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수 (b.1977) - K-ARTIST
김지수 (b.1977)

김지수는 성신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 학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미술교육 석사, 단국대학교에서 조형예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배재대학교, 성신여자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등에서 교육 활동을 해왔으며, 후각예술을 통해 냄새와 기억, 감각의 관계를 탐구하고 있다.

개인전 (요약)

김지수는 금호미술관(2025), 스페이스 캔(2023), 아트스페이스 휴(2019), 통의동 보안여관(2018),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2016)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그룹전 (요약)

김지수는 송은(2026, 2021), 강원국제트리엔날레(2024), 부산현대미술관(2024), 사비나미술관(2021, 2018), 국립현대미술관(2020), 광주디자인비엔날레(2017), 프랑스 생테티엔 메트로폴 근현대미술관(2012) 등에서 열린 그룹전에 참여했다.

수상 (선정) 

김지수는 2016년 이화여자대학교 강의우수교수상을 수상했다.

레지던시 (선정) 

김지수는 2016년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의 제3기 입주작가로 활동했다.

작품소장 (선정) 

김지수의 작품은 대전시립미술관과 건국대학교 의료생명과학부에 소장되어 있다.

Works of Art

시공간·기억·감각을 잇는 후각적 예술

주제와 개념

김지수는 후각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의 흔적을 탐색하며, 감각과 기억, 생명 사이의 관계를 탐구해왔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서재에서 맡았던 오래된 책 냄새와 정원에서 마주한 동식물의 생명력은 작가의 감각적 경험을 형성한 중요한 바탕이다. 특히 작가는 냄새를 존재가 남기는 고유한 언어이자 시간과 공간의 흔적으로 인식한다.

특정한 향기가 잊힌 기억을 불러오고, 사라진 장소의 분위기를 되살리는 경험은 후각에 대한 관심을 존재와 인식의 문제로 확장시켰다. 이러한 탐구는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세계 이면에 아직 감지하지 못한 수많은 움직임과 관계가 존재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생명에 대한 관심은 인간과 다른 생명체가 세계를 경험하는 방식의 차이로 이어진다. 김지수는 오랫동안 식물의 성장과 움직임을 관찰하며 인간의 감각으로 포착하기 어려운 생명의 시간에 주목했다. 특히 이끼와 고사리처럼 쉽게 지나치는 식물들을 통해 미세한 환경 변화에 반응하며 살아가는 생명체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초록덮개-감각하는 식물들》(2016)에서 시작된 식물과의 소통은 인간과 자연의 공생에 관한 질문으로 발전했다. 서로 다른 감각과 시간의 흐름을 지닌 존재들이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는 사실은 작가의 생태적 사유를 뒷받침한다. 전시에 사용한 식물을 작업실로 다시 가져와 지속적으로 돌보는 태도에서도 생명에 대한 존중이 드러난다.

이러한 생태적 관심은 점차 냄새를 매개로 한 기억과 감각의 탐구로 확장되었다. 김지수는 숲과 정원, 오래된 사물, 타인의 체취 등 다양한 대상으로부터 향을 채집하며 존재가 남긴 감각적 흔적을 추적한다. 특히 냄새가 공기 중에 퍼지고 사라지는 과정은 기억의 불완전성과 시간의 흐름을 환기한다.

《풀 풀 풀-향》(2019)과 《냄새풍경》(2023)으로 이어지는 작업에서는 냄새가 불러일으키는 이미지와 정서, 개인의 경험이 서로 교차한다. 작가가 강조하는 ‘후각적 상상력’은 실재하는 냄새를 감각하는 경험에서 출발해 시각과 촉각, 언어적 연상까지 아우른다. 이를 통해 감각은 서로 분리된 기능을 넘어 개인의 기억과 외부 세계를 연결하는 복합적인 인식 방식으로 나타난다.

최근 김지수의 작업은 개별 존재의 감각을 넘어 생명과 우주의 연결성을 사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냄새 분자가 되어》(2025)에서 작가는 스스로 냄새 분자가 되어 공기와 숲을 자유롭게 이동하는 상상적 여정을 펼친다. 냄새가 경계 없이 확산하고 다른 존재의 일부가 되는 과정은 자아와 타자, 인간과 자연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한다.

