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의 미술 출판 및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단체 그레파이트 온 핑크가 운영하는 GOP 팩토리에서 7월 1일부터 22일까지 강이경 작가의 개인전 “Space Lag”가 펼쳐진다. 강이경 작가는 도시 공간에 관심을 기울이며, 도시의 외부적 표면과 하부 구조의 뼈대를 탐구한다. 이러한 관심은 디지털화된 도시 이미지와 결부된다. 작가는 디지털화된 도시 이미지 아래에 감춰져 있을 수 있는 공간에 흥미를 느끼며 회화, 판화, 설치 등을 통해 그곳에 다가가고자 한다.
이번 전시 역시 휴대폰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던 작가가 내비게이션의 글리치 현상을 경험함으로부터 출발했다. 글리치 현상이 사진을 누락시켜 발생한 자연재해 같은 이미지는 작가로 하여금 지상 세계와 지하 세계 사이 중간 공간에 대한 탐색을 심화시켰다. <바람 부는 곳>(2023), (2023)>와 같은 회화작품들은 글리치를 연상시키는 파편화된 이미지를 활용하고 있다. 정중앙의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한 설치 작품은 회화의 이미지를 랜덤하게 재생한다. 전시 공간에 울려 퍼지는 사운드는 범종의 소리를 토대로 제작된 것이다. 예불을 드리기 전 종을 치며 지하세계와의 연결을 만드는 불교의 행위를 상기하며 전시는 범종의 소리를 통해 중간지대에 대한 사유를 확장한다.
전시는 지상과 지하 세계 사이 중간지대의 시간과 공간 개념에 대해 이야기하는 강이경 작가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