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E Feedback〉의 카메라는
전시장 실황을 실시간으로 SNS에 전송하고, 해당 웹 페이지를
전시장 벽면에 투사한다. 카메라는 그 광경을 다시 포착해 SNS에
전송, 게시를 반복한다. 얼핏, ‘입력과 출력, 그리고 재입력’의 영원에 빠질 법하다. 그러나 사실 완전히 매몰되지는 않는다. 디지털 기기마다 저마다의
작동 알고리즘과 물리적인 한계 대역을 지닌다. 이들이 얽혀, 피드백
속 특정 단계에 이르면, 예측과는 다른 결말로 수렴 혹은 진동(발산)한다. 일종의 ‘역치’를 가진 셈이다. 어느 순간 경직하거나 진동하는, 이 ‘균형 아닌 균형’을 어느 관객이
마주한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무심코 휘젓는 손짓, 그 작은
‘파문’ 하나가 균형을 깨고 새로운 무한을 낳는다.
〈Encounter〉에서 캠코더는, 바닥에 누운 TV화면을 촬영해 전송한다. 그리고 전송된 화면을 바닥의 TV에 재생한다. 그리고 그 화면은 다시 촬영의 대상이 된다. 서로를 소스로 삼으며, 디지털과 아날로그 어느 한 쪽의 특성으로 설명할 수 없는 독특한 상호작용이 중첩한다. 장치의 ‘논리 회로’와, 장치 간 ‘물리 작용’ 사이에서, 서로 내용이 되고 형식으로 작용하며 역할을 뒤섞는다.
이번 전시의 색다른 면모로, 같은 기간
전시장 1층에서 개인전을 여는 정은별 작가와의 협업 작업 〈쿵 하면 흔들리는 세계〉를 선보인다. 전시장 메인 로비에 늘어선 한재석 작가의 스피커 작업들. 금속 막대
대신, 정은별 작가의 ‘흔들리는 회화’들이 진동판마다 꽂혀 있다. 비교적
일정한 모양의 금속 막대가, 보다 다양한 형태와 한층 불규칙한 배열로 바뀐 셈. 전시장 2층 허공에서 드리운 금속 막대는 단순한 수직선 대신 모빌과
유사한 구조로 얽혔다. 막대 끝이 서로 닿을 때마다, 진동판은
더욱 불규칙한 주기로 제각기 떨고, 금속 막대는 모빌 형태로 이웃한 다른 막대를 뒤흔든다. 두 주체가 주고받는 독립된 채널의 나열에서, 주체의 범위를 확정할
수 없는 다중/통합적인 거대 채널로 작동 반경이 확장된 셈. 작은
변수 하나가 예상 밖의 전개로 이어지는 피드백에서 과연 어떤 광경이 일어날는지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시 제목에서 짐작하듯, 피드백의 반복은
송신과 수신, 디지털과 아날로그, 인공과 자연, 유한과 무한, 형식과 내용의 혼재로 이어진다. 주체를 나타내는 접미어 ‘-er’은, 반복 피드백 시스템을 설계한 시점 이후로는 작품을 포함한 모든 인자가 저마다 피드백 주체로 활약함을 암시한다. 말하자면, 모두 주인공이 되는 전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