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려서 새긴 병산 이야기1 - K-ARTIST

그려서 새긴 병산 이야기1

2011 
한지에 먹
70 × 140 cm
About The Work

차현욱은 자전적인 경험을 통해 수집한 기억의 조각들을 바탕으로 현재와 미래, 그리고 사실과 허구가 뒤섞인 환상적인 풍경을 그린다. 작가는 전통 산수화의 기법과 서양화에서 볼 수 있는 회화적 태도를 절묘하게 결합하며 독창적인 조형언어를 구축해 오고 있다. 그에게 기억이란 단순히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닌 현재와 다시 관계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미래를 구성하는 살아 있는 조각들이다.
 
작가는 한국적 산수화를 자신만의 조형언어로 재해석하여 과거-현재-미래의 연결고리를 만들고 개인적 정체성을 탐구한다. 그 과정에서 작가는 동양과 서양, 선형적인 시간성의 경계, 그리고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흐리는 자유롭고 실험적인 예술적 태도를 보이며 전통회화의 새 지평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개인전 (요약)

차현욱이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저공비행》(아라리오갤러리, 서울, 2024), 《이방인의 난제들》(갤러리 플레이리스트, 부산, 2023), 《조금 더 가까이》(예술공간 의식주, 서울, 2022), 《그림자밟기》(갤러리175, 서울, 2020), 《밤에 핀 꽃》(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2018)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차현욱은 인천아트플랫폼(인천, 2025), 별관(서울, 2023), 금호미술관(서울, 2022), 대구예술발전소(대구, 2020),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진도, 2018) 자하미술관(서울, 2018), 대구미술관(대구, 2017), 포스코갤러리(포항, 2016),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청주, 2016, 2014) 등에서 열린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수상 (선정)

차현욱은 2018년 ‘올해의 청년작가상’(대구문화예술회관, 대구), 2020년 ‘제4회 광주화루 10인의 작가’ 우수상(광주은행, 광주)을 수상하였다.

레지던시 (선정)

차현욱은 가창창작스튜디오(대구, 2012),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청주, 2014)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선정된 바 있다.

작품소장 (선정)

차현욱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대구미술관, 대구문화예술회관과 서울대학교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전통회화의 변용을 통한 기억의 재구성

주제와 개념

차현욱은 작업은 전통 산수화에 대한 해체와 재구성을 통해, '산수'라는 개념을 언어적, 개념적으로 새롭게 사유하는 데 집중하였다. 첫번째 개인전 《회상된 습작》(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2015)에서 선보인 작품들은 실경의 재현 대신 관념적인 산수를 구성하며, 전통을 자기 언어로 해석하는 실험의 시작점이었다. 여기서 산수는 물리적 장소가 아니라 기억 속 유동적인 개념으로 작동한다.

이후 〈가득한 밤〉(2018), 〈Convent of Carmel〉(2018), 〈안나푸르나〉(2018) 등에서 작가는 유년기의 경험과 감정을 기반으로 산수의 장면에 자전적 서사를 이식한다. 관측된 밤하늘과 어릴 적 읽었던 과학 전집의 기억이 겹쳐지며, 풍경은 내면적 우주와 만난다. 이러한 작업들은 작가의 정체성 탐구로의 방향 전환이기도 하며, 기억이라는 비물질적 주제를 시각화하는 시도이기도 하다.

2020년대에 들어서며 작가는 ‘불완전한 기억’을 핵심 개념으로 삼는다. 〈끝없는 밤〉(2020)에서는 실제 경험에 기반한 요소들이 초현실적 장면으로 구성되고, 기억의 중첩과 교차가 환상적 공간을 만든다. 이때 ‘기억의 조각’은 더 이상 과거에 머물지 않고, 현재를 다시 구성하고 미래로 이어지는 유기체처럼 다뤄진다.

