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view of New Life at Space Willing N Dealing, Seoul. June 8 - June 29, 2022. Courtesy of Space Willing and Dealing.
젊은 국내 작가들의 작품 활동을 조명하는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에서는 6월 8일부터 6월 29일까지 어머니가 된 5명의 여성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는 “New Life”전을 개최한다. 전시 제목은 새로운 작업, 새로운 생명, 그리고 변화된 새 삶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참여 작가들은 여성으로서 삶의 커다란 변화를 가져온 임신, 출산 그리고 육아에 대한 어려움보다는 그 변화가 각자의 작업에 직간접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준다.
국동완(b. 1979) 작가는 무의식에 접근하는 과정을 작품으로 표현한다. 작가는 텍스트와 조각으로 자신이 꾼 꿈을 기록하거나, 자유 연상 기법으로 드로잉을 하는 등의 작업을 통해 현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무의식을 통해 그린 드로잉은 크기를 확대해 회화 작품으로 제작하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임신 기간 동안 매주 한 장씩, 총 41장의 자유 연상 드로잉으로 태아를 그렸다. 아티스트 북도 함께 제작해 40주 동안 그린 드로잉과 텍스트를 함께 실었다.
김허행(b.1989) 작가는 개인의 삶과 일상을 바탕으로 다양한 감정을 담아내는 회화 작업을 한다. 그는 출산 이후에는 양육자로서의 일상을 그리고 있다. 출산 이후 여성은 극심한 변화와 노화를 겪고, 지겨울 정도로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게 된다. 그러나 작가는 그 안에 살아 숨 쉬는 기쁨과 소중함을 다채로운 색감의 회화 작품으로 표현한다. 작가는 엄마가 되는 과정에서 오는 변화를 경험하면서 오히려 모든 생명에 대한 의미를 숙고한다.
윤향로(b. 1986) 작가는 기술 발전으로 생긴 여러 이미지 편집 기술을 활용해 추상 회화의 가능성을 알아본다. 일례로 ‘캔버스들’ 시리즈가 있다. 작가는 미국 여성 추상화가 프랑켄탈러의 도록에 나온 이미지를 확대 및 스캔하고 새로운 시각적 요소를 더해 이를 캔버스에 옮긴다. 윤향로 작가는 프랑켄탈러의 이미지를 차용하고, 아들이 그린 그림의 이미지를 새로운 요소로 활용하여 과거와 현재를 잇는 새로운 연결고리를 만든다.
이채연(b. 1981) 작가는 정물, 풍경, 인물 등을 민화적 기법으로 그린다. 과거 민화는 누구나 쉽게 접하는 기복적 성격의 대중화였다. 가족의 안녕을 빌고자 그리기 시작한 그의 민화 작품에는 ‘파’가 자주 등장한다. ‘파’는 작가 자신의 상징적 표상으로 기능한다. 저렴하고, 사용 범위가 넓으며, 주재료를 돋보이게 하는 채소라는 점, 나아가 연약한 식물이지만 생명력이 강하다는 ‘파’의 특징을 자기 자신과 연결 짓는다. 따라서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파’는 일종의 자화상이다.
한상아(b. 1987) 작가는 낯선 풍경을 한국화적 기법을 통해 회화, 설치,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한다. 광목천에 먹으로 그린 평범한 듯한 풍경에는 무의식적 요소가 가미되면서 생경한 장면을 만들어 낸다. 작가는 부모로서, 그리고 여성 작가로서 마주하는 희망, 불안 등 갖가지 감정을 우연의 기법과 상징적 이미지를 통해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전시에는 가족의 안녕을 빌고 무탈한 하루를 보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국의 민속놀이인 ‘탑돌이’를 연상시키는 아슬아슬한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