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불짓》 전시 전경(에이라운지, 2021) ©에이라운지

에이라운지(A-Lounge)는 11월 7일부터 23일까지 손현선 개인전 《빛불짓 In the middle of Oasis》를 개최한다. 손현선은 2017년 이후 오랜만에 갖는 개인전을 통해 이전부터 관심 가져오던 빛, 거울, 불이라는 요소를 형상화한 작업들을 선보인다. 과거에 작가는 대상을 객관화하여 관념을 이 미지로 구현하는데 집중했다면, 근래의 작업에서는 대상을 보고 그리는 작가의 신체를 탐구한다. 작가는 정적인 대상을 캔버스에 담아내는 것이 아니라, 연속되는 시간 속에서 이를 바라보고 있는 자신의 행위와 대상이 만나는 지점을 포착한다.

《빛불짓》 전시 전경(에이라운지, 2021) ©에이라운지

지팡이가 맹인의 눈이 되어주듯 손현선에게 종이를 접는 행위는 접촉을 통한 봄의 경험이다. 다이아몬드의 컷팅 방식을 찾아 수집하고 선별하여 컷팅 라인을 그리고, 그 선을 따라 조심스럽 게 접었다가 펴는 과정에서 면을 만들고 색을 발견한다. 또 다른 봄의 도구인 거울은 아무것도 비추지 않는 불투명한 표면을 갖는다. 거울을 바라보는 행위의 주체자인 나와 거울 속에 맺힌 나의 상(像) 사이의 단절은 눈을 봄에 역학에서 일시적으로 탈락시킨다.

마지막으로 일렁이는 불꽃을 그리는 작가의 행위는 마침내 불을 바라보는 작가의 순간과 마주한다. 보는 사람은 피어오르는 불꽃을 따라 그리고, 함께 동시에 있다. 본다는 행위와 보여진 결과물로서 불꽃은 관객의 관람 행위를 통해 다시 마주하면서 시선과 대상의 접점에 남겨진 무언가를 상념하게 한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