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설 (b.1988) - K-ARTIST
김은설 (b.1988)

김은설은 청주대학교 조형예술학과 회화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서울에 거주하며 활동 중이다.

개인전 (요약)

이은설이 개최한 개인전으로는 《중간 언어》(탈영역우정국, 서울, 2023), 《덤불숲》(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2020), 《풀실놀이》(룬트갤러리, 서울, 2019) 등이 있다.

그룹전 (요약)

또한 김은설은 《의문의 AI》(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25-2026), 《기울인 몸들: 서로의 취약함이 만날 때》(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025), 《부산현대미술관 밖 프로젝트#1-6_열 개의 눈》(석당미술관, 부산, 2024), 《여기 닿는 노래》(아르코미술관, 서울, 2024), 《나란 나란 읽는 시대》(팩토리2, 서울, 2024), 《언젠가 누구에게나》(남서울미술관, 서울, 2020)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레지던시 (선정)

김은설은 국립현대미술관 고양레지던시(고양, 2025), 서울시립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서울, 2024),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청주, 2019-2020) 등 다수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한 바 있다.

Works of Art

‘듣기’라는 감각에 균열이 생길 때 더욱 또렷해지는 이야기

주제와 개념

김은설의 작업은 ‘듣는다’는 감각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서 출발한다. 보청기를 사용하지만 청각에 의존하기보다 시각과 촉각 등 다른 감각을 통해 세계를 인식해온 경험은, 소리와 언어를 고정된 체계가 아닌 감각적 관계로 이해하게 만든다. 초기 작업 ‘풀실놀이’(2016~) 연작과 개인전 《풀실놀이》(룬트갤러리, 서울, 2019)에서 드러나듯, 그는 사람들 사이에 보이지 않게 오가는 관계를 끈적한 실의 형태로 치환하며, 관계 맺음의 불안정성과 반복성을 탐구한다. 이때 ‘붙고 떨어지는’ 행위는 단순한 물리적 상태가 아니라, 인간 관계의 미묘한 긴장과 감정의 흐름을 드러내는 장치로 작동한다.
 
이후 두번째 개인전 《덤불숲》(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청주, 2020)에서는 이러한 관계의 문제를 보다 내면적인 차원으로 확장한다. 얽히고 뒤엉킨 덩굴과 숲의 이미지 속에서 작가는 자아와 타자, 고립과 연결 사이의 모호한 상태를 드러낸다. 드러나지 않는 속내, 감춰진 감정, 그리고 스스로 선택한 고립과 그로 인한 불안은 ‘덤불숲’이라는 은유를 통해 시각화된다. 이는 개인의 정체성이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흔들리고 재구성되는 상태임을 보여준다.
 
최근 작업에서는 이러한 문제의식이 ‘언어’와 ‘소통’의 문제로 이동한다. 세번째 개인전 《중간 언어》(탈영역우정국, 서울, 2023)에서 작가는 ‘들리는 세계’와 ‘들리지 않는 세계’ 사이를 오가는 자신의 감각 경험을 바탕으로, 두 세계를 연결하는 새로운 언어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진동하는 몸의 대화〉(2023), 〈보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언어〉(2021), 〈소리 없는 소리〉(2022) 등에서 언어는 더 이상 음성이나 문자에 국한되지 않고, 몸의 진동, 시각적 잔상, 촉각적 경험 등으로 확장된다.
 
이러한 흐름은 〈청각장애 인공지능 학습〉(2022)과 〈청각장애 인공지능 학습 #2〉(2024–2025)로 이어지며, 인간과 비인간의 언어 학습 방식에 대한 질문으로 확장된다. 작가는 입 모양과 언어 습관을 통해 소통을 학습하는 자신의 경험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언어를 추론하는 인공지능의 방식을 겹쳐 보며, 소통의 어긋남과 불완전성을 드러낸다. 이처럼 김은설의 작업은 감각, 관계, 언어를 하나의 연속된 문제로 다루며,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것들을 통해 존재의 조건을 다시 사유한다.

