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트라이어드(2018년 결성)는 지속적인 매체 실험을 하는 세 명의 아티스트(홍광민, 전민제, 김호남)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도시 환경을 포함한 우리 사회의 데이터를 객관·주관적으로 읽어내고, 숨겨진 이야기를 새로운 비주얼과 사운드로 표현해 내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팀 트라이어드, 〈도시재생장치#2 : 라디오포닉 오케스트레이션〉, 2020, 사운드 퍼포먼스 ©팀 트라이어드

팀 트라이어드(Team TRIAD)라는 이름은 세 개의 서로 다른 음높이로 이루어진 3화음을 의미하는 ‘트라이어드’에서 비롯되었다. 그 팀명이 시사하듯이 홍광민, 전민제, 김호남은 ‘사운드’라는 공통분모 아래서 3인의 합주 형태의 작업을 진행해 오며, 사운드스케이프를 통한 새로운 청각 경험을 제공해 왔다.
 
우선, 미디어와 소리의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사운드 작업을 진행해 온 홍광민은 팀 트라이어드에서 작곡과 공간 음향 디자인에 집중하고 있다. 다양한 공간에서 소리를 채집하는 구체음악 작법을 활용하고 있으며 전자음향, 주변의 소리, 테크놀로지를 재료로 새로운 음향, 음악을 제작하고 있다.


팀 트라이어드, 〈도시재생장치#2 : 라디오포닉 오케스트레이션〉, 2020, 사운드 퍼포먼스 ©팀 트라이어드

전민제는 메시지를 적합한 매체로 확장하는 데 집중하고, 그와 관련 있는 대상이나 현상을 데이터로 분석한 다음, 발견한 인사이트를 알고리즘화 하여 작업을 전개한다. 이때 알고리즘은 프로그래밍, 사운드, 매체의 형태를 입으며 시스템으로 구체화 되며, 사운드 중심 작업에서는 여러 매체를 사용해 극한의 사운드스케이프를 만들어 낸다.
 
마지막으로, 김호남은 다양한 정보들을 악기화하고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일에 관심을 가지며, 이를 통해 다양한 전시와 퍼포먼스를 진행해 왔다. 팀에서는 장치를 제작하여 음악과 비-음악 사이에서 하나의 맥락을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장치를 제작하는 것 뿐만 아니라 그것을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며 새로운 쓰임새를 제공하는 방식을 탐구한다.

팀 트라이어드, 〈도시의 악보들: 종로구〉, 2018, 데이터 음향화, 사운드 퍼포먼스 ©팀 트라이어드

이들의 작업은 서로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일에서 출발한다. 이들은 사람들을 관통하는 문제의식이 그들이 머무는 장소에도 표현된다고 보며, 우리가 마주하는 도시에서 그런 흔적들을 읽어내고 작업으로 표현한다.
 
2018년에 발표한 작업 〈도시의 악보들: 종로구〉는 사운드에 대한 각자의 지향점을 한 곳에 녹여내고자 했던 첫 번째 시도에서 출발한 작업이다. 이는 2017년 전민제가 작업하였던 〈도시의 악보들〉의 종로구 데이터와 비주얼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음악이자 사운드 퍼포먼스 작업이다.

팀 트라이어드, 〈도시의 악보들: 종로구〉, 2018, 데이터 음향화, 사운드 퍼포먼스 ©팀 트라이어드

〈도시의 악보들: 종로구〉은 30년간의 종로구의 건물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건물 데이터-알고리즘으로 만들어진 객관적인 비주얼과 사운드를 기초로 한다. 그리고 그 위에 세 명의 연주자 각자가 해석한 종로구의 주관적 사운드가 더해지며 완성된다.  
 
이러한 주관적 사운드는 퍼포먼스 진행 과정에서 실험적인 구성과 즉흥연주 파트를 포함한 다양하고 가변적인 요소들로 만들어지곤 하였다.


팀 트라이어드, 〈Data Pulse: Incheon〉, 2019, 데이터 음향화, 사운드 퍼포먼스 ©인천아트플랫폼

이후 발표한 작업 〈Data Pulse: Incheon〉(2019)에서 팀 트라이어드는 인천이라는 도시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시청각 매체로 확장시켜 재해석하였다. 작업을 위해 이들은 인천의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작업의 재료로 삼았다.
 
그 데이터로는 인천의 영상 및 사운드, 미세먼지 데이터(2018년 인천 17개 구의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이산화황, 일산화탄소, 오존, 이산화질소), 인천의 도시데이터(2018년 인천의 건물 지상층, 건물 지하층, 건폐율, 용적률, 도로정보, 인천 수출입 화물의 수량 및 종류)가 사용되었다.
 
