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at Fire” Installation view at Gallery SP ©Gallery SP

갤러리 SP에서는 박다솜 (b.1989) 작가의 개인전 “납작한 불”이 7월 18일부터 8월 17일까지 펼쳐진다.

박다솜은 ‘꿈’을 자신의 회화적 방법론으로 택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발생하는 필연적인 변형과 그로 인한 상실을 견디고자 꿈의 시공간을 활용하는 것이다. 또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곧 꿈을 잊게 되는 망각의 과정에 집중하여 맥락을 잃어버린 꿈 속의 시간과 공간 그리고 몸들을 표현한다. 작가는 정형화되어 있지 않은 모양과 크기의 종이 위에서 넓은 획을 주로 이용해 작업하며 이러한 이야기를 담아낸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기존에 집중하던 ‘몸’에서 한 발 나아가 열기에 따라 모이고 흩어지는 몸을 바라보며 몸과 열 사이의 움직임을 시각화하고자 한다. 전시의 작품들은 무대를 향한 시선처럼 느껴지며, 특정한 공간이 연출되는 듯 보여 연극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추운 사람들> (2023)에서는 불 앞에서 옷을 입지 않은 채로 있는 사람의 형상이 나타난다. 이 장면은 벌거벗으며 불로부터 도망치려는 움직임과 벗은 몸에 추위를 느껴 불 앞에서 다가가는 움직임을 동시에 연상시킨다.

전시 명인 ‘납작한 불’은 불의 형상을 회화에 담아내는 데에 있어 평면성이 지닌 한계를 직시하면서도 그로 인해 획득되는 자유를 충분히 이용하기 위해 작가가 택한 방법이다. 전시를 통해 작가가 겨울에서 봄에 걸쳐 회화 안에 구현한 고유의 공간, 형상, 불들을 바라보며 여름의 열기를 새로이 감각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