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e Jin Kaisen, Halmang, 2023, Single-channel 4K film, color, stereo sound, 12 min © Jane Jin Kaisen

마틴 아스베크 갤러리는 제인 진 카이젠의 갤러리 첫 개인전 《할망》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모두 한국 제주도 하도마을에서 비롯되었다. 하도는 작가의 조부모가 살았던 고향이자, 지난 20여 년 동안 작가가 여러 차례 돌아온 장소다. 바다와 젠더화된 노동, 영성은 이번 전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전시는 환경적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지속가능성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전시와 동명의 영상 작품 〈할망〉(2023)은 70~80대 해녀들과 함께 제작되었으며, 바람의 여신 영등할망을 모시는 무속 제의 공간 인근에서 촬영되었다. 이곳은 카이젠의 할머니가 생전에 해녀로서 바다로 나가던 장소이기도 하다. 제주에서 무속의 여신들은 ‘할망’이라 불린다. ‘할망’은 ‘할머니’를 뜻하는 말이자 여성을 높여 부르는 존칭이기도 하다. 카이젠은 〈할망〉이라는 제목을 통해 영성과 여성 노동 사이의 연결을 가리키며, 자신의 가족사와 영상에 등장하는 현재 세대 해녀들의 삶을 함께 끌어온다.

이번 전시에서는 구스톤 손딘-쿵과 협업한 ‘Storm’s Fold’ 연작(2023)의 사진 작품들도 선보인다. 작품의 중심에는 길고 흰 무명천인 소창이 등장한다. 영상 작품 〈할망〉에서도 반복해서 등장하는 이 천은 무속 의례에서 사용되며, 삶과 죽음의 순환, 그리고 인간과 영적 세계의 연결을 상징하는 깊은 영적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기억을 간직한 장소인 동시에 하도는 제주도의 다른 농촌 마을들과 마찬가지로 단절과 불연속의 흔적이 새겨진 공간이기도 하다.

해녀와 오랫동안 이곳에 살아온 주민들은 섬의 자연환경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삶을 이어왔지만, 이러한 생업은 섬의 무속적 실천과 함께 현대화, 기후변화, 대규모 관광, 부동산 투기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카이젠은 이번 전시를 통해 이들과 함께 어떤 복합적인 지식과 세계관, 사회적 관계와 실천들이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는지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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