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관 30주년 기념전 무릎을 뚫고 턱으로 빠지는 노래 - 김소라 프로젝트 - K-ARTIST

과천관 30주년 기념전 무릎을 뚫고 턱으로 빠지는 노래 - 김소라 프로젝트

2016
About The Work

김소라는 관계 맺기와 소통 과정에 기반한 영상, 설치, 사운드, 퍼포먼스 등의 작업을 통해 인간과 주변 세계에 대한 열린 해석을 시도해 오고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개념미술작가이다. 그의 작업은 제작이나 전시 과정에 있어서 여러 장르의 다양한 예술가와의 협업 또는 관객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도입함으로써 새로운 예술적 경험과 상호 소통 가능성을 모색한다.

개인전 (요약)

김소라가 개최한 주요 개인전으로 《무릎을 뚫고 턱으로 빠지는 노래》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16), KCC 올해의 작가 《2, 3 Sora Kim》 (주영한국문화원, 런던, 2015), 《Three Foot Walking》 (코펜하겐 쿤스트할 샤를로테보르그, 2013), 《Abstract Walking》 (아트선재센터, 서울, 2012), 《김소라 개인전》 (아뜰리에 에르메스, 서울, 2010)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김소라는 《망각에 부치는 노래》(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서울, 2017), 《다중시간》 (백남준아트센터, 용인, 2016), 《Once is Not Enough》 (시청각, 서울, 2014), 《Nouvelles Vagues》(팔레 드 도쿄, 파리, 2013), 《플레이타임》(문화역서울 284, 서울, 2012), 《불가능한 풍경》 (삼성미술관 플라토, 서울, 2012) 등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김소라는 2007년 프랑스 파리 Cité Internationale des Arts에서 수상했다.

레지던시 (선정)

김소라는 뉴욕 아트/오미 레지던시(1997), 경기도 영은 레지던시(2000) 등에 선정된 바 있다.

작품소장 (선정)

김소라의 작품은 카디스트미술재단(미국),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아트선재센터, 포스코미술관, 매일유업 등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관계와 소통의 예술

주제와 개념

김소라는 관계 맺기와 소통의 과정을 예술의 중심으로 삼아, 예술이 타자와 세계를 해석하고 재구성하는 대안적 언어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꾸준히 실험해왔다. 초기 퍼포먼스 작업 〈세상에서 가장 길고 슬픈 노래〉(2006)는 작가가 쓴 서사시를 작곡가와의 협업을 통해 노래로 변환하고, 소년과 소녀가 매일 한 소절씩 부르는 형식으로 구성된다. 이 작품은 개인적 서사와 타자와의 접속, 그리고 언어와 음악이라는 매체 간의 번역 과정을 통해 공동체적 감각을 재구성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초기 개인전 《헨젤과 그레텔》(국제갤러리, 2007)에서는 동화적 서사를 매개로 현실과 환상, 사실과 허구가 교차하는 공간을 구성하며, 사회적 코드에 대한 낯설게 하기 전략을 통해 일상과 제도, 상징체계를 비판적으로 재조명한다. 이처럼 김소라의 관심은 단순한 의미 전달이 아닌, 감각적 재배치를 통해 지배적인 인식 틀을 흔드는 데 있다.
2010년 아뜰리에 에르메스 개인전에서 선보인 설치 작품 〈왜냐고 내게 묻지 마세요〉(2010)는 더 나아가 서사나 기획을 최소화하고, 예기치 못한 질서와 우발성에 주목한다. 작가는 기존의 질서를 만들기보다는, 사운드와 오브제, 영상, 숫자 기호 등을 통해 새로운 의미들이 자생적으로 형성되는 조건을 제시한다. 이는 체계의 해체와 재배열이라는 작가의 일관된 철학을 반영한다.

이후 개인전 《앱스트랙트 워킹: 김소라 프로젝트 2012》(아트선재센터, 2012)와 《무릎을 뚫고 턱으로 빠지는 노래》(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16) 등에서는 비물질적 매체인 사운드를 통해 신체를 통과하는 감각적 사유를 제안하며, 시공간의 재구성을 주도한다. 김소라는 감각을 통로 삼아 소외된 가치, 잊혀진 서사, 비가시적 존재를 불러오는 예술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천착하고 있다.