팀 트라이어드는 인천이라는 항구도시에 많은 화물과 사람이 들어오고, 전국으로 퍼지며, 다시 인천으로 모여 나가는 이 흐름에서 체내 순환계와 같은 리듬을 포착하였다. 혈액 같은 화물, 혈관 같은 운송로, 기관 같은 도시, 세포 같은 건물들이 인천이라는 심장의 리듬에 맞춰 움직이는 것처럼, 〈Data Pulse: Incheon〉는 물류 데이터를 따라 변화하는 도시 데이터의 리듬을 다양한 감각으로 환기할 수 있게 한다. 


팀 트라이어드, 〈도시재생장치〉, 2018, 데이터 조각 ©팀 트라이어드

한편, 2018년 도시데이터사이언스연구소에서 열린 전시 《A.I.MAGINE》에서 이들은 서울의 사라져 가는 장소를 재생(playback)하여 재생(recycle) 시키는 악기 〈도시재생장치〉를 제작했다.
 
이 작업은 역설적이게도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상상에서 출발하였다. 팀 트라이어드는 지금보다 더 고도화된 미래에서 우리가 만들고자 하는 무언가는, 어쩌면 다시 볼 수 없게 된 과거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하게 되었고, 이는 작업의 단초가 되었다.


팀 트라이어드, 〈도시재생장치〉, 2018, 데이터 조각 ©팀 트라이어드

이들은 소리를 기록하는 최초의 장치라고 알려진 포노토그래프(phonautograph)에서 영감을 받아 〈도시재생장치〉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포노토그래프는 당시에 기록한 소리를 재생할 수 없다는 큰 단점으로 인해 역사 속에서 사라졌지만, 이후 현대의 기술로 1860년에 기록한 소리를 재생해 낼 수 있게 되었다.
 
포노토그래프가 간직했던 19세기의 소리를 되살리듯이, 고도로 발달한 머신러닝 기술이 과거, 또는 사라져가는 현재를 되살릴 것이라는 작가의 상상이 더해져 〈도시재생장치〉가 탄생했다. 팀 트라이어드는 포노토그래프의 맥락과 형태를 재생(regeneration)시킨 악기를 만들어, 과거가 되어가는 서울의 장소를 재생(playback)하여 재생(recycle) 시키는 경험을 디자인해보고자 했다.
 
다양한 기록물로 만들어진 정량적이고 정성적 장소 데이터를 〈도시재생장치〉로 연주하는 퍼포먼스를 통해 과거-현재-미래에 대한 상상의 축을 연결시키고 확장시키며, 우리가 살아가는 시공간에 대한 색다른 감각과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팀 트라이어드, 〈도시재생장치 #2: 소리산책〉, 2022, 다채널 라디오 사운드 시스템, 가변 설치 ©팀 트라이어드

이후 〈도시재생장치〉는 다양한 도시의 흔적들을 재생시키는 장치로 확장되어 공간적인 사운드 환경으로 발전되었다. 이를테면, 〈도시재생장치 #2: 소리산책〉(2022)은 우리가 걸어다니는 도시를 감각하듯, 수십 대의 라디오 사이를 걸어다니며 도시의 소음을 감각하도록 유도한다.
 
작업에 사용된 아날로그 라디오는 송출되는 신호를 잡기위해 미세한 손의 감각을 사용하여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경험을 제공한다. 채널과 채널 사이 노이즈라는 강을 탐색하는 과정 속에서 사용자는 소리에 몰입하여 주체적인 청취 경험을 하게 된다.


팀 트라이어드, 〈도시재생장치 #2: 소리산책〉, 2022, 다채널 라디오 사운드 시스템, 가변 설치 ©팀 트라이어드

팀 트라이어드는 이러한 아날로그 라디오의 사용법과 청취 경험을 야외 공간으로 옮겨와 도시에서의 청취 경험을 시뮬레이션 하고자 하였다. 세 명의 작가는 세 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각자가 만든 도시의 소리를 선보이고, 이 소리는 개별적으로 들리는 가운데 웅성거림으로 합쳐져 또 다른 청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이에 따라서 관객은 도시를 거닐 때처럼 위치에 따라 다른 소리를 듣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공간을 고정된 하나의 큰 음향덩어리가 아닌 개별적인 작은 소리의 군집으로 재인식하게 된다.


팀 트라이어드, 〈도시재생장치 #3: 로터리〉, 2022, 혼합매체, 170x80x80cm ©팀 트라이어드

〈도시재생장치 #2: 소리산책〉가 직선적인 움직임과 관객이 소리에 다가가는 경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도시재생장치 #3: 로터리〉(2022)는 청주라는 도시의 교차로 교통량 데이터를 활용해 곡선적인 움직임으로 회전하며 순환하는 소리가 관객에게 다가오는 경험을 제공한다.
 
