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애 (b.1984) - K-ARTIST
김신애 (b.1984)

김신애는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독일 뮌헨예술대학 Prof.Olaf Nicolai 반에서 디플롬과 마이스터슐러를, 베를린예술대학교에서 전시공간디자인 석사과정을 마쳤다. 현재 서울에 거주하며 활동 중이다.

개인전 (요약)

김신애가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이이일러엉 [i.i.il.lʌ.ʌŋ]》(새탕라움, 제주도, 2026), 《무늬사건》(Hall1, 서울, 2024), 《로맨틱 스토리지》(SeMA 창고, 서울, 2022), 《평면긋기》(새탕라움, 제주, 2022)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김신애는 《code of engagrment in flatforest》(Hošek Contemporary, 베를린, 2025), 《감각의 투영법》(갤러리 플래닛, 서울, 2025), 《그 “밖”의 것들 (et cetera)》(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서울, 2024), 《NANJI ACCESS with PACK: Mbps》(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22), 《횡단하는 물질의 세계》(아르코미술관, 서울, 2021), 《Spiele mit der Ewigkeit》(그림미술관, 베를린, 2018)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레지던시 (선정) 

김신애는 OCI미술관 레지던시(2026), 서울시립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2023),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2022) 등 다수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한 바 있다.

Works of Art

가변하고 생성되는 현상학적 경험으로서의 조형

주제와 개념

김신애는 정보와 관계가 잠시 맞물리며 발생하는 하나의 사건으로 형태를 바라본다. 작가는 점, 선, 면이라는 조형의 기본 요소를 단순한 형식 언어가 아니라 공간을 인식하는 틀로 다루며, 우리가 익숙하다고 믿는 공간이 실제로는 수많은 정보와 시선, 감각의 관계 속에서 구성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첫 개인전 《위옆옆아래》(프로젝트 스페이스 사루비아, 서울, 2015)에서 그는 전시장의 바닥과 벽, 접힌 판과 그리드 사이에서 발생하는 ‘선’에 주목했다. slightly out of tune(2015)은 2차원의 평면과 3차원의 조각이 동시에 작동하는 지점을 드러내며, 선과 평면이 실제 물리적 실체라기보다 인식 속에서 잠시 발생하는 사건임을 보여준다.
 
이후 김신애는 공간을 이루는 정보의 구조를 더 적극적으로 분석하고 조형화했다. 《Not Just Tiny But Abstract》(OCI 미술관, 서울, 2019)에서 그는 전시장 1층의 면적, 높이, 변의 수, 모서리 길이, 꼭짓점의 위치, 벽체 색상, 바닥 마감, 천장 재질처럼 공간을 이루는 일부 정보를 선택해 설치와 드로잉으로 변환했다.

〈Scene 9〉(2019)은 평면도의 분할된 정보를 일곱 가지 색상의 스테인리스 스틸 선으로 구성하고, 〈Scene 5〉(2019)는 미술관 내 모든 모서리의 길이를 합산한 824.69m를 실타래로 물질화한다. 여기서 정보는 대상을 완전히 설명하는 내용이 아니라, 대상을 파악하려는 시도이자 관계 속에서 변하는 사건으로 제시된다.
 
팬데믹 이후 김신애의 관심은 공간의 정보에서 평면성과 스크린성으로 확장된다. 《평면긋기》(새탕라움, 제주, 2022)는 물리적 공간에서 이루어지던 경험이 스크린 위의 평면적 경험으로 대체된 상황에서, 공간이 지닌 평면적 특성이 무엇인지 묻는다.

〈격자긋기(slicing with grid)〉(2022)는 타일과 시멘트가 만드는 그리드를 세로선과 가로선의 레이어로 분리하고, 〈가로긋기(slicing horizontally)〉(2022)는 벽을 이루는 가로 모서리를 종이 드로잉으로 옮긴다.〈세로긋기(slicing vertically)〉(2022)는 전시장 바닥의 표면을 3D 렌더링으로 한 겹 떼어내어 벽면에 옮김으로써, 공간이 어떻게 평면으로 번역되고 다시 감각되는지를 보여준다.
 
최근 작업에서 김신애는 디지털 물성과 자연의 물성 사이의 관계를 탐구한다. 《무늬사건》(Hall1, 서울, 2024)은 가변적인 디지털 구조와 천연 재료인 무늬목을 함께 다루며, 나무가 성장하며 축적한 유기적 정보가 무늬라는 표면으로 드러나는 방식을 주목한다. 〈조각난 순간들(Fragmented moments)〉(2024)과 같은 작업에서 무늬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시간, 운동, 환경의 흔적이 응축된 정보의 장이 된다.

《이이일러엉 [i.i.il.lʌ.ʌŋ]》(새탕라움, 제주, 2026)에서는 제주 현무암의 표면과 디지털 미세패턴을 연결하며, 자연의 단단한 물성 안에 잠재된 흔들림과 순간성을 읽어낸다. 이 흐름 속에서 작가는 디지털적인 것을 스크린 내부의 이미지가 아니라, 자연과 물질의 표면에서도 발견될 수 있는 감각적 구조로 확장한다.

형식과 내용

김신애의 형식은 공간을 측정하고, 분해하고, 다시 배치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그는 전시장의 바닥, 벽, 모서리, 천장, 선반, 빛과 같은 조건을 작업의 외부 환경이 아니라 작품을 구성하는 정보로 받아들인다. 《위옆옆아래》에서 접힌 알루미늄 보드와 장지는 바닥의 그리드와 만나 드로잉이 되면서 동시에 조각이 되고, 관객의 위치에 따라 다른 차원의 공간을 열어 보인다. 이때 작품은 독립적인 오브제라기보다 공간의 구조와 관람자의 시선이 만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장면에 가깝다.
 
