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은점》 포스터 © (투게더)(투게더)

《모은점 lunares》는 2022년 여름에 맞이한 갑작스런 죽음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이다. 노혜리는 작품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무렵부터 사물과 몸, 말의 관계를 탐구하는 퍼포먼스 작업을 주로 해왔다. 이 형식의 퍼포먼스는 13년 만에 아버지를 다시 만났던 경험에 어떤 형식을 주고자 시작되었다. 가까웠다고도 멀었다고도 말하기 애매했던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 앞에서 노혜리는 그동안의 퍼포먼스 작업들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모은점 lunares》에 일곱 명의 필진을 초대했다. 그동안 그의 작업을 지켜봐 준 동년배 필진들에게 작업들 중 몇 개를 꿸 수 있는 단어를 생각해달라고 부탁했다. 모든 작업을 관통할 수 있는 작가론이 아니라, 개별적으로 놓여 있던 프로젝트들을 흩고 펼치는 동시에 연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랐다.
 
아버지와 재회하여 보낸 7년의 시간과 노혜리가 창작 활동을 발표해온 시기는 맞물린다. 지나온 작업의 시간과 맞물리는 아버지와의 시간을 흩고 새로운 맥락에서 꿰어내어 지금과 앞으로를 위해 새롭게 직조할 수 있을지 이 프로젝트를 통해 보고자 했다.
 
전시장에는 일곱 편의 글과 글을 읽고 생각하며 노혜리가 만든 사물이 하나 있다. 탁자와 닮은 이 사물에 둘러 앉아 글을 읽고 작은 사물들을 만져볼 수 있도록 여섯 개의 자리가 마련되어 있다. 이 글들은 작품 이미지들을 포함한 동명의 책으로 2024년 1월에 출간될 예정이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