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사주에서 ‘주변을 잘 살펴야 오늘 하루도 안전하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글귀를 읽자, 오늘 아침 클렌징 폼으로 이를 닦은 기억이 떠올라 놀라웠다_1초동안에 일어난 일 - K-ARTIST

온라인 사주에서 ‘주변을 잘 살펴야 오늘 하루도 안전하게 살아남을 수 있다’는 글귀를 읽자, 오늘 아침 클렌징 폼으로 이를 닦은 기억이 떠올라 놀라웠다_1초동안에 일어난 일

2024 
리넨에 아크릴
100 x 72.7 cm
About The Work

이영욱은 반복이라는 형식이 오늘날 어떠한 방식으로 유효하게 작동하는지 탐구한다. 가령, 그는 사실적으로 재현된 이미지를 반복시켜 패턴을 만들어 내거나, 형상을 해체하거나, 평면에서 입체로 옮기는 등 경직된 형식의 틀에서 벗어난 유기적인 표현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한다. 역동적인 형식의 변용이 일어나는 이영욱의 회화는 익숙함과 생경함이 공존하는 제3의 형태로 제시되며, 보는 이의 인식의 틀을 확장시킨다.
 
질서와 혼란을 모두 내포한 그의 작업은 보는 이의 사고에 ‘일시정지’를 제안한다. 또한 그의 작품은 우리 눈앞에 매우 선명한 이미지로 제시되지만, 결코 명료한 개념이나 의미를 전달하지 않는다. 모호함과 모순 그 자체로 존재하는 이영욱의 작품은 학습화된 감상법을 유도하지 않으며, 불편함의 감각 속에서 선입견을 벗어내고 우리가 서 있는 이 시공간과 자기 자신을 새로운 시각으로 들여다보길 제안한다.

반복된 이미지를 통한 기이한 감각의 세계

개인전 (요약)

이영욱이 개최한 주요 개인전으로는 《틀의 변용》(OCI 미술관, 서울, 2024), 《리모컨이 작동하지 않자 드론은 바닥으로 내리 꽂혔다》(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서울, 2023), 《배척된 이미지가 토해낸 파편》(룬트갤러리, 서울, 2022), 《181cm, 83kg, XS》(라흰갤러리, 서울, 2021)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이영욱은 《APOLLO》(WWNN, 서울, 2025), 《호모 나랜스》(라흰갤러리, 서울, 2024-2025), 《The Vanishing Horizon》(WWNN, 서울, 2024), 《Back to Back》(에브리아트, 서울, 2023)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한 바 있다.
Yi has also participated in various group exhibitions, including 《APOLLO》 (WWNN, Seoul, 2025), 《Homo Narrans》 (Laheen Gallery, Seoul, 2024-2025), 《The Vanishing Horizon》 (WWNN, Seoul, 2024), 《Back to Back》 (everyArt, Seoul, 2023), and more.

수상 (선정)

이영욱은 2022년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2023 ARTIST PROLOGUE’, 2023년 OCI 미술관 ‘2024 OCI YOUNG CREATVIES’에 선정된 바 있다.

Works of Art

반복된 이미지를 통한 기이한 감각의 세계

주제와 개념

이영욱은 반복이라는 조형적 언어를 통해 낯섦과 익숙함이 충돌하는 지점을 집요하게 탐색해 왔다. 그는 이미지의 기묘한 증식과 배열을 통해, 시각적 감각 너머의 심리적, 사회적 이면을 드러내고자 한다. 특히 2019년을 전후로 반복과 나열이 본격화되면서, 작가의 주제의식은 개인적 감정에서 사회적 규범, 기억, 금기에 이르기까지 확장되는 궤적을 보인다.

이영욱은 〈그가 ‘맛있다!’ 라고 소리치는 순간, 사람들은 그가 있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으나, 그의 주변엔 음식이 없었다〉(2019)를 기점으로, 일상의 사소한 장면을 기이하게 전환하는 시도를 통해 관찰자적 태도를 드러낸다. 이는 현실의 이면에 내재된 심리적 불균형, 사회적 억압, 그리고 감정의 양가성에 대한 직관적 탐구로 이어진다. 이후 그의 작업은 반복되는 형상 속에 사회적 금기를 감추거나, 무의식적 억압을 환기하는 방향으로 발전한다.

첫번째 개인전 《181cm, 83kg, XS》(라흰갤러리, 2021)에서 등장하는 둥글고 유쾌한 캐릭터들은 겉보기엔 익살스럽지만, 세부적으로는 성적 이중잣대나 사회적 허위를 풍자하는 장면을 내포하고 있다. 이는 시각적 반복이 단순 장식이 아니라 위장된 폭로의 장치임을 암시한다. 이처럼 작가는 사회적 위선을 드러내기 위해 익숙함을 가장한 기이함을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리모컨이 작동하지 않자 드론은 바닥으로 내리 꽂혔다》(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2023)에서는 반복과 나열을 내면화된 선입견을 해체하는 방법론으로 제시한다. 이영욱은 “아름다움의 반복이 동일한 아름다움을 지속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시각 언어의 자동화를 교란시키는 실험을 이어간다. 작품 〈무리에서 벗어나는 이는 배척당할 이유가 충분하다.(불안함에서 균열이 일어난 제스처)〉(2023)는 집단성에 대한 불안과 주변화의 감각을 반영한다.