팀 트라이어드는 이 작업에서 ‘로터리 스피커’의 원리를 활용했다. 로터리 스피커는 중심축에 있는 모터가 스피커를 실시간으로 회전시키는 원리로 작동하는데, 이때 다양한 속도 변화는 도플러 효과를 발생시켜 독특한 음색을 만들어 낸다. 이 원리를 바탕으로 한 작업은 청주의 교차로 통행 데이터에 따라 회전 값이 변화하며, 관객으로 하여금 계속해서 순환하고 치환되는 다양한 음색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


팀 트라이어드, 〈도시재생장치 #4: 환상통〉, 2024, 2채널 비디오, 사운드, 나무 구조물, 가변크기, 8분. ©서울시립미술관

나아가, 팀 트라이어드는 2024년에 발표한 작업 〈도시재생장치 #4: 환상통〉을 통해 서울과 평양의 도시 데이터를 빛과 소리로 가공하여 디스토피아적 재현에 대한 인식을 탐구하고자 하였다.
 
이들은 두 도시의 미디어에서 추출한 영상과 사운드를 압축해 색상 스펙트럼을 제작했다. 스펙트럼의 재료가 된 두 체제의 영상들은 동일한 주제에 대한 서로 다른 정치적, 사회적 맥락을 드러내지만, 작가에 의해 교차하고 충돌하여 하나의 픽셀로 환원된다.


팀 트라이어드, 〈도시재생장치 #4: 환상통〉, 2024, 2채널 비디오, 사운드, 나무 구조물, 가변크기, 8분. ©서울시립미술관

색상 스펙트럼으로 변환된 두 도시의 데이터는 두 개의 프로젝터가 마주보는 형태로 설치되어 서로에게 빛을 쏘는 평행구조에 놓인다. 이러한 구조를 통해 작가는 재현을 투사로 해석한다. 즉, 재현이란 이미지를 대상에 투영하는 과정이라 본 것이다.
 
여기서 관객의 신체는 스크린이 되어 이미지들이 분절되고 파편화된 형태로 나타나게 하는 또 다른 매체가 된다. 설치물 사이를 걷는 과정에서 관객의 몸이 빛의 경로를 가로막아 색의 위치와 스펙트럼을 변화시키게 되는 동시에, 스크린 없이 프로젝터의 빛이 직접 관객의 몸에 투사되며, 공간을 절단하고 분절되는 듯한 체험을 만들어 낸다.
 
사운드스케이프 또한 스펙트럼 작업과 마찬가지로 압축 과정을 거쳐 새로운 사운드로 구성된다. 사운드는 도시에서의 소리 경험을 조각한 것으로, 특정한 테마를 중심으로 제시되며, 그 소리의 길이에 따라 주제들이 나타나고 영상이 동기화된다.


팀 트라이어드, 〈도시재생장치 #4: 환상통〉, 2024, 2채널 비디오, 사운드, 나무 구조물, 가변크기, 8분. ©서울시립미술관

이렇듯 팀 트라이어드는 도시의 데이터를 다양한 매체 실험을 통한 빛과 사운드로 치환하고 재구성함으로써, 무수한 정보 속에 매몰되어 있는 우리의 감각을 활성화 시키며 그 안에 숨겨져 있던, 간과된 이야기를 드러낸다.
 
또한, 다층적인 소리 공간으로 구조화된 이들의 작업은 관객의 움직임과 신체를 주요한 요소로 삼으며, 관객으로 하여금 일상의 시공간을 새로운 감각으로 거닐어 보고 느낄 수 있는 주체적인 청각 경험으로 이끈다.  

 "사운드 작업이 청각적 경험, 감각에 대한 환기를 이야기한다면 데이터 작업은 세상을 바라보는 개념에 대한 환기다. 정보사회에서 우리는 많은 정보에 매몰되어있다. 그만큼 데이터에 대한 감각도 무뎌졌다고 본다. (…)
 
그래서 우리는 데이터, 숫자들이 가지고 있는 날것의 무게를 있는 그대로, 폭력적으로 드러낸다. 다른 측면에서는 그 연속성 속에 숨겨져 있는, 간과된 이야기들을 발견한다. 데이터를 통해 세상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것, 그것이 데이터 작업으로 전달하고 싶은 맥락이다."  
 
(팀 트라이어드, 인천문화통신 3.0 인터뷰 중) 


팀 트라이어드(왼쪽부터 홍광민, 전민제, 김호남) ©팀 트라이어드

2018년에 결성된 팀 트라이어드는 세 명의 아티스트 홍광민, 전민제, 김호남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인전 및 공연으로는 《소음산책》(시민청(소리갤러리), 서울, 2022), 《도시재생장치#2: Radiophonic Orchestration》(공간 타이프, 서울, 2020), 《Data Pulse: Incheon》(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19) 등이 있다.
 
또한 이들은 《빛나는 도시, 어두운 황홀경 – 현대도시의 디스토피아적 이미지》(SeMA 벙커, 서울, 2024), 《MMCA 청주프로젝트: 도시공명》(국립현대미술관, 청주, 2022), 《A.I.MAGINE》(도시데이터사이언스연구소, 서울, 2018), 《네오토피아: 데이터와 휴머니티》(아트센터 나비, 서울, 2017)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