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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 2024 유망예술페스타 손수민 작가, ‘나는 옐로우에 유색에 논-칼라’
2024.10.16
윤예은 | 서울문화재단 스팍메이트 14기
손수민, 〈Unmellow Yellow〉, 2024, 퍼포먼스, 35분 ©손수민. 사진: 김진호.
unmellow yellow, 우리가 타인과 관계 맺는 방식
10월 1일부터 10월 5일까지 청년예술청 그레이룸에서 손수민 작가의 전시 《나는 옐로우에 유색에 논-칼라》가
열렸다. 손수민 작가는 견고하지 않은 재료들과 일상의 상황을 응용한 퍼포먼스, 게임 등의 형식으로 유희적 몰입과 자발적 수행을 독려하는 시스템을 실험해 오고 있다. 전시 《나는 옐로우에 유색에 논-칼라》에는 건물의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지만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소화전의 존재를 사회 구성원들의 관계로 은유화한 〈Unmellow Yellow〉, 난민 캠프에서 핸드폰 배터리를 충전하는 모습을 담은 〈3개의 스마트폰, 22개의 충전기, 4개의 멀티탭〉,
우리의 감각과 인식이 사회적, 문화적으로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 드러내는 〈캐치볼〉 등을
선보인다. 손수민 작가는 전시의 컨셉과 의도에 대해 “우리가
타인과 관계맺는 방식을 조명한다. 무엇이 우리를 느슨하게 연결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손수민, 〈캐치볼〉, 2019년 퍼포먼스/2022년 영상으로 개작, 퍼포먼스, 영상 ©손수민
굴절되는 종이, 오해되는 이방인
전시 첫 오픈 날인 10월 1일 오후 7시, 손수민
작가는 작품 영상과 함께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는 영상이 상영된 후, 손수민 작가는 얇은 종이를 들고나와 빔프로젝터 앞에 섰다. 벽면을
가득 채우던 영상은 손수민 작가가 들고 있는 종이 크기만큼 작아졌고, 작가가 움직일 때마다 영상은 굴절되어
관객에게 보여졌다. 빔프로젝터에 종이를 맞춰가며 작가는 준비된 원고를 낭독했다. 퍼포머로는 작가 자신 외에도 마야 웨스트와 소피아 박이 함께 참여했다. 손수민
작가는 창작 과정의 질문들에 대해서 “관계와 사회에서 오해와 오역을 마주할 때 내가 이방인임을 자각하게
된다”라고 밝혔다.
뉴욕과 서울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하는
손수민 작가의 ‘언어’에 대한 관심이 엿보이는 퍼포먼스였다. 손수민 작가는 퍼포먼스 텍스트에서 “한 언어는 하나의 언어가 아니다. 말은 세상의 경계를 구체화하고 실감하게 해준다”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물렁하고 얇은 종이 위에 영상이 계속해서 굴절되고, 왜곡되도록 의도하는
퍼포먼스에서 타인과 소통할 때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오해와 오역의 순간들이 재현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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