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잉 소사이어티》 포스터 © 온수공간

《플레잉 소사이어티(Playing Society)》는 ‘플레이(play)’라는 단어의 사전적 정의 중 하나인 ‘~인 척하다’라는 의미에 착안하여, 사회의 여러 양태를 본뜬 듯한 게임과 가상 현실의 비유적 특성에 주목한다. 도-모 콜렉티브와 안가영, 안성석, 오영진, 최빛나, 최성록은 각 영상을 통해 예술과 기술의 미래에 대한 융합적 사고를 시도하며, 게임 매체가 지닌 속성을 가상과 현실 영역에서 물질적, 본능적으로 구분한다.

특히 팬데믹을 관통하며 가상의 공간이 유효한 지점과 어디서든 접속 가능한 환경을 다각도로 논의하며 동시에 사회 구조 안에서 작동하는 게임에 대한 질문을 제기한다. 구체적으로는 ‘게임의 방식’ 혹은 그 ‘작동 체제’를 탐구하며 게임이 구현하는 ‘존재하면서도 존재하지 않는 공간’, ‘현실 너머의 현실’을 조명하고,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이번 스크리닝에 소개하는 작품들은 단순히 리얼리티를 추구하기보다 인지하지 못한 세계의 구조를 게임 속 시스템을 통해  드러내고자 한다.


최성록, 〈Great Chain of Being〉, 2019 © 최성록

최성록은 애니메이션과 비디오 테크놀로지 등의 뉴미디어 기술을 통해 동시대의 풍경과 사건을 탐구하고 시각화하는 작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Great Chain of Being〉은 세상의 구조와 그 안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관계와 순환에 대한 이야기로 과거의 철학적 개념인 ‘존재의 대사슬’이 상징하는 계층적 구조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최상위에는 신, 그 아래로 천사, 그리고 인간, 동물, 식물, 원소로 내려가는 과거의 계층 구조가 본 작품에서는 로봇, 기계, 인간, 동물과 가상적 또는 디지털적 원소들로 대체된다.

또한 작가는 게임을 디자인하고 플레이하는 듯한 형식과 내러티브를 구사하고 있는데 이는 과거의 대표적인 예술 양식이었던 회화와 비교했을 때 빛과 색, 톤을 조절하는 기술이 현대에는 프로그래밍, 디자인, 무빙을 만들어내는 디지털적 테크닉으로 치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작품의 내부를 들여다 보면 본 영상에 등장하는 존재들은 가상의 시스템 안에서 생성되고 배치되며, 사용되고 조작되고 있다.

공장과도 같은 기계 안에서 존재들이 실험과 폐기, 재활용의 단계를 거치며 충돌하고 방어하다가 결국에는 사라지는 일련의 과정은, 과거의 계층 구조가 현대의 가상 세계에서도 여전히 견고한 시스템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동시에 그 안에서 구성 요소들은 끊임없이 재생성되고 소멸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