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mporary/Hypothetical Structure” Installation view at Old House ©CAN foundation

최상흠 (b. 1964) 작가의 개인전 “가설 건축물”이 8월 24일부터 9월 27일까지 진행된다. 전시는 캔 파운데이션에서 운영하는 두 개의 전시 공간인 스페이스 캔(서울시 성북구 선잠로 2길 14-4)과 오래된 집 (서울시 성북구 선잠로 18길 16)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젊은 작가와 원로 작가에게 집중된 지원 프로그램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캔 파운데이션에서 진행하는 중견 작가 지원 전시이다.

최상흠 작가는 언어 철학, 노장사상 등을 탐구해 왔고, 그 영향으로 1980년대에 개념 주의적 작품들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소규모 건축과 인테리어 디자인 등에 대한 작가의 경험을 토대로 산업용 투명 레진 몰탈 (resin mortar)과 아크릴 물감을 조색해 경화제를 혼합한 ‘인더스트리 물감’을 사용해 작업한다. 과거와 현재의 작품 경향은 차이를 보이는 듯하지만, 인더스트리 페인팅 역시 물감층을 겹겹이 쌓아가며 반복과 기다림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그의 사유의 흐름이 적용된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최상흠 작가의 과거 개념주의적 작품과 최근의 레진 몰탈 작업을 모두 살펴볼 수 있다. 스페이스 캔에서는 2022-2023년 제작된 최신작들을 주로 볼 수 있는데, 레진 몰탈을 사용한 페인팅의 표면은 매끈하고 광이 나 물감을 사용한 페인팅들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오래된 집에서는 신작과 과거작들을 함께 볼 수 있다. 레진 몰탈 페인팅과 더불어 <12간지> (1993), <刀枷刀匕葙刀(도가도 비상도)> (1994) 와 같은 과거 개념주의적 작품들과 책을 레진으로 뒤덮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