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s
《이미지 연산 - 64개 형상소》, 2016.12.15 – 2017.01.07, 이유진갤러리
2016.12.15
이유진갤러리

Installation
view of 《Visual Arithmetic: the 64 formal codes》 © Lee Eugene Gallery
일반적으로 우리가 그림을 읽는 방식은 매우 주관적이다. 미술작품은 구체적인 말로
소통될 수 있는 것 이상의 영역이므로 작품에 대한 비평은 늘 철학적이고 개인사나 애매한 감성과 같은 주관적 해석에 의존해야 했다. 물론 작품은 그렇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이고 고차원적 의식행위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제작하는 사람이나 감상하는 사람이나 어느 정도 객관적인 단위와 체계를 통해 객관적인
소통을 할 수 있다면 작품을 둘러싼 보다 풍부한 비평과 감상이 가능할 것이다.
작가 정수진은 이것이 가능하다는 강한 신념으로 상당한 시간의 연구 끝에 부도이론이라 이름 붙인 시각이론을 만들었다.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 새로운 소통이 가능하게 하는 체계를 세운 것이다. 우리가
소통하기 위해 알파벳이나 한글, 수와 공식 같은 체계를 만들고 오랜 시간 노력해 익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각적인 이미지들에도 기본단위를 부여하고 체계를 세워 보다 구체적인 소통이 가능함을 설명하고 있다.
물론
뵐플린, 칸딘스키의 시각이론과 같이 미술역사를 통해 이런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시각적 이미지를 다루는 작가에게도 소통은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론의 개념들을 설명하기 위해 수학, 과학, 그리고 동서양의
미학이나 철학들을 인용하고 있지만 이는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어떤 서양의 미학에도 빚지지 않은 매우 독창적인 시각이론이다. 이론의 아이디어를 처음 듣고 곁에서 지켜본 지가 어느덧 20년이
흘렀습니다. 이론은 지금도 진화하고 있고 이제 정직성, 이정헌, 박이도, 김영헌 작가와 함께 작품제작과 소통에 실제적으로 적용되기
시작하였다.

Installation
view of 《Visual Arithmetic: the 64 formal codes》 © Lee Eugene Gallery
이번 전시는 일년 여 기간 동안 작가들이 함께 모여 이론을 연구하고 작업에 접목시킨 결과물을 선보이는 자리다. 기존 작업과 더불어 이론으로부터 나온 수많은 코드 중 한가지(닮음의
대칭구도)를 공통의 코드로 선택하여 작품에 적용해 보았다. 공통의
코드를 다룬 작품들에서는 전혀 다른 작품세계를 갖고 있는 작가들이지만 유사한 흐름이 발견되기도 하였다. 무엇보다
각자 바쁜 일정 중에도 모여 토론하는 작가들을 보는 것은 매우 뿌듯한 경험이었다. 작품을 제작하는 작가들만이
느낄 수 있는 색, 형, 질감 등 매우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 토론이 이루어졌고 생생한 비평의 자리가 되었으며 새로운 방식으로 그림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을 기대하게 되었다.
미술의 역사를 통해 볼 때 어떤 새로운 미술사조도 비전을 가진 작가들에 의해 시작되지 않은 것이 없다. 작가들의 강한 비전은 비평을 통해 이론으로 정리되고 한 시대를 증명하는 존재들로서 자리매김하게 된다. 그 평가는 얼마간의 시간적 간격이 필요하지만 지금 현재 이 땅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한 시각이론이 있고, 이미 미술계에서 개성 있는 작품으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작가들의 열정적인 참여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일이다. 이 전시를 시작으로 지속적인 연구와 전시가 이어지길 기대하며 더 많은 작가들의 관심과 미술을 사랑하는 이들의
따뜻한 응원이 있길 바란다.
/ 이유진갤러리
이유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