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한 무용》 전시 전경(금호미술관, 2023) ©금호미술관

금호미술관은 2023년 3월 17일(금)부터 4월 23일(일)까지 《2023 금호영아티스트》 전시 1부를 개최한다. 전시 1부는 2022년 제20회 금호영아티스트 공모 프로그램에서 선정된 6명의 작가(김원진, 정영호, 조재, 이희준, 임노식, 현승의) 중 김원진, 정영호, 조재 3명 작가의 개인전으로 구성된다.

각각의 전시는 과거의 감정을 환기시키는 사물의 조각을 참조해 그린 그림을 가늘게 오려 붙여 기억의 불완전성에 대해 고찰한 김원진 작가의 회화 설치 작업, 컬러 사진 속 스크린 화면과 흑백 사진의 비균질성을 대조하여 세상을 감각하는 서로 다른 방식의 균형과 관계를 보여주는 정영호 작가의 사진 작업, 포스트 인터넷 시대 도시 곳곳에서 발견되는 디지털 이미지를 각종 산업 재료로 물질화하여 인터넷 세계와 현실 세계의 상호작용을 시각화 한 조재 작가의 조각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김원진, 〈무용한 무용〉, 2023, 종이에 채색, 648.8x336.3cm ©김원진

김원진 작가는 기록물을 소재로 한 다양한 형태의 작업을 통해 시간의 운동 속에서 상실되고 재구성되는 기억의 불완전한 속성을 물질화 한다. 작가는 폐기된 책, 편지, 일기 등 지나간 시간의 이야기를 담은 기록물을 기억의 집합으로 보고, 이를 변형한 작업들로써 원상태로 소환될 수 없는 기억의 상태를 구현한다.
 
이번 전시 《무용한 무용 Dancing in the Thin Air》에서 시간과 공간의 관계에 주목한 작가는 발레리나가 한쪽 발을 꼿꼿이 세우고 도는 동작인 ‘피루엣(pirouette)'으로 시간을 경험하는 행위를 은유한다. 과거의 시간을 회상하며 그린 그림들을 시간의 단위로 나누듯 얇고 길게 잘라 앞뒷면을 교차로 이어 붙여 공간 전체에 펼쳐 보인다.

이 콜라주 작업들은 기억에서 포착된 순간과 숨겨진 순간을 동시에 드러내며 오류가 발생한 듯한 화면을 생성하고, 화면에서 잘려나간 가장자리 조각들을 수집하여 선택되지 못하고 누락된 순간까지 한데 불러들인다. 작가는 반복적인 노동을 통해 잘게 쪼개었다가 조립한 기억의 조각들로 하여금 순간순간이 쌓여 개인의 역사를 이루는 형태를 가시화한다.

전시장을 앞뒤로 오가며 미시적이고 거시적인 장면을 보도록 하는 구성은 시간 속에서 파편적으로 발현되고 끊임없이 재편집되는 기억 체계의 총체적인 과정을 연상하게 한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