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Mire Lee, Endless House: Holes and Drips, 2022, The Milk of Dreams, La Biennale di Venezia © Mire Lee

이미래 작가가 제59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 미술 전시에 참여해 새로운 작업 〈Endless House: Holes and Drips〉(2022)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하이 라인 아트(HIGH LINE ART)의 디렉터이자 수석 큐레이터인 체칠리아 알레마니(Cecilia Alemani)가 기획했다.

〈Endless House: Holes and Drips〉라는 제목은 프레드릭 키슬러(Fredrick Kiesler)의 선언문과 같은 건축 드로잉 및 모델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키슬러는 1958–59년 MoMA 전시에서 급진적인 생태학적 사유를 담은 건축 비전을 제시했다. 1920년대 뉴욕의 초현실주의 장면에서 활동했던 오스트리아 출신 건축가 키슬러는 공간이 내부와 외부를 유기적으로 오가는 연속성, 구석 없이 부드럽게 흐르는 빛, 거의 생물체 같은 구형 형태들을 중시했다.

그의 드로잉에서 더욱 명확히 드러나는 이 '끝없는 집(Endless House)' 개념은, 삶의 핵심 조건으로서 '끝없음'을 제안하며, 이는 이미래 조각들의 경계적 생명성과도 맞닿아 있다. 이미래의 조각들은 지속적으로 형태를 변화시키며, 고무 튜브와 모터로 꿈틀거리고, 액체(이번에는 유약)를 뿜어내며, 때로는 이전 작업의 일부를 재활용한다.

이번 〈Endless House〉의 버전에서는 비스킷 소성된 도자 조각들이 밧줄로 묶여 금속 골조 사이에 매달려 있다. 이 조각 위로 끈적한 유약이 튀며 아래 금속 받침대로 떨어진다. 인근에는 투석기계를 연상시키는 펌프가 설치되어 있어 유약이 일정하게 순환된다. 바닥에 놓인 형태는 꿈틀거리고, 비스킷 소성된 도자는 유약을 받기 위해 약하지만 단단한 상태로 남아 있다. 〈Endless House: Holes and Drips〉는 전시 기간 동안 점차 축적되며, 비엔날레가 끝난 후 최종적으로 가마에 구워질 예정이다. 전시가 진행되는 동안, 조각들은 유약이 점점 쌓이며 뼈 같은 형태를 더욱 강화해간다.

이 과정에서 이미래의 형태들은 현재 상태에 머물러 있는 듯하지만, 끝없이 지속되는 신체적 긴장감을 지닌다. 이는 작가가 사용하는 기술보다는, 그 작업이 불러일으키는 강렬한 정서적 반응에서 더 두드러진다. 이미래는 페티시 문화와 금기된 욕망, 특히 '보어(vore)' 또는 '보라레필리아(vorarephilia)'에 대해 말해왔다. 이는 타인을 완전히 삼키고 싶은 욕망, 자기와 타자의 경계를 파괴하고자 하는 유토피아적이지만 폭력적인 상상이다. 이 욕망은 타자와의 관계에서 비롯되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불가능한 경험을 공유하고자 하는 열망, 내부와 외부, 자기와 타자 사이의 경계를 깨뜨리고자 하는 바람을 내포한다.

〈Endless House: Holes and Drips〉는 분절된 형태로 관객 앞에 등장하며, 끊임없이 움직이고 새로운 유약을 층층이 쌓아 올린다. 이는 폭력성에 대한 직접적인 서사를 드러내지 않지만, 그 부분성(partiality) 속에서 보어와 키슬러의 '끝없는 집'이 약속했던 가능성의 잔여를 실현해간다.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설계된 펌프 시스템을 통해 스스로의 '피부'를 끝없이 자라나게 하는 이 작업은, 키슬러가 “끝없는 집은 인간 신체처럼 끝이 없다”고 말한 점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이 작업이 결국 침전된 형태로 남겨질 예정이라는 점 또한, 우리가 알고 있는 삶의 시간성과 물리 법칙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 이는 일종의 존재론적 재구성, 우리가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규칙이 작동하는 공간이지만 동시에 익숙함을 엿볼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1920년대 초현실주의의 태동과 키슬러가 그 장면에 인접해 있었던 것은, 이미래 조각들이 놓인 오늘날의 일상적 종말 상황과 일종의 대조를 이룬다. 그러나 이미래는 초현실주의자들이 바탕으로 삼았던 바로크적 과장 대신, 고의적으로 절제된 몸짓을 선택한다. 키슬러는 “끝없는 집의 도래는 종말을 맞이하는 세계에서 필연적”이라고 썼다. 그러나 이미래의 작업은 어떤 완성된 상태도 지향하지 않는다. 유약이 앞을 향해 흘러가고, 가마에 구워질 껍질은 과거를 향해 있다. 그 집은 결국, 진정으로 '끝이 없는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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