최근 단체전 《호모 나랜스》(라흰갤러리, 2024)에서는 작가 개인의 서사와 그 주변의 감각적 일상, 불안정한 정체성에 대한 성찰로까지 확장된다. 〈코를 슬쩍 만지는 사람의 초상〉(2024)과 〈저 하늘의 별자리가 되어버린 이들의 마지막 초상〉(2025)에서는 작가의 주변 인물의 습관과 상실에 대한 기억이 반복과 변형의 수단으로 구현되며, 이영욱 특유의 내면화된 서사가 본격적으로 표면화된다.

형식과 내용

이영욱의 작업은 초기의 유화 기반 리얼리즘 회화에서 출발하여, 비연결적 이미지를 콜라주하는 실험을 거쳐, 반복되는 형상을 통한 패턴 회화로 전환되었다. 《181cm, 83kg, XS》에서는 둥근 캐릭터들이 평면을 가득 메우며, 명랑함과 야릇함, 그리고 도상 해체가 병치된다. 이 시기 그의 회화는 반복을 통해 새로운 시각 질서를 만들어내는 동시에 기존 시지각을 교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후 《리모컨이 작동하지 않자 드론은 바닥으로 내리 꽂혔다》(2023)에서 작가는 평면에서 입체로의 전환을 본격화한다. 데미안 허스트의 문제작을 연상시키는 설치 회화 작품은 〈사료에 초콜릿을 섞어 먹은 방어는 그 사료가 특별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고, 이 방어를 먹어본 이들은 초콜릿 사료를 먹은 방어라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2023)는 나무와 알루미늄을 활용해 방어의 신체를 육면체에 분절시켜 배치하며, 평면성과 입체성, 운동성의 경계를 흐린다. 이 작업은 관객으로 하여금 시각적 혼란과 인식의 오류를 자극하는 시도이며, 공간과 시점의 연속성을 파괴한다.

다시 평면 회화 작업으로 회귀한 《틀의 변용》(OCI 미술관, 2024)에서는 에어브러시를 통해 분절된 신체 이미지들을 매끄럽게 연결하며 강한 연속성을 실험한다. 〈의심이 많아 상대방의 말을 들으면서도 오직 반박할 내용만 고민하고 있는 이의 초상〉(2024)은 사실적인 묘사와 왜곡된 신체 형상이 공존하며, 이질적인 감각의 충돌을 유발한다. 작가는 반복의 미묘한 변화를 통해 회화 내부의 리듬과 감정의 파장을 도출한다.

조작된 신체 파편의 반복은 〈저 하늘의 별자리가 되어버린 이들의 마지막 초상〉(2025)에서 한층 내밀해진다. 이는 평면에서 입체, 다시 회화로의 되돌림이라는 순환 구조 안에서 이영욱이 만들어낸 시지각의 메커니즘을 요약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파편, 변주, 반복을 통해 그는 이미지의 무한한 조합 가능성을 탐색하면서 감각적 충돌의 연쇄를 촉발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이영욱은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반복’이라는 형식을 통해 현대 시각문화의 구조적 작동 원리를 역추적해왔다. 그의 작업은 반복과 나열이라는 단순한 조형 언어를 통해, 감각의 구조를 붕괴시키고 그 틈새에서 발생하는 기묘한 감정과 인식을 포착한다. 이는 회화, 설치, 조각을 넘나들며 평면과 입체, 정적 이미지와 동적 시점 간의 경계를 교란하는 한국 동시대미술에서 보기 드문 시도다.

그는 기존 회화가 담지하지 못했던 불편함, 낯섦, 위장된 감정의 기류를 시각적으로 재현하면서 ‘시각적 착란’이라는 새로운 미적 장르를 개척해 왔다. 특히 〈사료에 초콜릿을 섞어 먹은 방어는 그 사료가 특별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고, 이 방어를 먹어본 이들은 초콜릿 사료를 먹은 방어라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2023)처럼 입체와 평면을 동시에 환기시키는 작업은 새로운 형태의 감각적 서사 구조를 제시하며, 관람자의 물리적 시점을 적극적으로 개입시킨다.

개인전 《181cm, 83kg, XS》나 《리모컨이 작동하지 않자 드론은 바닥으로 내리 꽂혔다》는 형식의 유희와 감각적 충돌을 통해 미술언어 자체의 해체와 재조립 가능성을 제시했고, 《틀의 변용》에서는 반복을 통해 회화의 서사성과 내면성 모두를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작가 본인과 주변 인물의 사소한 이야기들을 반복적으로 조작하거나 해체하며, 이야기 서사의 실험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전시 《호모 나랜스》는 그간 최대한 배제해왔던 자기 자신과 주변 인물의 이야기를 ‘조작된 형상’으로 변환시키며, 반복과 일탈의 새로운 지점을 만들어냈다. 이는 이영욱의 회화가 점점 더 서사적 구조와 긴밀히 결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회화에서 출발하여 입체와 디지털 시지각까지 아우르는 그의 접근은, 동시대 회화가 단순한 시각 표현을 넘어서 어떻게 감각과 인식의 장치를 재구성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유의미한 모델로 작동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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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된 이미지를 통한 기이한 감각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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