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pass》 전시 전경(갤러리2, 2022) ©갤러리2

김아라는 전통 건축의 구조와 단청의 패턴의 회화작업으로 독자성을 보이며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특히 한국의 전통 문양과 색감을 조형적 언어로 풀어낸 평면작업에서 작가는 모든 구조물 형태의 기본을 단순한 직선(수직, 수평)으로 인지하며 기하학적 추상과도 연결되는 작업들의 시리즈를 꾸준히 발표하였다.
 
평면작업뿐 아니라 캔버스의 틀(나무)의 짜 맞춤의 구조를 고 건축물의 구성과 일치함을 인지하고는 전통 문양을 입혀 입체작업인 ‘Untitled-Connection’과 같은 입체 시리즈로 확장하기도 하였다, 계속된 실험은 작가의 환경 변화와도 맞닿게 되는데, 전주의 오래된 건물 창문들의 형태를 배치, 수치화하여 문양과 결합한 평면회화인 ‘Window’ 시리즈를 발표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현재는 전통 건축물의 구조와 구조물을 넘어 현시대 건축물의 구조물(기둥)을 전통문양과 색감과 결합하며 새로운 시공간을 탐구하는 실험으로 이어지고 있다.
 
2021년 신작 〈Untitled〉는 김아라 작업세계를 대표하는 캔버스 회화 작업이다. 단청의 문양을 재구성하고 전통이라는 위계를 현대화하여 이상적인 조형적 균형감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작품은수직, 수평의 직선화된 기본 요소를 강조함과 동시에 보색대비를 강하게 이루며 색상의 균형감과 조화를 동시에 이루어낸다. 이는 단청의 색채와 패턴에 매료되어 수년간 작업해 온 기본 원칙을 고수하는 태도라 하겠다.
 
그러나 김아라는 이번 전시를 기점으로 큰 변화를 맞이한 듯하다. 전통 건축물의 구조와 색감에서 모티브를 찾아 작업을 지속해 온 패턴, 즉 역사의 위계와 가치를 고수한 건축물에서 눈을 돌려 ‘일상성’, ‘동시대성’, ‘현장성’을 담은 공간으로 시선을 돌렸다. 물론 이전의 작업 중에 캔버스의 틀을 건축적 구조물로 치환하여 단청 패턴과 결합한 ‘셰이프드 캔버스(shapedcanvas)'작업을 발표하며 ’동시대성’을 이미 획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것은 작업의 형식의 실험과 확장으로 볼 수 있다면 이번 작품들은 시선의 확장, 실험하는 태도의 변화의 시도에 더욱 초점을 둔 결과물이라고 본다.
 
작품 〈Vertical Line〉은 전시장에서 새로운 시공간을 획득한다. 단청의 패턴이 덧입혀진 샤시문의 철기둥이 등장한다. 이 오브제(기둥)는 작업실 근처 공구거리, 즉 일상의 장소에서 만난 건축 철구조물인 ‘중주’(샤시문을 지탱하는 기둥)이다. 작가는 전통의 위계와 가치가 삭제된 일상의 거리, 치열한 삶의 현장인 어느 가게의 셔터문 기둥을 작품으로 선택한 것이다. 이 작품은 전시 공간에서 천장과 바닥을 관통하는 기둥으로, 전시장 건축물의 한 구조로써 재구조화 된다. 기성품(레디메이드), 기능만을 위한 철기둥은 전통문양과 색을 장착하고 전시공간에서 혼종 되어 새로운 위계를 획득하는 것이다.
 
더불어 바닥에 설치된 작품 〈Flat Pieces〉는 소박한 전통 문양의 대량 생산품인 타일과 작가의 캔버스 작품이 뒤섞여 거친 콘크리트 전시 공간에서 새로운 현장성을 획득한다. 권위와 힘의 상징인 고 건축물의 패턴을 우리는 주로 올려다보았지만 이번에는 내려다보게 된다.
 
김아라는 치열한 일상과 삶의 현장에 눈을 돌려 기존 작업과 접합하며 새롭게 구조화하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이전의 세계를 품고 더 큰 세상으로 탈출하는 것이다. 형식의 변화보다 태도의 변화가 이루어낸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이번 작품에 주목해야 할 이유이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