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평 작가(b. 1976)의 개인전 “없는 그림”이 10월 12일부터 31일까지 인디프레스에서 진행된다.
김지평 작가는 한국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가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주류 역사에서 배제되어 온 기법, 형식, 매체, 소재 등에 집중한다. 병풍이나 족자에 들어가는 부수적인 장식품인 ‘장황(粧䌙)’을 이용한 작품들을 예로 들 수 있는데, 작가는 병풍이나 족자 안에 놓이는 회화를 이 장황으로 대체하여 이를 작품화한다. 혹은 비주류 예술품으로 여겨지던 불화에 주목해 불화에서 부처의 형상을 제거하고 대신 부처의 광배만을 남겨두는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조선 후기의 작품 중 소실되어 문헌으로만 남아있는 회화들이 관련된 자료들을 통해 다양한 해석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 집중한다. 1층 전시 공간에는 작품이 보관되는 대신 사면에 소실된 그림에 대한 일화나 사료가 적힌 유리 진열장과 철조망으로 제작한 소병 (글과 그림이 없는 애도를 위한 병풍) 등을 볼 수 있다. 2층에서는 앞서 소개한 장황과 관련한 작품 연작, 신사임당의 산수화 속 시를 바탕으로 그려진 그림 등이 전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