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광고, 8가지 키워드
2부는 ‘8가지 키워드의 광고와 미술, 대중’을 주제로 우리 사회의 가치를 탐색 하고자 시도했다. 2000년대 이후의 광고를 중심으로 광고가 소비자를 설득하거나 소비자가 설득 당하는 방식을 8개의 집합체로 나누고 각각의 해당 그룹에서 대표성을 띤 키워드를 선정했다. 성공(Success), 미래(Future), 섹슈얼리티(Sexuality), 수퍼 파워(Super-power), 정체성(Identity), 신뢰(Trust), 내러티브(Narrative), 하이퍼 리얼리즘(Hyper-realism)이 그 8가지다.
이 분류는 기획의 주관적 입장에서 이뤄진 것으로, 소비자 즉 나의 입장에서 볼 때, 광고가 취하려는 의미생산-목적이거나 방식이거나-이 위에 언급한 8가지 방식으로 전달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각각의 키워드는 다양한 하위 코드들을 품고 있다. ‘성공’에는 부(富), 소유, 행복, 야망, 존경, 타인의 시선 등이 존재한다. ‘미래’는 건강, 자연, 환경, 자산 그리고 상대적으로 읽히겠지만 불안과 자극을 함께 그룹핑 해보았다. ‘섹슈얼리티’는 섹스어필, 메트로섹슈얼 뿐 아니라 젠더(gender)라는 개념까지 확장할 수 있겠고, ‘수퍼파워’는 기능성, 하이테크, 초(超), 과장, 스마트 등으로 보았다.
환경, 산업, 노동의 가치, 캠페인, 참여 등으로 ‘신뢰’를 생각했으며, 자유, 평등이 보장될 때 ‘정체성’의 의미가 가능하다고 보았다. ‘내러티브’는 나의 이야기, 진솔한 리얼리즘, 감성, 공감의 또 다른 표현이며 소비의 주체가 바로 ‘나’라는 심리를 드러낸다. ‘하이퍼 리얼리즘’은 환상, 판타지, 허구를 포함하여 모든 매체적 특성의 혼재이다. 8가지 키워드는 하위 코드들의 지배개념이 아니라 상징이고 이 상징들은 곧 현대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이다.
전시는 8가지 키워드를 다양한 자료와 방식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각각 키워드의 메인 주제를 추려 그것을 뒷받침하는 설문자료, 연구자료, 이론, 보도기사, 인쇄광고, 영상광고들을 병렬하고 그 주제와 연결되는 미술가의 작품들을 함께 전시했다. 한 자리에 모일 기회가 거의 없는 영역들을 모아 통섭의 전시를 만들고자 노력했으며, 따라서 미술관의 전시임에도 작품들은 자체로서의 완결성보다는 마치 개념풀이 형식으로 전시된다.
광고 또는 상품과 연계된 작업을 한 작가들(이완, 김신혜, 조경란, 난다, 권우열)과 광고를 차용하지는 않았지만 해당주제를 이해하는 데에 풍부하게 도움 줄 수 있는 작가들(권경환, 서찬석, 신경진, 김수영, 최두수, 김현준)이 참여했다. 또한 전시연출(윤사비, 이완, 워크룸)과 구성에 있어서도 다양한 협력이 이루어졌다. 이들의 작업은 제품이 아니라 브랜드를 구매하는 현대소비문화에 대한 ‘고백’을 더욱 용이하게 도와준다.
광고, 널리 알리는 것의 영역은 거대하고 무한정하다. 이 전시에서 다룬 광고는 미디어를 통해 소통되는 제품광고들에 국한되지만, 세상에 광고가 아닌 것이 있을까. 전단지나 간판, SNS를 통해 전달되는 다양한 종류의 광고가 있고 개인이나 단체는 패션, 스타일, 슬로건, 캠페인 등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광고한다. 문화는 다양한 요소들이 혼재된 카오스에서 형성되는 일정한 질서이다. 일민미술관이 마련하는 《고백》전이 동시대 문화이미지에 담긴 가치관과 문화관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