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itas” Installation view at Shower ©Shower

이창현(b. 1997) 작가의 개인전 “Vanitas허공”이 8월 5일부터 27일까지 샤워에서 진행된다.

이창현은 드레스 메이커이자 시각예술 작가로 활동하며 패션 산업과 그 역사를 조명하고 의복이 우리와 맺고 있는 관계를 다시금 살펴본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근현대 의복에 베어 있는 시간성과 의복으로부터 도출되는 노동의 상징성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먼저 의복이 육체보다 오래 지속된다는 사실에 집중하여 시간이 갈수록 신체와 접촉되는 맥락을 잃고 단순한 오브제가 되어 가는 의복의 삶을 작품화한다. 이를테면 (2020)에서 우리는 1770년대 남성 조끼의 자수를 복구하는 과정에서 화려함을 잃은 의복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한편, 작가는 의복이 입는 자와 생산하는 자 모두의 신체를 기록한다는 점을 파악한다. 많은 피부들을 거쳐 생산되고 착용되는 의복은 곧 노동의 산물, 노동의 중대성을 확인시킨다며 작가는 전시에서 양복을 스케치한 소묘들을 통해 의복이 신체와 맺는 관계를 재해석한다.

전시된 작품들 – 바닥에 깔려 있는 회화, 벽에 걸린 액자, 드레스 등-은 대부분 천을 사용해 만들어졌다. 미색의 천이 곳곳에서 일렁이는 전시 공간에서 의복이 지닌 맥락을 새로 읽고 그 미학적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