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w Kim, Total Praise, 2023, 90 × 99 cm © Various Small Fires

서울의 게이 커뮤니티 중심지인 이태원 인근 언덕길에 자리한 ‘반지하’ 작업실로 들어서자, 듀 킴(Dew Kim)은 다가오는 개인전 《I Surrender》(베리어스 스몰 파이어스) 준비에 몰두하고 있었다. 공간에는 제작 단계가 각기 다른 작품들이 즐비하다. 그중에는 진흙으로 만든 애널 딜도 몰드, 가시관 이미지를 담은 다채로운 렌티큘러 프린트를 배경으로 한 고딕 양식 창틀이 놓여 있다. 설치, 조각, 퍼포먼스, 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그의 작업은 대체로 자전적이며, 고급문화와 대중문화를 교차시켜 BDSM과 K-팝의 창의적 조합을 통해 퀴어와 영성을 탐구한다.

“제 작업 중 많은 퍼포먼스가 욕망을 주제로 합니다.”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예를 들어 K-팝 아이돌과 그들의 퍼포먼스적 관능미를 모방하죠. 이번 《I Surrender》에서는 라텍스 플레이를 상징하는 중앙 설치작업으로 이를 표현할 계획입니다.” 그는 엉덩이가 치켜든 두 개의 스티로폼 토르소를 가리킨다. O Come to the Altar(2023)는 라텍스 시트로 덮인 이 토르소 위에 진공 장치의 주기적인 흡입과 해제가 반복되며 시트를 팽팽하게 당겼다 풀기를 반복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성적 질식 행위를 연상시킨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전형적인 퍼포먼스 기반 작업에서 벗어나, 종교적 헌신과 사도마조히즘 사이의 평행성을 각 행위를 상징하는 오브제의 결합으로 탐색한다.


Dew Kim, O Come to the Altar, 2023, mixed media with latex, CNC styrofoam, vacuum machine, and stainless steel, 1.9 × 1.4 cm © Various Small Fires

필자가 처음 작가를 접한 것은 앤드루 커밍스가 2022년 출간한 Imagining the Apocalypse: Art and the End Times에 기고한 글을 통해서였다. 커밍스는 듀 킴의 작업이 “경계가 흐려지는 데서 즐거움을 느끼도록 초대한다”고 설명했는데, 이는 그가 지난 몇 년간 수용해온 다양한 예술적 실천을 살펴보면 분명하게 드러난다. 한국에서 금속공예와 주얼리를 전공한 그는 런던으로 건너가 2016년 로열 칼리지 오브 아트에서 조각 석사 학위를 받았다.

재학 중 금속 작업에 대한 그의 답답함을 본 지도교수 데니스 드 코르도바(Denise de Cordova)는 퍼포먼스를 병행해보길 권했고, 이를 계기로 프랑코 비(Franko B)가 이끄는 집중 여름 워크숍 ‘Death and Romance’에 참여했다. 비의 급진적인 퍼포먼스 예술 접근은 그에게 마조히즘적 신체를 표현 매체로 삼는 계기를 제공했다.

다가올 전시에서의 퍼포먼스 접근 방식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한다. “육체를 직접 드러내지 않고도 인간의 신체를 표현하고 싶습니다. 대신 재료와 오브제를 통해서 말이죠. 이런 방식에서 오브제를 제작하는 행위 자체가 퍼포먼스적인 성격을 띠게 되고, 작업 전체가 하나의 형태로든 다른 형태로든 신체를 구현합니다. 특히 종교 건물에 사용되는 철제 구조물이나 석재 구조물 같은 형태로요.” 그의 맞은편 작업대에는 Got the Whole World in the Hands(2023)가 놓여 있다. 쇠창살을 연상시키는 구조물 중앙의 곡선형 틈새에서 초록색 묵주를 꼭 쥔 실리콘 손 한 쌍이 돌출되어 있다. 그는 형태와 표면을 통해 권력과 전복의 개념을 시각화한다.

2018년 한국으로 돌아온 뒤, 그는 두 개의 예술적 페르소나를 운영해왔다. 듀 킴(Dew Kim)이라는 이름으로는 K-팝과 무속 등 한국 문화와 친숙한 주제를 다루고, 퍼포먼스 아티스트 호니허니듀(HornyHoneyDew, 또는 검색 회피를 위한 발음 변형인 허 니듀(Huh Need-you))로는 종교 예배와 퀴어 및 BDSM 문화 간의 공통점—두려움, 통제, 황홀경—을 보다 직접적으로 탐구한다. 이러한 분리는 예술적 선택이라기보다 보수적인 한국 사회의 규범과, 기독교 목사인 부친에게 미칠 파장을 우려한 결과였다.

2020년 그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그룹전 《Looking for Another Family》에 참여한 이후, 부친의 교회에서 커밍아웃되는 상황을 맞았다. 그 결과 부친은 목회 활동을 중단해야 했다. 이 파국적인 결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업 의지는 더욱 확고해졌다. 그는 “종교의 본질은 확장과 유연성”이라며, “이를 위해 종교 공동체는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는 매우 퀴어한 개념이며, 종교와 퀴어 모두가 주류 속에서 각각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고 말한다.

Dew Kim, Let the Church Say Amen, 2023, mixed media with Jesmonite, steel, MDF, beads, metal, silicone casting, 170 × 80 cm © Various Small Fires

《I Surrender》는 작가의 두 정체성을 하나로 결합한다. 동시에 사도마조히즘에서 마조히스트가 사디스트에게 통제권을 넘기면서 권력 역학을 전복하는 개념을 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디스트의 모든 행위는 마조히스트를 위한 노동이 된다. 전시는 육체적 통제를 내려놓음으로써 초월적 상태에 이르는 종교적 황홀경을 소환한다.

그는 “작품 제작은 BDSM 플레이와 같다. 퍼포먼스를 할 때는 주로 지배를 당하지만, 오브제를 제작할 때는 내가 지배하는 편”이라며 “특히 금속 작업을 할 때는 더욱 강압적이고, 설치 작업은 신체를 확장하는 행위”라고 설명한다. “전체적으로 작품 제작은 저에게 역할극, 이중 연기와 같습니다.”

전시 전반에서 이러한 이중성은 지속된다. Let the Church Say Amen(2023)에서는 무겁고 장식적인 금속 구조물이 부드럽고 살결 같은 형상을 포획한다. 듀 킴은 상반된 요소를 병치해 위계질서를 교란시키고, 관람객을 사회적으로 학습된 비자발적 통제에서 해방시키는 제3의 공간을 제시한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