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본인 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최성록입니다. 지금은 애니메이션과 비디오 작업을 하고 있고, 우리 인간이 뉴미디어란 도구를 통해 디지털화 되어가는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며 또한 우리는 어떤 존재로 인식되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고요. 기계와 인간과의 관계의 변화에 관해서 관심 있게 보고 있습니다.
Q2. 순수미술을 전공하고, 애니메이션과 디지털 영상 작업까지 작업의 폭이 넓은데, 이러한 방향성을 가지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원래는 조소과를 진학하기 위해 준비를 했습니다. 그런데 입시 준비하면서 조소에 대해서 흥미를 잃었고, 회화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하면서 회화가 가지고 있는 긴 역사의 무게에 짓눌리면서 학교생활에서 멀어지게 되었던 것 같아요. 군대를 다녀와서 복학하기 전에 다큐멘터리 촬영을 도우면서 영상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또 무대 디자인을 배우고 싶어서 무대 디자인을 하는 선생님을 따라 다니면서 디자인도 해보고, 그러다가 다시 학교로 갔는데 회화가 너무 재미가 없었어요.
그래서 반평면작업을 계속 했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공상 과학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드로잉과 설치작업을 하면서 과학 분야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과학자들이 연구를 진행하면서 어떻게 이론들을 실행하고 구조화하는지, 그런 과정을 개인적으로는 예술의 창작행위에 연결시키면서 과정과 결과를 어떻게 시각적 요소를 이용해 미술공간에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했었죠.
지금은 아두이노(Arduino)가 많이 알려져있고 사용되고 있지만, 그때는 한국에 들어오기 전이었어요. 그래서 모터 제어같은 기계를 다루는 일이 순수 미대를 나온 저같은 사람이 하기에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러한 한계를 깨기 위해서 사설 학원을 다니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그곳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 친구를 만나게 되어 처음 로봇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작품을 만든다고는 하지만 일종의 연구였습니다. 시도하고, 망가지고, 버리고.. 이런 과정들이 많았어요. 애니메이션도 비슷합니다. 제가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것도 아니었고, 전통적인 애니메이션 기법을 사용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분야에 계속 관심을 가지다 보니 다양한 방향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것 같습니다.
Q3.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시면서 최성록 작가님만의 방향성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최근 2015년 개인전에서 선보였던 작품은 모두 드론(drone)을 사용한 작품들인데, 드론에 관심을 가지게 된 특별한 이유 혹은 계기가 있으신가요?
개인전의 제목 《유령의 높이(The Height of Phantom)》에서 알 수 있듯 유령이라는 보이지 않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원근법이 나타나면서 발생했던 시점의 문제와 비행기, 열기구, 위성의 등장으로 인한 새로운 시선, 또 CCTV가 등장하면서 생겨난 감시의 시선처럼 그리고 지금의 민간용 드론이 나타나면서 생겨난 무목적인 좀비적 시선에 관심을 가졌고, 보이지 않는 존재가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이 작업을 시작했었는데, 당시는 드론이 처음 나왔을 때였습니다. 그 때부터 디지털 기계가 발전하면서 인간이 지적 도구를 이용해서 세계를 어떻게 이해하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하늘을 나는 감시 카메라, 드론이라는 무인 기계를 둘러싼 사회적, 정치적, 윤리적 문제들에 관심을 가지고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조사하면서 컴퓨터가 처음 군사적으로 발명되고 민간으로 상용화되는 과정과 드론의 발전 과정이 비슷한 것을 알게됐습니다.
예를 들면 DJI(대표적인 드론 제작 업체, 전세계 60%이상의 시장을 점령)라는 회사가 애플 사의 디자인, 패키지, 마케팅, 홈페이지의 구조를 똑같이 따라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람들이 마치 아이폰을 사듯 드론을 사는 것이지요.
저도 DJI사의 드론을 구하게 되었고, 실제로 날려보고 사진과 비디오를 찍으면서 기계가 보여주는 이미지, 풍경, 세계에 대한 것들이 신선하고 초현실적으로 느껴져서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또 드론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동호회에 가입하게 되었는데요. 예전에 카메라, RC같이 중년 남성의 취미로 포장된 드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동호회에서 올리는 목적성이 없는 좀비적 사진과 영상을 보면서 드론으로 찍는 것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작품에서는 기계의 특징이 드러나는 것을 배제하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이 기계를 다른 차원에서 이용한다고 해야 할까요. 기계가 가지고 있는 성질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