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ARKO

2024년 베니스 비엔날레 기간 중 몰타기사단 수도원에서 열리는 《모든 섬은 산이다》는 자르디니 공원의 마지막 국가관인 한국관의 건립 30주년을 한 해 앞두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전시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는 이 전시는 역대 참여작가 중 36명을 한자리에 초대하여 한국미술이 베니스 비엔날레를 통해 세계와 접촉하며 국제성과 동시대성을 획득해 온 지난 30년간의 여정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한국미술 세계화의 교두보 역할을 해온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이 국가주의와 국제주의의 긴장과 충돌 속에서 분투하며 글로벌 예술 생태계의 다양성과 역동성에 기여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전시 제목 ‘모든 섬은 산이다’는 ‘예술을 통한 시간과 공간의 연결’을 상징하며, 섬과 섬이 바닷속 깊은 곳에서 해저 지형과 해양 생태계로 산맥처럼 연결되듯이 고립된 개인의 삶과 예술이 결국 역사와 사회적 맥락에 연결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1993년 베니스비엔날레 독일관 전시를 통해 서구 중심적인 사고가 갈라놓은 유라시아 연속체에 대한 상상과 초연결의 미디어 기술을 통해 분열된 세상을 다시 연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 백남준의 예술이 이번 전시의 개념적 출발점이다.

또한, 최근의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관심이 높아진 기후 위기와 생태에 대한 작가와의 대화, 생명의 순환으로서의 섬에 대한 상징과 은유를 담은 작품, 베니스 지역 해양 생태학자 및 활동가와의 교류 그리고 비위계적이고 탈중심적인 에두아르도 글리상의 ‘군도적 사고’의 개념이 전시 구성의 기본 바탕이 되었다.


Installation view ©ARKO

《모든 섬은 산이다》는 과거-현재-미래, 개인과 공동체, 지역과 글로벌,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예술적 사유와 실천에 주목하며 1995년 한국관 개관 당시 선보인 작품부터 최근의 신작까지 지난 30년간 생산된 작품을 아우른다. 작가 개인의 예술 작업이 다양한 감각과 서사를 통해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예술적 비전으로 연결되며 섬과 산을 넘나드는 상상적 풍경으로 펼쳐진다.

도입부에는 아르코 예술기록원이 수집한 한국관 관련 자료를 차세대 작가들의 시각으로 재구성한 다큐멘터리 영상이 과거의 기억을 현재로 소환한다. 전시는 작은 방이 밀집한 수도원의 실내와 고즈넉한 중정 그리고 탁 트인 야외정원으로 펼쳐지며 베니스의 중세와 한국 동시대의 시간이 서로 겹쳐진다. 그리고, 중간 지대에서 간간이 들려오는 사운드 아트는 군도처럼 존재하는 개별 작품을 바다처럼 둘러싼다.

자르디니 공원에 위치한 한국관의 아웃라인을 본떠 만든 야외 정원의 ‘투명한 파빌리온’은 수도원의 이웃과 비엔날레 방문객에게 열린 휴식의 장소이자 지역에서 활동하는 연구기관 및 기획단체와의 협업으로 진행될 공공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공유의 장소이다. 한국 미술계에 마지막 국가관을 선물한 백남준을 기념하는 라이브 퍼포먼스 〈굿모닝 미스터 백〉으로 시작하는 수도원 야외 공간의 다양한 행사는 로컬과 글로벌이 조우하고 교감하며 연결되는 또 하나의 섬이자 산이 될 것이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