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Unstable Dimension》 © P21

P21은 2021년 8월 26일부터 9월 25일까지 이은실의 개인전 《Unstable Dimension》을 개최한다. 작가는 인간의 원초적 욕망이 사회적 금기와 갈등하고 억압받는 과정에서 분열하는 자아의 에너지를 전통 한국화의 방식으로 그려왔다. 이은실은 이번 전시에서 사회와 갈등하는 개인의 내적 욕망과 그로부터 발생하는 현대인의 정신 질환의 양상을 회화적으로 묘사한 신작 7점을 공개한다.

개인이 은밀하게 감추고 있는 내재된 욕망은 사회가 제 기능을 하도록 움직이는 원동력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현대인의 다양한 정신질환의 원인으로도 작용한다. 사회가 규정하는 기준에 맞춰 억눌리는 자아는 이 과정에서 끊임없이 왜곡되고 분열, 중첩된다. 현실에 잘 적응하여 살아가는 듯 비춰지지만 내면의 자아는 불안정과 결핍으로 텅 빈 허구가 되어버린 것이다. 지속적인 침전의 상황에서 내면의 본질은 길을 잃고 파열된 시공간을 부유한다.

이은실은 이번 전시를 통해 사회에서는 드러나지 않지만 개인의 공간에서 두드러지는 분열된 자아가 외부와는 어떻게 다르게 발현되는가를 서술한다. 전시 공간은 개인의 공간으로 치환되고, 전시는 방치되어 부패해가는 각자의 정신 질환적 단면을 열린 공간으로 끌어 내고자 하는 시도 그 자체로 기능한다.


Installation view of 《Unstable Dimension》 © P21

전시명과 동일한 제목의 작업 '엉망이 된 시간, 〈뒤엉킨 공간(Unstable Dimension)〉에서는 분열 단계에서 해체되는 시공간성을 형상화하고 그들과 얽혀 뒤틀리는 자아를 그려낸다. 투명도의 밀도를 달리하여 각기 다른 시간성을 붙들고 있는 3차원 공간들은 명확한 규칙 없이 화면 속에 군집적으로 배열되어 있다. 확장과 축소, 회전의 동역학적인 요소를 시공간 차원에 결합하여 살아 움직이는 듯한 이들은 움직이는 신체의 일부, 분열하는 자아의 모습을 나타낸다. 분명한 경계 없이 서로에게 확산하는 각 개체는 서로가 얽혀 다시 서로를 구성한다. 변형된 건축적 구조는 강박, 정신 분열과 같은 정신 질환을, 완결되지 못한 건축 구조는 완벽할 수 없는 우리 삶의 모습을 은유한다.

이처럼 현실과 정신병리학적으로 분리된 다른 시공간성을 제시하고 그 안에서 분열하고 갈등하는 자아를 담아낸 이은실의 이번 전시는 우리 모두의 내부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혼란과 투쟁의 현장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