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s
《더 그레이트 챕북》, 2023.06.30 – 2023.08.31, 아라리오갤러리 상하이
2023.06.30
아라리오갤러리 상하이
Installation
view of 《The Great
Chapbook》 © ARARIO Gallery Shanghai
아라리오갤러리 상하이는 2023년 6월 30일부터 8월 31일까지 한국 작가 노상호의
개인전 《더 그레이트 챕북》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대표 연작 ‘더 그레이트 챕북’과 함께 새로운 연작 ‘홀리’의 신작들을 선보인다.
다양한 소셜 미디어가
확산된 오늘날, 우리는 일상의 순간을 공유하거나 가상 네트워크 상의 디지털 이미지를 소비하는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고 참여하는 데 익숙하다. 이러한 사회적·문화적
행위가 바로 노상호 작업의 출발점이자 근간이다. 그는 동시대의 이미지 생산과 소비의 메커니즘을 탐구하며, 인터넷과 SNS를 매일 탐색하며 수집한 이미지를 자신만의 시각 언어로
재가공하여 대중문화와 사회적 현상을 회화적으로 기록한다.
연작 ‘더 그레이트 챕북’은 인터넷 이미지의 파편들로부터 추출된 인물과
만화적 장면들로 구성된 일종의 태피스트리와 같다. 세련되거나 기묘한 옷차림의 인물들은 각각 다른 시공간의
여행자처럼 나타나며, 각자의 환경 속에서 고유한 행동을 취한다. 작품은
다채로운 이미지와 장면들로 이루어진 한 권의 이야기책을 연상시키지만, 전통적 서사 구조를 따르지 않는다. 관람자는 화면 속 요소들을 탐색하며 서로 무관해 보이는 이미지들 사이의 관계를 상상하고, 그 파편들을 스스로의 이야기로 엮어낼 수 있다.
특히 이번 연작에서
노상호는 두 장의 종이 사이에 끼워 글자나 이미지를 복제하는 먹지(carbon paper)를 주요 매체로
사용했다. 이는 디지털 환경에서 이미지가 무수히 복사되고, 붙여넣기되고, 전송되고, 재배포되는 현상을 은유하며, 그 방대한 가상 세계의 복제성과 유동성을 상징한다.
Installation
view of 《The Great
Chapbook》 © ARARIO Gallery Shanghai
노상호는
현대 문화의 덧없고 휘발적인 속성을 포착하기 위해, 온라인에서 발견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거의 매일 한
점의 소형 회화를 제작하고 이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즉시 공유한다.
“내 작업의 핵심은 인터넷에서 매일 생성되는 이미지들이다. 나는 그것들을 빠르게 흡수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재가공한다.”라고
작가는 말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미지는 디지털과 현실, 두
세계 사이를 자유롭게 오간다.
이번
전시에는 지난 1년간 작가가 진행해온 ‘데일리 드로잉(daily drawing)’ 시리즈도 함께 선보인다. 그는 이 드로잉들을
옷걸이에 걸어 설치함으로써, 패션 산업을 연상시키는 방식으로 이미지 소비의 대중적 양상을 시각화했다. ‘이미지의 생산과 소비’라는 근본적 개념에 기반해, 노상호는 상업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의류 프린트나 음반 커버 디자인을 진행하며 예술과 상업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천을 이어오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현대 이미지 소비의 한 형태”라고
그는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