이때 후각은 물리적 거리와 시간의 간극을 가로지르며 서로 다른 존재를 연결하는 감각으로 작용한다. 김지수는 끊임없이 생성되고 소멸하는 생명의 움직임 속에서 존재의 연속성과 상호의존성을 발견하며, 모든 생명이 공유하는 세계를 감각적으로 사유한다.

형식과 내용

김지수의 작업은 회화와 드로잉을 출발점으로 설치, 영상, 사운드, 향을 결합하는 다감각적 표현으로 확장되어 왔다. 초기에는 해골, 카메라, 의자 등 일상의 사물을 양모로 감싸 촉각적 특성을 부각하거나 점과 선의 반복을 통해 움직임과 에너지의 흐름을 표현했다. 이후 식물과 동물의 생태적 특성에 관한 관찰을 '바이오 드로잉(Bio-drawing)'으로 발전시키면서 생물학적 정보와 개인적인 상상을 결합하기 시작했다.

〈채집된 순간〉(2013–2014)에서는 식물과 동물에 관한 기록, 추상적인 이미지, 문자가 화면 안에 혼재하며 관찰과 해석의 과정을 드러낸다. 이러한 표현 방식은 자연의 형태를 분해하고 재구성하는 콜라주와 사진 작업으로 이어졌으며, 〈테미 나무〉(2016)에서는 나무의 줄기를 제거하고 잎의 이미지를 중첩해 유기적으로 증식하는 형상을 만들어냈다.

2010년대 중반부터는 과학적 관찰과 기술적 장치를 결합한 인터랙티브 설치작업이 두드러진다. 김지수는 현미경으로 식물의 엽록체 움직임을 촬영하고, 이를 빛과 소리, 향을 발생시키는 장치와 연결해 관객이 식물의 반응을 경험하도록 구성했다.

〈숨〉(2016)과 〈감각하는 식물들〉(2016)에서는 이끼와 목재, 아두이노, LED, 센서 등의 재료를 활용하며, 관객의 접근이나 목소리에 따라 조명이 켜지고 촬영된 엽록체 영상이 재생되거나 향기가 방출된다. 식물의 미세한 움직임을 감각적으로 확대하는 이러한 구성은 인간의 지각 범위와 식물이 반응하는 시간 사이의 간극을 환기한다. 관람객의 참여는 작품에 변화를 일으키는 중요한 요소이며, 전시공간에는 식물의 생리적 특성과 기계적 작동이 결합된 환경이 조성된다.

후각을 중심으로 작업을 발전시키면서 향의 채집과 보존, 시각화 역시 중요한 제작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작가는 식물과 사물의 표면, 특정 장소에 머무는 공기, 사람의 체취 등에서 냄새를 채집하고 이를 유리병이나 캡슐에 보관하며 감각적 기록을 축적해왔다. 《풀 풀 풀-향》(2019)과 〈풀 풀 풀 – C〉(2020)에서는 채집한 향과 오브제를 설치하고, 〈우리는 공기 중에 있다〉(2021)에서는 책과 장난감, 촛대, 이끼 등 개인적인 사물들을 향과 함께 배치해 기억이 담긴 공간을 구성했다.

이러한 작업은 향의 실제 발산과 사물의 물질성, 관객의 연상 작용을 긴밀하게 연결한다. 나아가 《다가온 미래》(2021)에서는 온라인 가상현실 환경에 실재하지 않는 향을 제시하며 언어와 이미지만으로 냄새를 상상하도록 유도하는 등 후각 경험의 표현 가능성을 실험했다.

최근의 회화와 드로잉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냄새의 이동과 확산을 색채와 선의 움직임으로 구체화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냄새풍경》(2023)과 《냄새 분자가 되어》(2025)에서 작가는 유기적으로 뻗어나가는 선, 반복되는 붓질, 중첩되거나 흩어지는 색채를 통해 감각의 순간적인 변화와 흐름을 표현한다. 특히 〈나의 시적우주〉(2025)는 캔버스에 아크릴릭과 색연필을 사용해 냄새 분자가 이동하는 궤적과 내면의 에너지를 자유로운 추상적 형상으로 풀어낸다.

