해녀로부터 배운 숨의 언어를 듣고, 읽고, 감각하는 공간으로 구성된다. 작가는 낭독, 퍼포먼스, 드로잉, 설치를 병치하며, 물속에서 익힌 감각이 어떻게 소리와 글, 몸짓과 공간으로 다시 번역되는지를 보여준다. 이때 전시는 단순한 관람의 장소가 아니라, 기록과 기억, 몸과 말 사이의 거리를 천천히 좁히는 실험의 장이 된다.
 
‘숨 오케스트라’ 연작과 〈Ellipses II〉(2025)는 이러한 형식적 확장을 더 분명하게 보여준다. ‘숨 오케스트라’는 해녀의 구술 전통과 호흡법을 바탕으로 워크숍, 리허설, 집단 청취, 퍼포먼스를 반복하며, 숨을 살아 있는 지식으로 다룬다. 《제 25회 송은미술대상전》(송은, 2026)에서 선보인 〈Ellipses II〉는 물과 뭍의 경계에서 사라져가는 해녀 공동체의 감각을 영상, 사운드, 이미지로 기록하는 다매체 설치 작업이다. 이 작업에서 타원과 말줄임표는 완결된 원이나 닫힌 서사가 아니라, 망설임과 반복, 불완전한 전달의 과정을 상징한다. 해녀들이 사용하는 테왁을 함께 만들고 더듬는 행위는 불완전한 몸의 연장선이자 동반자로서의 도구를 통해, 말로 다 담기 어려운 기억과 감각을 다시 불러내는 방식이 된다.

지형도와 지속성

요이의 작업은 생태, 여성, 몸, 공동체를 다루지만, 이를 하나의 이론적 구호로 고정하지 않는다. 작가는 하이드로페미니즘, 에코페미니즘, 여성적 글쓰기 같은 개념을 바탕에 두면서도, 실제 삶의 관계와 배움의 과정 속에서 작업을 만든다. 물을 연구하는 동시에 물에 들어가고, 해녀 문화를 기록하는 동시에 해녀에게 배우며, 공동체를 말하는 동시에 언러닝 스페이스와 워크숍을 통해 관계의 장을 만든다. 이처럼 요이의 작업은 리서치, 교육, 돌봄, 퍼포먼스, 기록이 서로 분리되지 않고 순환하는 구조를 갖는다.
 
유사한 주제를 다루는 많은 생태미술 작업이 자연환경의 위기나 인간중심주의 비판에 초점을 맞춘다면, 요이는 그 문제를 몸의 감각과 배움의 방식으로 끌어온다. 그의 작업에서 바다는 보존해야 할 대상이기 이전에, 몸이 다시 언어를 배우는 장소다. 해녀 공동체는 사라져가는 전통의 표상이기 이전에, 숨과 노동, 돌봄과 연대의 지식을 몸으로 전해주는 살아 있는 관계망이다. 이 점에서 요이의 작업은 생태적 의제를 다루면서도, 그것을 감각적 교육과 관계적 실천의 형식으로 풀어낸다는 점에서 독자성을 갖는다.
 
작가의 흐름을 보면, 〈Double Gaze〉와 〈Auspicious Practice〉가 몸의 증상과 정체성, 사회적 시선의 문제에서 출발했다면, 《내가 헤엄치는 이유》는 몸이 물을 통해 다시 배우고 회복되는 과정으로 나아간다. 이후 《숨 고르기》와 ‘숨 오케스트라’ 연작은 개인의 회복을 넘어, 숨과 소리, 구전과 퍼포먼스를 통해 공동체적 기억을 나누는 방식으로 확장된다. 〈Ellipses II〉와 『요이: 내가 헤엄치는 이유』는 이러한 과정을 아카이브와 출판, 다매체 설치로 옮겨가며,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각을 어떻게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는지 실험한다.
 
최근에는 《Life on Earth: Art and Ecofeminism》(West Den Haag, 헤이그, 2025), 《제25회 송은미술대상전》, 아트페스타인제주 10주년 아카이브 전시 《기록되지 않은 섬》(산지천갤러리, 제주, 2025), 강원국제트리엔날레 2024 《아래로부터의 생태예술》(강원도, 2024) 등에 참여했으며, 제61회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 한국인 작가로 유일하게 초청되었다. 이러한 이력은 요이의 작업이 제주라는 구체적인 장소에서 출발하면서도, 물과 몸, 여성의 지식, 생태적 상호의존이라는 보편적이고 국제적인 의제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Works of Art

‘물’을 통해 재구성하는 몸, 환경, 그리고 기억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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