형식과 내용

김소라의 작업은 다매체성을 특징으로 해왔다. 퍼포먼스, 사운드, 영상, 오브제, 텍스트 등 다양한 형식을 활용하며, 이는 단지 매체의 확장이 아니라 그 자체로 의미 생산의 방식에 대한 탐구로 연결된다. 〈세상에서 가장 길고 슬픈 노래〉에서는 시를 노래로 변환하고, 그 노래가 소년과 소녀의 목소리를 통해 전시장에 흘러나오는 형식이 사용되었다. 이처럼 매체 간 전이(transposition)는 김소라 작업의 핵심 구조 중 하나다.

《헨젤과 그레텔》에서는 전시 공간 전체를 하나의 극장적 구성으로 설정하여, 점멸등, 가짜 나뭇잎, 스탠드 조명, 신문기사 등 이질적인 오브제들을 조합함으로써 ‘재현’보다는 ‘경험’의 공간을 창출한다. 전시는 내러티브보다는 비선형적 구조로 관객의 이동과 감각을 유도하며, 공간 전체가 하나의 설치 장치가 된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작품이기도 한 〈왜냐고 내게 묻지 마세요〉는 이러한 전략을 확장하여, 사운드와 오브제, 숫자 조각을 통해 혼돈과 조화가 공존하는 풍경을 형성한다. 숫자는 의미 이전의 기호로 존재하며, 사운드 작품 Atlas(2010)와 함께 탈서사적 감각을 유도한다. 이 작품에서 소리, 전선, 영상, 불규칙한 배치는 관객의 불안정한 움직임과 상호작용하면서 새로운 감각 구조를 생성한다.

2012년과 2016년의 사운드 프로젝트들—《앱스트랙트 워킹》, 《무릎을 뚫고 턱으로 빠지는 노래》—은 전통 미술의 시각적 이미지를 제거한 채 음악가들의 소리와 퍼포먼스로 공간을 구성하며, 신체적 청취를 통해 감각의 입체화를 시도한다. 이 시기의 작업들은 비언어적 체험을 중심에 두고, 전시장을 하나의 유동적 현장으로 재설정한다. 김소라에게 작업은 구획된 의미 전달이 아닌, 해석의 열린 구조로 작동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김소라는 한국 현대미술계에서 개념적 사유와 다매체 실험, 그리고 관객 참여의 전략을 결합한 독자적 작업 세계를 구축해 온 대표적 설치개념미술가다. 초기에는 사회적 관계와 교환가치 체계 사이의 긴장을 탐구하는 데 주력했다면, 이후에는 서사에서 탈중심화된 감각적 시스템을 실험하면서 무형의 매체인 ‘소리’를 통해 감각의 지형을 넓혀 나갔다.

그의 작업은 전시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바라보며, 기획자-작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던 초창기와 달리, 최근에는 질서가 자생하는 조건을 설정하는 조율자로서의 위치에 머문다. 〈왜냐고 내게 묻지 마세요〉 이후로는 특히 기호, 숫자, 사운드 등 최소 단위의 요소를 통해 의미 이전의 상태를 탐색하고자 한다. 이는 현대문명이 구축한 상징체계의 허구성을 드러내고, 감각의 직접성을 회복시키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이러한 작업은 김소라가 한국뿐 아니라 유럽, 일본, 북미 등 국제 미술 무대에서 지속적으로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앱스트랙트 워킹》이나 《무릎을 뚫고 턱으로 빠지는 노래》와 같은 사운드 프로젝트는 동시대 미술의 비물질성, 탈시각성, 탈위계성과 맥을 같이 하며, 공감각적 전시 전략으로도 읽힌다. 김소라는 매체의 경계를 더욱 자유롭게 넘나들며, 신체적 체험과 사유의 확장을 아우르는 공간을 구축해갈 것으로 전망된다.

Works of Art

관계와 소통의 예술

Exhibi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