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인, 〈너의 섬〉, 2016, 캔버스에 유채, 130.5 x 194.2 cm © 이호인

이호인은 처음부터 자신이 그린 그림을 풍경이라고 말한다. 첫 개인전에서는 인터넷에서 수집한 상상 속 섬과 바다를 그렸다. 눈이 시릴 정도로 푸른 바다에 둘러싸인 섬은 아름다운 경관이지만 인위적인 색감이 두드러진 생경한 이미지였다. 또한 인간을 압도하는 거대한 자연 속에 인공의 형태는 조그마한 얼룩처럼 보였다. 실제로 그는 표면 위 물감을 긁어내는 방식으로 인간의 흔적을 표현했다.

이후 자신의 주변을 향해 시선을 돌려 일상에서 마주친 실제 풍경을 그렸다. 화면을 가득 품은 나무 사이로 조금 내비치는 인간의 흔적은 제목과 그 상징성으로 겨우 알아볼 수 있는 정도였다. 그리고 아크릴판 위에 붓질은 미끄러지며 표면과 결코 융합할 수 없는 숱한 궤적으로 남았다.

하지만 상황은 역전되었다. 최근 몇 년간 그는 주로 도시의 밤 풍경을 그린다. 인간이 만들어낸 거대한 도시 경관 속에서 자연은 어둠에 묻혀 있거나, 인공조명이 반영되는 배경으로 표현된다. 때로는 작고 미미한 모습으로 담쟁이 넝쿨처럼 그려지기도 한다. 작가가 밤 풍경에 집중하는 것은 자연광에 의해 도시의 모습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낮과는 전혀 다른 차원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서울의 낮 풍경은 우후죽순 들어선 아파트가 기암절벽을 이루는 삭막한 콘크리트 숲이지만 밤 풍경은 제법 볼만하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야경을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도시의 이질적인 밀도와 고도, 무질서와 혼란은 사라지고 도시를 평온하게 수놓는 인공의 빛 때문이다. 하늘로 치솟은 전망대에서 마주하는 밤 풍경은 특히 아름답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