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r image of 《MMCA Residency Changdong Report 2022: Kim Holey Chen》 © MMCA

《창동레지던시 입주보고서 2022》에서 ‘김 홀리 첸’의 전시를 개최한다. 순서 없이 놓인 두 개의 성씨, 국적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이 낯선 이름의 주인은 누구인가? 이름을 부르는 행위는 대상을 지금 이곳으로 불러오는 일이다. 창동레지던시는 김 홀리 첸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앞세워 한 해 동안 레지던시를 거친 작가들을 호명한다.

레지던시에는 매년 다양한 국적의 작가가 오고 간다. 3개월에서 1년.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진 예술가들이 서울 외곽에서 만나 자신을 소개한다. 이들은 각자의 배경을 알지 못한 채 한 건물에 거주하면서 짧은 시간 동안 빠르게 서로를 알아간다. 하지만 레지던시는 떠나기 위해 도착하는 일종의 정거장이다.

이 정거장의 임시적인 시간은 한 개인에 대한 이해 불가능성을 근본적인 성질로 품으며, 이곳에 속한 이를 영원한 이방인으로 남겨둔다. 각자의 개성과 고유성을 파악하기엔 레지던시의 한시성이 허락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그들은 서로를 미지의 영역에 남겨둔 채 작별한다.


Youngle Keem, Bread Rose Zero, 2022, Text and posters, Dimensions variable © Youngle Keem

올해 입주보고서는 이러한 레지던시의 성격에 주목한다. 결코 공통된 특징을 찾을 수 없고, 서로에게 낯선 존재로 남는 작가들을 실체 없는 한 작가의 개인전 형식으로 묶는다. 전시가 하나의 맥락을 가지고 당대의 화두를 던지는 기능을 한다면, 단일 주제를 도출하기 까다로운 ‘레지던시 전시’에서 예술가들은 자신의 고유성을 어떻게 드러낼 수 있을까? 전시는 김 홀리 첸이라는 고유명사로 묶인 다수 인물들이 만든 하나의 전시가 어떤 이미지를 만들 수 있을지 상상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창동레지던시 입주보고서 2022: 김 홀리 첸》은 거주하던 곳을 떠나 배경 없이 이곳에 자리한 작가들이 자신을 작업으로서 정체화하는 방식을 살펴본다. 말하자면 다수의 작업을 하나의 주제로 아우를 수 없는 레지던시 전시의 한계를 품고서, 각 인물들이 한 명의 예술가로서 어떻게 스스로 가시화 하는지 조명하는 것이다. 여러 맥락의 작업이 교차하는 한 공간에서 김 홀리 첸의 작품을 찾아보길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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