《Not Just Tiny But Abstract》에서는 수치, 좌표, 각도, 길이 같은 비가시적 정보가 스테인리스 스틸 선, 실, 아트북, 색상값으로 변환된다. 작가는 정보를 가능한 한 정확히 실측하지만, 그 결과가 공간 전체를 완전히 규정할 수 없다는 점을 오히려 작업의 핵심으로 삼는다. 거대한 아트북의 페이지를 넘기고 구기며 정보를 시각, 촉각, 소리로 경험하게 하는 방식은 정보가 추상적 데이터에 머무르지 않고 신체적 경험으로 체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김신애에게 조형은 어떤 대상을 닮게 만드는 일이 아니라, 정보를 다른 형태로 옮기고 그 변환 과정에서 생겨나는 차이를 드러내는 방식이다.
 
2020년대 이후 작업에서는 디지털 모델링과 렌더링, 스크린적 평면, 디지털 머티리얼이 주요한 형식으로 등장한다. 《로맨틱 스토리지》(SeMA 창고, 서울, 2022)는 과거 시약 창고였던 공간을 파편화된 정보가 잠시 저장되는 장소로 해석하고, 이진법으로 변환된 정보를 구조물로 설치해 관객의 시선을 이동시킨다. 《평면긋기》의 3D 렌더링 작업들은 물리적 공간을 디지털 평면으로 떼어내고 다시 전시장으로 가져오는 방식으로, 공간과 이미지, 표면과 레이어 사이의 관계를 보여준다. 작가는 이 과정에서 디지털을 기술적 효과로 과시하기보다, 공간을 감각하고 이해하는 또 다른 물질적 조건으로 다룬다.
 
《무늬사건》과 《code of engagrment in flat forest》(Hošek Contemporary, 베를린, 2025)는 디지털 구조와 자연적 패턴을 연결하는 최근의 방향을 잘 보여준다. 《무늬사건》에서 무늬목은 나무가 축적한 생물학적·환경적 정보의 표면이며, 디지털 구조는 촉각은 없지만 이미지의 의미와 구조를 선명하게 드러내는 정보의 층으로 작동한다.

《code of engagrment in flat forest》에서 김신애는 # FlatForest를 통해 자연 숲의 복잡성과 디지털 공간의 유기적 패턴을 결합하고, 사운드와 움직임, 탄성 있는 선의 구조 속에서 물리적 공간과 디지털적 감각이 만나는 장을 만든다. 이처럼 그의 작업은 드로잉과 설치, 디지털 이미지, 자연 재료, 관객의 이동이 서로 관계 맺으며 새로운 형상을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

지형도와 지속성

김신애는 정보, 형태, 공간을 서로 연결된 개념으로 바라본다. 그는 공간을 측정하고 수치화하지만, 그 수치를 객관적 진실로 제시하기보다는, 오히려 정보가 언제나 선택되고, 번역되고, 관람자의 위치와 감각에 따라 다르게 읽힌다는 점을 조형적으로 보여준다. 이 때문에 그의 작업에서 형태는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공간과 정보, 신체와 시선이 잠시 교차하며 나타나는 상태가 된다. 조각과 드로잉, 설치와 디지털 렌더링 사이를 오가는 형식 역시 이러한 사고와 맞물려 있다.
 
작업의 흐름을 보면, 김신애는 초기에는 선과 평면, 그리드와 차원의 문제를 통해 공간 인식의 틈을 다루었고, 이후에는 미술관과 전시장이라는 구체적 장소가 가진 정보를 측정하고 조형화하는 방식으로 나아갔다. 《평면긋기》와 《로맨틱 스토리지》에서는 팬데믹 이후 스크린과 데이터, 저장과 전송의 감각이 공간 경험을 어떻게 바꾸는지 탐구했다. 《무늬사건》 이후에는 디지털 머티리얼과 무늬목, 현무암, 숲의 패턴처럼 자연과 디지털이 서로 닮아 보이는 지점을 추적하면서, ‘평면’과 ‘물성’의 문제를 더 넓은 감각의 차원으로 확장하고 있다.
 
유사하게 공간, 데이터, 디지털 이미지를 다루는 작가들과 비교할 때, 김신애의 작업은 기술이나 데이터 자체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그것이 감각과 공간 속에서 어떻게 형태로 감지되는지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그는 데이터 시각화처럼 정보를 명료하게 전달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정보가 불완전하게 선택되고 다른 재료로 옮겨지며 새로운 감각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또한 디지털 이미지를 스크린 안에 가두지 않고 무늬목, 현무암, 벽, 바닥, 실, 금속 선처럼 촉각적이고 장소적인 재료와 연결한다.

그 결과 그의 작업은 차갑고 추상적인 정보의 세계를, 관객이 걷고 바라보고 방향을 바꾸며 감각할 수 있는 공간적 사건으로 바꾼다. 김신애는 국내외 다양한 전시와 레지던시를 거쳐오며 공간과 정보, 평면과 물성에 대한 탐구를 꾸준히 심화해왔다. 앞으로도 그의 작업은 공간을 하나의 고정된 배경으로 두지 않고, 정보와 감각, 물질과 비물질이 계속해서 관계를 바꾸는 장으로 다루며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Works of Art

가변하고 생성되는 현상학적 경험으로서의 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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