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Girlhood》 (Ieum 1977, 2025) © Hee Vaak

전시 《Girlhood》는 단순한 회상이나 신앙의 재현이 아닌 어쩌면 당연해서 대수롭지 않거나 무뎌진 유년의 기억을 복기해보며 작업의 근원이 된 이미지를 돌아본다. 

Installation view of 《Girlhood》 (Ieum 1977, 2025) © Hee Vaak

어린 아이들은 각자 천진한 모습으로 기념사진을 찍는다. 얌전한 산만한 집중하는 불편한 명랑한 멍한 다양한 표정들을 본다. 특별한 날이었던 영성체의 풍경과 표정은 낯설고 익숙한 이질감으로 느껴졌다. 하얗고 깨끗한 흰 드레스, 성스러움을 부여하는 듯한 미사보는 무결하고 성스러운 존재로 분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 엄격하고 정결한 체계 속에서 담이 걸린듯한 불편함이 존재했다. 어지러이 펼쳐지는 풍경 안에서 영문을 모르는 존재들에게 부여되는 성스러움과 불편함, 경건함과 키치함이 공존하는 모습을 본다. 딸은 드레스를 엄마는 한복을 입고 나란히 걸어간다.  

Installation view of 《Girlhood》 (Ieum 1977, 2025) © Hee Vaak

어린 시절의 한 장면은 가족의 염원으로 형성된 단편적이지만 지대한 영향을 미친 기억의 단면이다. 신앙의 주체이기보다 가족의 염원이 투사된 대리자였고, 종교적 이상 혹은 제도가 규정한 신앙적 삶의 모범에 부응하려 노력했다. 개항 이후 외래종교가 한국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유교와 기복, 전통문화가 스며들어 변형된 한국적 신앙의 정서에 관심을 두고, 할머니와 엄마, 엄마에서 나에게로 이어져 내려오는 열렬한 믿음, 소망의 실체를 추적하고 있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