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공간에서는 10월 4일부터 22일까지 박시월 (b. 1993) 작가의 개인전 “본적도 없으면서”를 진행한다. 박시월 작가는 아름다운 순간과 기억들에 집중해 이를 시각화한다. 자신과 타인의 삶에서 아름다움이 발현되는 순간을 수집하고, 아름다움이 어디에서, 어떻게 생성되는지에 관심을 기울인다. 회화와 드로잉 작품을 주로 선보이며, 유리판 위에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서도 아름다운 순간과 기억에 대한 작가의 관심이 이어진다. 다만,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더 구체적으로 자신의 어머니가 목격한 아름다운 순간, 즉 작가의 태몽에 집중한다. 작가는 자신이 목격할 수는 없지만, 자신과 분명히 연루된 어머니의 아름다운 순간에서 파생되는 복잡한 서사와 감정을 그려낸다.
전시의 작품들은 눈(雪)을 중심 소재로 채택하고 있다. 회화에서는 눈이 쌓인 산의 모습이나 눈보라의 장면들이 강조되고, 유리 위에 얇은 선을 쌓아 드로잉한 작품들은 얼어붙은 눈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서문에 따르면, 눈에 대한 관심은 타인, 곧 어머니의 아름다운 순간의 흔적을 눈길 위에서 따라 걷는 행위와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