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tist © Kim Tschoon Su

역량있는 젊은 작가 김춘수씨(39)가 최근 정년 퇴임한 김태씨의 후임으로 서울대 미대 서양화과 교수로 임용돼 이번 9월학기부터 강의를 시작했다.

"강단에 서면 작업시간은 다소 줄어 들겠지만 시간보다는 얼마나 집중적으로 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습니다."

전임강사로 5일 첫 강의를 마치고 나온 그는 교직에 매이면 작품활동이 위축되지 않겠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하면서 "젊은 학생들과 대화하면 오히려 신선한 감각을 일깨울 수 있어 좋다"며 밝은 웃음을 지었다.

전업작가로 활동하기 어려운 국내 미술계의 현실을 감안할때 교수직은 작가에게 안정된 기반위에서 창작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주어 그의 앞으로 활동이 더욱 기대되는 것도 사실이다.

김씨는 손가락을 이용한 핑거페인팅으로 청색기조의 신비감이 깃든 화면을 창출, 주목을 받아온 작가.

오는 10월 5일부터 12월 8일까지 제 23회 상파울로 비엔날레에 한국 대표작가로 참가하는데 이어 10월 17일부터 11월 2일까지 강남구 청담동 갤러리 서미에서 개인전이 예정돼 있어 경사가 겹쳤다.

제 3세계의 대표적 비엔날레로 자리를 굳힌 상파울로 비엔날레의 올해 주제는 ‘예술의 비물질화’. 세계 60개국에서 각 1명씩 60명의 작가가 출품한다.

상파울로 비엔날레 조직위원회로부터 작가추천을 의뢰받은 한국미술협회 국제분과위원회가 비엔날레주제와 작품세계가 가장 일치하는 작가로 그를 선정해 출품하게 된 것.

"오늘날 현대미술이 설치와 첨단매체 등 방법론으로만 치닫는 것에 대한 반성이라고 할까요. 비물질화는 다시 말하면 정신성의 회복으로 해석될 수 있겠지요."

이미 배편으로 수송작업을 마친 출품작은 2백호 크기의 회화작품 9점. 그가 이전부터 해오던 ‘수상한 혀’ 연작 9651-9659로, 제목의 숫자는 제작연도와 작품번호를 나타낸다.

최근 그의 작품의 주요 타이틀이 되고 있는 ‘수상한 혀’란 그림에서 언어(형상)의 임의성과 그 한계를 나타내는 것으로 그림에서 언어적인 것, 서술적인 발언방식에 대한 문제제기를 의미한다.

"말로 담을 수 없는 것은 침묵속에 묻어두어야 한다는 즉 언어의 한계너머에도 그 무엇이 분명 존재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어떤 양상으로든지 표현해보려는 역설, 그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보고자 합니다"라는 그의 말에서 작업의 방향을 감지할 수 있다.

청색조의 아크릴물감을 묻히고 그것을 흰색으로 덮는 행위의 반복을 통해 때로는 거칠고 때로는 섬세한 선들로 화면을 가득 메우며 끝을 맺게되는 그의 작품은 그리고 지우는 상반된 행위로 인해 동양의 음양사상을 떠올리게 한다.

또 제작과정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작가자신도 전혀 어떻게 완성될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즉흥성'이 강하다.

내년 미술시장의 개방을 앞두고 젊은 작가의 육성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미술계에서 든든한 `재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김씨는 서울대 미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한후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미술대학원에서 수학했다.

그동안 토탈미술관 갤러리 나인, 갤러리 미건, 수화랑, 로스앤젤레스 파인 아트갤러리등에서 10차례의 개인전을 가진 바 있다. 93년에 토탈미술상을 수상했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