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Heather or Ulcer》 (Space Seoro, 2025) © Lim Jeong Soo

퍼포먼스 〈진달래거나 궤양〉은 이름과 기억이 어긋나는 틈에서 생겨나는 혼종의 순간을 포착해 우화적이고 조각적인 장면으로 펼쳐낸다. 이 퍼포먼스는 문학과 글을 몸짓, 오브제, 퍼포먼스로 확장하려는 임정수의 지속적인 연구 흐름에서 이어진다.

임정수는 인간 중심적 시선이 만들어낸 ‘정상적인 이미지’를 의심하고, 주체와 객체의 경계를 뒤흔드는 조각·설치·퍼포먼스를 통해 비인간 존재의 서사를 추적한다. 미신과 신화, 동물·식물, 원시적 상상력, 사회적 관습, 괴물과 의례 같은 인간 문화의 부산물을 다루며, 언어가 대상을 명명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환상과 낭만, 그리고 언어 행위·신체 행위가 ‘정상성’과 ‘타자성’을 조직하는 방식을 해체한다. 

사물의 언어와 몸의 감각을 신뢰하는 태도로, 명명되지 않았거나 기존 범주 바깥에 놓인 존재들의 숨은 생태를 불러내는 감각적 기록 행위로 예술을 이해하며, 동굴벽화를 그리는 화가와 같은 관찰자의 자세로 인간 세계관을 넘어서는 새로운 존재론적 관계를 상상한다. 경계와 주름의 중간지대에서 배경으로 밀려난 존재들과 함께 머무는 방식을 예술로 수행해나가고 있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