형식과 내용

김은설은 드로잉, 설치, 영상, 퍼포먼스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며 작업을 전개한다. 초기에는 연필 드로잉을 중심으로 반복적인 선 긋기를 통해 ‘풀실’의 감각을 시각화했다. ‘풀실놀이’ 연작에서 화면을 가득 채우는 얇은 선들은 사람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관계를 기록하는 동시에, 작가 자신이 참여자이자 관찰자로서 개입하는 과정을 드러낸다. 이 반복적 행위는 강박적이면서도 감각적인 리듬을 형성하며, 작업의 물리적 시간성을 축적한다.
 
설치 작업에서는 이러한 드로잉의 개념이 공간으로 확장된다. 《풀실놀이》에서 선보인 커튼 형태의 설치는 투명하면서도 시야를 가로막는 구조로, 관계의 불확실성과 거리감을 물리적으로 체험하게 한다. 이어 《덤불숲》에서는 흰 실로 덮인 나무와 덩굴 구조를 통해, 내부를 감추면서도 그림자로 존재를 드러내는 이중적인 상태를 구현한다. 이러한 설치는 단순한 시각적 재현을 넘어, 관람자가 공간 안에서 관계의 구조를 체험하도록 만든다.
 
영상 작업에서는 감각의 확장이 보다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진동하는 몸의 대화〉에서는 진동 스피커가 장착된 의자를 통해 관객의 신체에 직접적인 감각을 전달하며, 소리를 ‘듣는’ 대신 ‘몸으로 느끼는’ 경험을 유도한다. 또한 〈수동적 소통〉과 〈목소리의 형태〉에서는 스마트폰, 자막, 기호 등을 활용해 문자화된 언어가 어떻게 물질처럼 이동하고 충돌하는지를 보여준다. 이때 언어는 의미 전달의 도구라기보다, 시각적·물리적 오브제로 다뤄진다.
 
최근 작업 〈흐려지는 소리, 남겨진 소리〉(2025)에서는 반투명한 구조와 불분명한 영상, 흐릿한 음성을 통해 감각의 불완전성을 강조한다. 관객은 명확하게 인식되지 않는 상태 속에서 오히려 감각의 잔여를 경험하게 되며, 이는 언어와 소통이 언제나 완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이처럼 김은설의 형식은 점차 시각 중심에서 벗어나, 신체 전체를 매개로 한 감각적 경험으로 확장되고 있다.

지형도와 지속성

김은설의 작업은 ‘듣기’라는 특정 감각에서 출발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감각 전체의 재구성에 대한 문제로 확장된다. 특히 그는 소리의 부재를 결핍으로 다루기보다, 그 안에서 발생하는 다른 감각—진동, 시각, 촉각—을 통해 새로운 언어의 가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독자적인 위치를 점한다. 이는 청각 중심의 인식 체계를 전제하는 기존의 언어 이해를 전환하는 시도이기도 하다.
 
또한 그의 작업은 관계와 소통을 하나의 완결된 상태로 보지 않고, 끊임없이 어긋나고 지연되며 반복되는 과정으로 이해한다. ‘풀실놀이’에서의 붙고 떨어짐, ‘덤불숲’에서의 얽힘, ‘중간 언어’에서의 지연과 오해는 모두 이러한 구조를 공유한다. 이는 소통을 명확한 전달이 아니라, 불완전한 교환과 감각의 축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으로 이어진다.
 
김은설은 디지털 기술과 시각이미지를 신체적 경험으로 환원한다. 진동, 촉각, 시각적 잔상 등을 통해 언어를 다시 감각화하는 방식은, 이미지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환경과는 다른 방향에서 소통의 문제를 제기한다. 특히 인간의 감각 경험과 인공지능의 데이터 기반 학습을 병치하는 작업은, 인간과 비인간의 인식 구조를 동시에 사유하게 만든다.
 
이러한 작업은 특정 매체에 고정되지 않고, 드로잉에서 설치, 영상, 퍼포먼스로 확장되며 지속되어 왔다. 감각과 언어 사이의 간극, 그리고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미묘한 떨림을 포착하는 방식은 일관되게 유지되면서도, 점차 다양한 형식으로 변주되고 있다. 그의 작업은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감각의 틈에서 발생하는 경험을 드러내며,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는 방식 자체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Works of Art

‘듣기’라는 감각에 균열이 생길 때 더욱 또렷해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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