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poster of 《Korean Waves韓流 : Meet 6 Photographers and Korea》 © The Goyang Cultural Foundation

1997년 중국에서 드라마로 시작된 ‘한류열풍(韓流烈風)’은 이제 ‘K-POP’으로 그 맥을 이어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사실, ‘한류’는 한국의 대중문화가 광범위하게 유행하게 된 현상으로 중국의 매스컴에 의해 붙여진 유행어이다. 이렇게 시작된 ‘한류’란 이제 조금 그 폭을 넓혀 해외에서 한국문화 자체를 동경하며 이를 수용하고 있는 현상을 말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한국 5,000년의 역사를 돌아볼 때 한국문화가 해외의 이토록 많은 지역에서 인기를 모았던 적은 없어 보인다. ‘한류’의 시초로 삼국시대에 고구려 공연예술, 백제 음악이 인근 아시아 지역에서 각광을 받았던 기록이 있고, 이후에도 문화교류가 면면히 이어졌지만 대개 어느 특정국가에 한정되었거나 규모도 크지 않았다. 그러나 현대의 ‘한류’는 동아시아를 시작으로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으며 해외의 젊은이들을 열광하게 하고 있다. 이는 분명히 한국문화사에 기록될만한 사건이다.

이러한 ‘한류’라는 전대미문의 현상 앞에서 우리의 무엇이 그들에게 그렇게 매력적이고, 우리는 왜 그러한 것을 생산해 낼 수 있었는지 누구나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사실 이 열풍과 같은 ‘한류’는 세계 속에 문화 한국으로서의 위상을 굳건히 할 기회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한류’가 잠시 불어온 바람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세계의 문화예술을 주도하게 되도록 하고자 사회 각 층에서 저마다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먼저 한국이라는 나라와 한국인의 정체성을 돌아보는 일이 선행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 즉, 우리가 무엇인가 답을 찾기 위해서 기본으로 돌아가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잘 만들어진 노래와 멋진 춤을 소화해내는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스타와 세계 시장을 파악하고 뛰어난 전략을 펼쳐내는 기획사,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드라마와 영화의 아름다운 화면과 배우 그리고 이야기, 이 모든 것의 기저에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있고 한국인이 있다.

요즘 ‘한류’의 인기를 힘입어 인지는 모르지만, 가수, 아나운서, 배우가 되는 공개 오디션과 그 선발 과정을 자체를 즐기는 프로그램이 생겨나고 수 천명이 스타가 되기 위해 몰리는가 하면 기존의 스타들도 최고의 자리를 두고 서로의 예술을 겨루는 프로그램이 전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그 프로그램들의 심사위원들의 의견을 유심히 들어보면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기성의 것을 흉내 내기보다 조금 미흡하더라도 자신의 개성을 순수하게 지키면서, 기본기를 가진 사람에게서 가능성을 찾는다. 본래 자신의 태생을 알고, 그 위에 기본을 닦은 사람이 새로운 좋은 것을 발현해 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무엇을 하든지 겉만 그럴 듯하게 꾸며내는 것은 오래 가지 못하는 법이다. 밭을 잘 갈아야 그 위에 뿌리는 씨가 더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는 자연의 이치와도 같으니 그렇게 새로운 원리는 아닌 셈이다.

세계적인 정신분석학자 클로테르 라파이유는 사람들의 행동과 생각의 이면에 있는 원형을 파악하는 것이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선행되어야 함을 그의 저서 ‘컬쳐코드’에서 말한다. 그리고 그 원형을 형성하는 문화적 무의식의 기저에 감성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예술은 정체성을 찾는 일이라고 누가 말하지 않았는가?

지금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는 ‘한국’과 ‘한국인’의 저력을 알고 싶다면, 여기 이 시대의 한국적 정체성을 찾아 작업해 온 한국을 대표하는 사진작가의 시각을 통해 우리의 전통, 풍경, 사람, 정서, 영혼을 만날 수 있다. 그들의 작품을 통해 우리 안에 잠재된 의식과 감성에 대해 보다 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전시는 작은 연적에서부터 달 항아리에 이르기까지 단순하면서도 우아한 백자의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담아낸 구본창을 시작으로, 한국적 정서와 풍경에 대해 고민하며 전통과 내면을 마치 신들린 듯한 사진 언어로 표현해 낸 이갑철, 시대를 뛰어넘어 존재하는 조용하지만 잊혀진 한국의 정신의 아름다움을 ‘대나무’에서 찾아낸 김대수, 화선지와 먹의 은은한 농담으로 한국의 정서를 담은 한 폭의 산수화를 사진으로 그려낸 민병헌, 한국의 자연의 아름다움을 마음으로 찍어 낸 김중만, 한국을 빛낸 문화예술명인들의 영원히 빛나는 열정과 깊이 그리고 365명의 희망찬 한국인의 모습을 기록한 김용호의 사진작품으로 끝을 맺는다. 이번 전시를 통해 현 시대의 살아 숨쉬는 문화, 저 깊은 곳에서 의식하지 못한 채 움직이고 있었던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고 진정한 ‘한류’를 모색하는 계기가 되기가 될 것이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