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엔젤-솔저〉 설치 전경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이용백 씨(44). 그는 홍익대 서양화과와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조형예술대학 출신으로 영상 설치 조각 회화 퍼포먼스 등 장르를 넘나든 작품을 선보이는 아티스트다. 미술계에선 알려진 작가지만 일반인들 눈엔 생소하다. 하지만 지난 1일 내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가 발표되면서 그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졌다.

제54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인 그는 현대의 종교ㆍ정치ㆍ사회 문제를 다룬다. 한국관 대표 작가 선정 소감에 대해 이씨는 "베니스비엔날레 참가는 작가로서 자기 세계를 만드는 과정 중 일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출품작에 대해선 "최근 2~3년간 개인전과 비엔날레 등을 통해 국제적으로 검증받은 작품을 업그레이드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이달 초 베니스 현장에 가서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살펴본 후 작품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작가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체는 미술이다. 대표작은 <플라스틱피시>. 플라스틱피시는 물고기 잡을 때 쓰는 미끼용 물고기다. 하지만 실제 물고기보다 더 진짜 같다. '무엇이 진짜고, 무엇이 가짜인가'란 의문이 들 정도다.

서울 소격동 학고재갤러리에서 전시 중인 이씨의 작품은 실재와 허구가 공존하는 부조리한 세상을 고발한다. 세상을 향한 작가의 외침은 다양한 주제로 표현된다.

예수를 무릎 위에 놓고 슬퍼하는 마리아의 모습을 플라스틱으로 표현한 <피에타>, 인조 꽃으로 위장한 군인들의 전진 장면을 촬영한 영상 <엔젤솔저>, 관객이 화면 앞에 서면 강렬한 파열음과 함께 거울이 깨질 듯한 이미지를 만드는 미디어 작품 '미러' 등을 통해 사회를 향해 질문을 던진다.

"인간의 본질은 무엇입니까?" 작가는 사람의 본질을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한다. 그리고 작품은 정치 종교 자아 등 테마별로 나뉜다. "사회는 한 가지로 규정할 수 없습니다. 다양한 사회를 획일적으로 표현할 수 없잖아요. 제 작품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엔젤솔저>는 정치, '미러'는 자기애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피에타>는 휴머니즘적 인간과 신이 사라지고 대신 그 자리를 온갖 불경스러운 혼성적 사이보그와 로봇, 그리고 생명공학적 괴물들이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상징합니다."

작가는 정보의 소통이 아닌 상호 변질, 그리고 매체를 통해 확장ㆍ변질ㆍ분열된 인간의 모습을 부각시킨다. "한 가지 미디어를 통한 일방적 정보 전달은 전체 사회의 한 단면입니다. 현대 사회의 특징 중 하나가 다양화된 미디어잖아요. 심지어 일인 미디어도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속엔 다양한 인간의 모습이 존재합니다." 한편 제54회 베니스비엔날레는 내년 6~11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다. 총감독은 예술가ㆍ비평가ㆍ기획자인 스위스 출신 비체 쿠리거가 맡았다. 베니스비엔날레는 브라질 상파울루비엔날레ㆍ미국 휘트니비엔날레와 더불어 세계 3대 비엔날레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관은 문화예술위원회가 1995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1995년 전수천, 1997년 강익중, 1999년엔 이불 작가가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한국관 작가는 설치미술가 양혜규 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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