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ng-jun Tak, Stressful Growth, 2024, print on canvas & ceramic, dimensions variable © Philipp Zollinger

“Stressful Growth”는 탁영준이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진행한 회화 연작 ‘Stressful Painting’ 12점과 2024년에 제작한 세라믹 조각 작품 12쌍을 함께 선보인다. 전자는 SNS 사용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시각화한 작가의 1년간의 기록이다. 2017년 3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작가는 매일 인스타그램 사용 후 10회씩 자신의 스트레스 수치를 기록했다. 수치는 1부터 5까지로, 매우 높음, 높음, 보통, 낮음, 매우 낮음의 다섯 단계로 설정되었다. 각 회화는 한 달간의 기록을 캔버스에 시각화한 결과물이다.

회화 아래에는 작가의 어머니의 무릎 뒤쪽을 직접 떠서 제작한 세라믹 신체 조각 12쌍이 매달려 있다. 이 조각들은 실제 어머니의 무릎 높이에 맞춰 설치되었으며, 장소성과 신체 감각의 관계를 강조한다. 이 조각은 한인 미국 작가 이창래의 소설 『해외에서 보낸 나의 한 해(My Year Abroad)』(2021)에 나오는 구절에서 영감을 받았다. 작품 속 주인공이 믿기 힘들 만큼 비참한 상황에 갇히는 장면은, 정체성을 형성하던 현실이 사라지는 과정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며, 어린 시절 보았던 어머니의 무릎 뒤쪽 이미지로 상징된다. 탁영준은 어린 시절 어머니 손을 잡고 다니며 무릎 뒤에서 바라보던 세상의 시선을 기억하고, 그 시선과 어머니와의 신체적 연결이 시간이 흐르며 멀어졌음을 회상한다.

More or Less는 기독교 유물 중 손의 형태를 본뜬 성유물(relic)을 연상시키는 조각 작품이다. 벽에 반달 모양으로 붙여진 식탁 위에 실제 크기의 알루미늄 주조 손 두 개가 서 있고, 각각의 손에는 여섯 개의 손가락이 달려 있다. 각 손가락 끝에는 나무로 조각된 남성의 머리가 손톱 대신 달려 있으며, 이 열두 개의 머리는 〈최후의 만찬〉(1495–1498경)에서 예수를 중심으로 배치된 열두 제자의 얼굴을 모티프로 한다. 다빈치가 밀라노의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수도원 식당 벽에 그린 이 회화는 서구 기독교 시각문화의 대표적 장면으로 여겨진다.

이 머리 조각들은 독일 바이에른 지역의 종교 조각 전문 공방에서 정밀하게 제작되었으며, 이 공방은 15대에 걸쳐 장인 정신을 이어온 곳이다. 열두 제자의 얼굴은 예수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극적 긴장, 경이로움, 그리고 수치심을 세밀하게 표현하고 있지만, 이 조각에서 예수는 의도적으로 빠져 있다. 중심 인물이 사라진 이 장면은 원래의 서사를 교란시키며, 영적 구심점 없이 혼돈과 혼란의 순간으로 변모한다.

관객을 마주한 손은 손바닥을 바깥으로 펼치고 있는데, 이는 무언가를 향해 뻗거나 잡으려는 제스처처럼 보인다. 각 손 앞에는 인공적으로 제작된 빵 하나가 놓여 있다. 이 평범한 사물은 장면의 엄숙함을 일상의 물질성으로 전복시키며, 신성한 만찬을 고귀한 목적이 아니라 낮고 세속적인 욕망에 의해 움직이는 사소한 다툼으로 격하시킨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