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동시대 미디어 아트를 조명하는 특별 스크리닝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테델릭 뮤지엄에서 개최됐다.

송은문화재단은 지난 5월 30일 스테델릭 뮤지엄 암스테르담(Stedelijk Museum Amsterdam)에서 《비디오 클럽 송은 x 스테델릭: 현대 한국 비디오 아트(VIDEO CLUB SONGEUN x STEDELIJK. Korean Video Art Today)》를 선보였다. 이번 프로그램은 송은미술대상 25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특별 스크리닝 및 아티스트 토크 프로젝트다.


아티스트 토크 현장. 왼쪽부터 멜라니 뷜러 큐레이터, 조린 옹 큐레이터, 안정주 작가, 탁영준 작가, 이승애 작가, 오민 작가 © 서울문화투데이

이번 행사는 2023년부터 이어온 송은문화재단과 스테델릭 뮤지엄의 교류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스테델릭 뮤지엄의 시간 기반 미디어(Time-based media) 컬렉션 상영 시리즈인 ‘비디오 클럽(VIDEO CLUB)’의 일환으로 열렸으며, 현장에는 라이언 울프(Rein Wolf) 스테델릭 뮤지엄 관장과 네덜란드 현지 미술 관계자, 관람객이 참석했다. 일부 참여 작가들도 자리에 함께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스크리닝에서는 한국 작가 6인의 영상 작품이 소개됐다. 2023~2024년 스테델릭 뮤지엄 컬렉션에 먼저 소장된 안정주의 〈Their War 2 - Israel〉(2005), 전소정의 〈절망하고 탄생하라〉(2020)를 비롯해, 2026~2027년 프로그램을 통해 신규 소장이 확정된 류성실 x 업체eobchae의 〈CHERRY BOMB〉(2018), 오민의 〈동시, 렉처〉(2025), 이승애의 〈서 있는 사람 I〉(2023), 탁영준의 〈어디로?〉(2022)가 함께 상영됐다.

새롭게 소장되는 4점은 불가리의 파트너십을 통해 기증됐다. 불가리는 송은문화재단 전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미디어 작가들의 작품을 매입해 스테델릭 뮤지엄에 기증하는 방식으로 협력했다. 이는 국내외 아티스트 후원과 문화유산 보존을 이어온 불가리의 사회공헌 활동과도 연결된다.

이번 스크리닝은 한국 작가들의 영상 작업이 해외 주요 미술관의 컬렉션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 자리였다. 송은문화재단과 스테델릭 뮤지엄의 협력은 단순한 교류 프로그램을 넘어, 한국 미디어 아트의 해외 소개와 소장, 유통으로 이어지고 있다.

상영작들은 동시대 사회 현상과 역사, 인간의 감각과 정체성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다뤘다. 안정주의 〈Their War 2 - Israel〉은 이스라엘 분쟁 지역의 일상을 건조하면서도 감각적인 영상 언어로 포착한다. 전소정의 〈절망하고 탄생하라〉는 시적 서사와 미장센을 통해 개인의 시간과 역사적 시간이 겹쳐지는 방식을 실험한다.

류성실 x 업체eobchae의 〈CHERRY BOMB〉은 1인 미디어 방송 형식을 빌려 전쟁의 공포마저 콘텐츠가 되는 시대를 풍자한다. 오민의 〈동시, 렉처〉는 인간의 신체가 시간을 감각하고 소비하는 방식에 대한 작가의 연작 프로젝트 핵심 개념을 담고 있다. 이승애의 〈서 있는 사람 I〉은 ‘씻김굿’을 주제로 종이 무구를 태우는 행위를 통해 보이지 않는 존재 방식을 시각화한다. 탁영준의 〈어디로?〉는 퀴어 정체성과 종교, 역사의 층위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인간의 삶을 비춘다.

상영 직후에는 스테델릭 뮤지엄 현대미술 큐레이터 멜라니 뷜러(Melanie Bühler)와 부로 스테델릭(BURO Stedelijk) 큐레이터 조린 옹(Jo-Lene Ong)의 진행으로 아티스트 토크가 이어졌다. 안정주, 오민, 이승애, 탁영준 작가는 현지 관람객에게 상영작을 직접 소개하고, 작품에 대한 질의응답을 나눴다.

한편 양 기관의 협력 프로그램인 《송은 × 스테델릭: 비디오 클럽》 2회차는 이달 9일부터 11일까지 송은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리트벨트 아카데미 교수이자 비평 플랫폼 ‘Tangents’를 운영하는 베켓 MWN 작가가 기획한다.

베켓 MWN은 내면에서 시작해 외부로 뻗어 나가는 목소리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탐구해왔다. 이번 프로그램은 언어와 신체, 목소리의 경계를 ‘목구멍’이라는 통로로 접근하며, 하나의 몸 안에 잠재된 다양한 목소리와 감각의 층위를 살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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