이러한 시각적 표현은 영상과 텍스트로 확장되며, 전시공간에 향을 직접 분사하는 체험까지 연결된다. 2025년 개인전에서는 제주자원식물연구소와의 협업을 통해 개발한 다섯 가지 나무 향을 선보여 관객이 직접 냄새를 맡고 공간의 분위기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했다. 회화와 영상, 향, 관객의 신체적 경험이 어우러지는 구성은 후각적 상상력을 전시공간 전반으로 확장한다.

지형도와 지속성

김지수의 작업은 2000년대 초반부터 이어져 온 감각에 대한 탐구를 바탕으로 발전해왔다. 초기에는 사물의 촉각적 특성과 움직임을 회화와 오브제로 다루었으며, 2010년대에 들어 식물의 생태와 인간의 감각적 경험에 관한 연구를 심화했다.

이후 후각을 중심으로 기억과 시간, 공간의 관계를 탐색하면서 자신만의 예술적 언어를 구축해왔다. 작업의 매체와 표현 대상은 변화해왔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현상을 감각적으로 경험하고 이를 예술로 전달하려는 관심은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오랜 관찰과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감각의 범위를 넓혀가는 작가의 작업 태도를 보여준다.

김지수의 작업은 한국 현대미술에서 생태와 비인간 존재, 과학기술과 예술의 관계를 탐구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특히 2015년 아티언스 대전과 2016년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에서 진행한 작업은 식물의 생리적 현상을 예술적 상상력과 결합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관심은 광주디자인비엔날레(2017), 국립현대미술관(2020), 강원국제트리엔날레(2024), 부산현대미술관(2024) 등 다양한 전시를 통해 이어졌다.

작가는 생태적 문제의식과 감각적 경험을 연결하며 현대미술의 여러 영역을 넘나들고 있다. 특히 과학적 관찰을 개인의 직관과 결합하고 후각을 작업의 중심에 두는 방식은 다감각적 예술과 생태예술의 접점에서 김지수의 독자적인 위치를 형성한다.

지속적인 관찰과 연구, 다른 분야와의 협업은 김지수의 작업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요소다. 작가는 오랫동안 식물을 직접 기르고 생장과 반응을 관찰해왔으며, 식물학자와 과학자, 무용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탐구의 범위를 넓혔다. 이러한 활동은 예술적 실천과 학술적 연구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이어졌다.

2020년에는 후각의 공감각적 표현과 기억, 시간성에 관한 연구 논문을 발표했고, 2023년에는 아티스트북 『냄새풍경』을 출간했다. 또한 제주자원식물연구소와의 협업을 통해 지역의 식생과 향에 관한 연구를 이어가는 등 특정 장소의 환경과 생명체를 장기간 관찰하고 그 경험을 작품에 반영해왔다. 이처럼 현장에서 축적한 감각과 지식을 다시 예술적 표현으로 연결하는 과정은 작업을 지속시키는 중요한 기반이 된다.

최근의 작업은 후각예술의 표현 가능성을 확장하면서 감각적 경험의 전달과 보존에 관한 질문을 이어가고 있다. 2021년 《다가온 미래》에서는 온라인 환경에서 실재하지 않는 향을 상상하게 하는 작업을 선보였으며, 《냄새풍경》(2023)과 《냄새 분자가 되어》(2025)에서는 회화와 영상, 향을 결합해 관객의 직접적인 경험을 강조했다. 2026년 송은에서 열린 《생성적 형상들》에도 참여하며 후각을 매개로 한 작업을 다양한 전시 맥락으로 확장하고 있다.

냄새는 쉽게 흩어지고 사라지며, 이를 시각이나 언어로 온전히 전달하기에는 근본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김지수는 이러한 특성을 작업의 조건으로 받아들이면서 기록과 재현, 상상과 체험의 가능성을 꾸준히 실험해왔다. 감각을 둘러싼 질문을 새로운 매체와 환경 속에서 거듭 탐색하는 과정은 앞으로도 이어질 작업의 방향을 가늠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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