최근작인 〈체이싱〉(2024), 〈유랑 나무〉(2024), 〈류화운〉(2024) 등에서는 이방인의 자아, 불완전한 정체성, 끊임없는 이동이 주요 서사로 등장한다. 나무, 구름, 낮달 등 상징들은 기억과 감정, 타자의 경험을 비유하며, 작가는 단일한 자아 대신 ‘흩어진 이야기들의 집합’으로서의 존재를 그리고 있다.

형식과 내용

차현욱은 한국화의 전통적 매체인 먹, 한지, 안채, 호분 등을 다루되, 이를 현대적으로 변용하여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구축했다. 초기 작업에서는 한지 위에 먹을 번지게 하고, 겹겹이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추상적인 산수 이미지를 창출하였다. 전통의 ‘형식’을 존중하되, 그 형식을 해체하고 실험하는 태도가 핵심이었다.

작가는 2016년경부터 종이를 콜라주하여 물리적 요철을 만들고, 화면에 우연적 흔적을 남기는 방식을 시도했다. 이는 〈Convent of Carmel〉이나 〈안나푸르나〉 등에서 확인되며, 풍경이 감각적 경험의 총합으로 형상화된다. 또한, 전통적인 구도나 앙시, 부감과 같은 법칙은 철저히 배제되고, 화면 위에서의 흐름과 농담, 여백의 긴장이 주요한 조형 요소로 작용한다.

2020년 이후의 작품에서는 흑백의 먹화에서 벗어나 채색화로의 이행이 본격화된다. 〈Enter Night〉(2022), 〈이방인〉(2023), 〈가득한 밤〉등에서는 한지 위에 압력을 가해 표면을 입체적으로 만든 뒤, 마르고 짧은 붓질을 겹겹이 쌓아 색을 입히는 방식이 도입된다. 이 과정은 먹을 다루는 방식과 유사하면서도, 색과 형태의 관계에 있어 더 다층적인 변주를 가능하게 한다.

특히 〈저공비행〉(2024), 〈체이싱〉(2024), 〈류화운〉(2024)에서는 전통채색과 서양 회화의 구성이 절묘하게 혼합된다. 작가는 안채와 호분이라는 한국적 재료를 쓰면서도, 즉흥적이고 개방적인 화면 구성, 감정적 색채 운용 등에서 서양 회화의 제스처를 빌려와 표현의 자유를 확장시킨다. 이러한 복합적 형식 실험은 작가의 작품을 독창적인 회화 언어로 이끈다.

지형도와 지속성

차현욱은 한국 전통 회화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이를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해체와 재구성, 개인적 서사의 투영을 통해 동시대적으로 변환하는 작가다. 그의 작업은 ‘기억’과 ‘자아’를 중심으로, 실경 산수에서 자전적 풍경, 나아가 우주적 상상과 환상적 장면으로 확장되며, 전통회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왔다.

그는 단색 먹화에서 시작해 차츰 채색과 입체감을 실험하고, 최근에는 기법적 융합과 상징의 확장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 회화’를 구성하고 있다. 여백, 선, 표면의 요철 등 회화적 요소들은 기억과 감정의 결을 시각화하는 통로로 작용하며, 단순한 재현을 넘어 기억의 해석과 감각적 경험을 통합한다.

현재 차현욱은 현실과 비현실, 동양과 서양, 개인과 타자, 선형적 시간성과 순환적 시간성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유연한 서사를 구축하며, 동시대 한국화의 독자적 경로를 제시하고 있다. 그는 기억이라는 비물질적이고 불완전한 대상을 중심에 두고 이를 풍경과 이미지로 형상화하면서도, 동시대적 정체성과 삶의 조각들을 흡수해 가는 예술적 시스템을 구축했다. 차현욱은 전통 산수화의 계보를 잇되, 이를 탈맥락화하고 재문맥화하는 방식으로, 한국화의 지평을 오늘의 감각으로 재구축하는 핵심 작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Works of Art

전통회화의 변용을 통한 기억의 재구성

Exhibitions

Activit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